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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냨, 학대)응냨이와 방학숙제(7월 31일)

ㅇㅇ(14.52)
2023-08-21 04:47:52
조회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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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커비랑 밖에 나갔어요. 공원에서 △△들과 놀고 응냨이 배틀을 했습니다. 아버지는 자라질 않는다고 하셔서 좀 그랬지만 △△의 응냨이한테는 이겨줘서 다행입니다.]



“응냐… 쿨… 응미…  삣?!”


낮잠 시간이던 커비는 갑자기 자신의 몸을 잡아올리는 인간의 손아귀에서 깨어나 순식간에 벌레 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소리를 듣고 고갤 들어보니 소년의 손에 들려 집 밖으로 나와 있었다. 어지럽게 변하는 배경에 눈이 뱅글뱅글 돌아가면서도 자기가 태어난 바깥 세상으로 다시 나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응미! 미미!”

저 나무 본 적 있어! 엄마가 가르쳐줘서...


투명한 벽 너머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알려줘도 주로 들리지 않는 듯했다. 응미~... 하고 풀이 죽은 응냨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소년은 놀이터 공원에 도착한다. 몇 명의 아이들이 이미 모여 있었다.


"지각했잖아."

"미안, 가져올 거 깜빡할 뻔했거든.  봐봐."


소년은 애완동물이 든 상자를 내걸었다. 친구 중 한 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똑같이 벌레 바구니에 담긴 어떤 것을 꺼냈다.


“좋아, 그럼 한판 붙어볼까. 다들 많이 찾지 못하고 나밖에 못 잡았는데 처음부터 결승전이라는 거구만.”

소년들은 입마다 “결승결승”, “어떻게 되면 이겨?”거리면서 이제부터 시작될 놀이 규칙을 정하느라 여념이 없다.

커비는 주인님의 친구 중 한 명이 데려온 동족에 눈을 돌렸다.


“웅미~”


갑자기 붙잡혀 버린 그 개체는 커비와 크게 다르지 않은 크기로 눈가에 눈물이 고여있다. 자신처럼 길러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언가를 준비하기 위해 포획된 것 같았다.

갑자기 응냨이들은 그 몸을 붙잡혀 둥근 나무 그루터기 위에 내려앉혔다. 오랜만의 동족과의 재회에 두 마리는 서로 달려가 “응~냨!" “응~미~!"라고 뺨을 문지른다.

그런데,


“아, 아직이야. 아직 준비 시작이라고도 안했어.”


주인 목소리가 나면서 두 마리는 떼어진다. 응냐냨⁉하며 놀라움과 항의를 표하지만 손으로 가로막히듯이 상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 이기고 지는 건 어떻게 하지?"

"밀어내기만 하면 재미없고... 등 뒤에 나있는 기타 따먹기 어때?"

“"음미!?""


인간말을 이해하는 응냨이들은 한 목소리로 경악한다. 귀를 의심케 하는 선포에 주인님의 얼굴을 불안하게 올려다보지만 이제부터 시작될 놀이에 열중하는 듯한 얼굴에 망설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들었지? 상대방 등짝에 있는 기타 따먹으면 이기는 거야.”

'밋... 응냨...?'


기타를 뺏다니. 생애에 한 번밖에 생성되지 않는 보물. 우리의 아이덴티티. 이미 떨어져나와 생성된 기타를 동료들끼리 서로 빼앗는 것도 당연히 끔찍한 데, 미래에 대한 희망, 기타 봉오리를 뜯어 버리면, 영영 손에 쥐는 일이 없어져 버린다…!


“무무무무...!”


거부의사를 표현해도 소용없고, “자 준비, 시작!”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상대를 마주할 수 있었다.

눈꼬리에 눈물을 글썽이는 동족. 커비의 얼굴도 거울 마주보는 것처럼 되어 있을 것이다.

응냨이는 이해하고 있었다. 자신의 주인인 인간의 아이는 자신들을 유해조수로써 처분하는 어른들같은 냉혹함은 없다. 그러나 천진난만하게 잔혹하다. 정도껏이란 걸 모르기도 한다. 싸움을 거부하면 어떤 처사가 기다리고 있을지.


“...음밋!?”


게다가 두 응냨이를 또 다른 절망으로 내동댕이칠 사실이 드러난다.

마주보는 상대, 그 얼굴을 자세히 보면 비슷한 시간에 태어나자마자 생이별한 자매 아닌가.


"응밋, 먀~!"


그쪽도 눈치챈 듯 두 마리는 달려가 다시 포옹을 나눴다. 하지만,


"아 싸우라고~!"


