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응냨, 학대)응냨이와 방학숙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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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응냨이한테 기타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울퉁불퉁하고 소리가 기타 같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매의 기타를 떼어낸 날부터 소년이 기르는 응냨이, '커비'는 무언가에 겁먹은 듯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부터 평온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을 텐데 기타 봉오리를 찢을 때의 그 감촉, 통곡하는 동족들의 목소리에 묶여 있는 것이다. 잠잘 때마다 그것들