투기장에 꽂히는 주먹. 조금이라도 위치가 잘못됐다면 두 마리를 한꺼번에 타코센베로 만들 수도 있었다.


"히이이잉...!" "미미미..."

싫어, 하지만… 가족인데… 싫어...


죽음의 공포. 동족과, 게다가 생이별의 자매와 서로 죽여야 하는 고뇌. 두 마리는 눈물을 계속 흘렸지만, 이윽고….


"무우... 미미, 미미미미!"


결의한 듯한 목소리와 함께 자매의 주먹이 머리에 내려왔다.


"밋!?"

"미미~! 히끅, 히이이이잉!"


찰싹찰싹 얻어맞는다. 아이들은 가즈아! 하고 흥을 돋운다. 짧은 손으로 얼굴을 보호하는 커비를 향해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응미! 응미!?"

왜, 아파! 하지 마!


그러면서도 커비는 이해하고 있었다. 눈앞의 자매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기타를 지키기로 결심한 것이다.

목숨을 건 결투는 옆에서 보면 애들장난만도 못한 박진감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놀이수준이 아닌 스케일로 펼쳐진다. 분홍색 피부에는 멍이 들기 시작했고 머리를 보호하듯 움츠러드는 커비의 등은 무방비 상태가 됐다.

탁탁 검은 봉오리가 얻어맞는다. 더 이상 당하면...! 하고 새삼스럽게 위기감이 응냨이의 머리를 스친다.


"커비 진다!"


소년의 목소리. 그것은 단지 응원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한 것이기는 하지만, 거기에 떠밀리듯, "미잇!" 하고, 커비는 억척스럽게 팔을 내밀었다.

후려치기에 정신이 팔려있던 자매가 그 팔에 다리를 걸린다. 균형을 잃고 옆으로 넘어진 끝에는 그루터기의 거스러미(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가 있었다. 한쪽 눈의 안와에 멋지게 꽂혀 피가 뿜어져 나온다.


"응희야, 미끼익!!"


데굴데굴 구르며 비명을 지르는 자매의 모습을 보고 커비는 무심코 달려들었다.


“미! 응미! 미이잇!”

찰싹찰싹. 우당탕탕. 투닥투닥. 얻어맞은 분노, 슬픔, 자기보호본능. 그것들이 뒤섞인 혼돈의 감정에 몸을 맡기고 그냥 때린다.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때린 게 나쁜 거야. 내 기타를 지켜야 해. 눈물을 흘리며 도망치려는 동족을 억지로 엎드리게 하고 봉오리가 튀어나온 곳에 손을 얹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찌지지지지지지직…


"미삐이이이잇!"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았는지 나약하게나마 날뛰는 상대. 커비는 그런 비명을 외면하려 하면서 그저 작업하듯이 애써 기타봉오리를 찢어간다.

벌써 이렇게 자라있네... 내 기타봉오리는 아직 작은 채로 그대론데...

문득 커비의 마음 속에 검붉은, 그런 감정이 솟아났다.

그 순간 같은 색의 분수가 피어났고, 조금만 있었으면 완성되었을 미성숙한 기타가 자매의 등에서 뜯겨나왔다.


"먀먀아아아아아아앗!"


동족의 비명과 소년들의 함성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미읶… 미읶… 히읶!"


손에 남은 딱지를 끔찍한 걸 쥔 것마냥 내던지는 커비를 소년이 웃는 얼굴로 집어든다.


"쩔잖아 커비, 다시 봤어! 가라아게 반찬으로 나오면 상으로 하나 줄게!"


힐끗 그루터기 위를 내려다 본다. 참극의 무대는 소년들도 들여다보고 있었다.


"우와악."

“피 같은 거 엄청 나잖아.”

"야 봐봐, 진짜 기타처럼 생겼다. 흐리멍텅하긴 하지만."

"들이대지 좀 말아봐!"


패배자에게는 관심도 없는 듯했다.

자매는 통증보다 기타를 잃은 것에 망연자실한 듯 넋이 나간것처럼 계속 흐느끼기만 한다.


"미… 먀미… 미..."


커비는 고개를 돌렸다.


그날 소년은 해가 질 때까지 계속 놀고, 커비를 벌레 바구니에 넣은 채 같은 그루터기 위에 놓아두었으므로 움직이지 않고 계속 울기만 하는 동족의 원망소리를 듬뿍 들어야만 했다.

그동안 응냨이는 아크릴 케이스 구석에 가능한한 몸을 웅크리고 작은 손으로 머리를 감싸안고 사과하며 떨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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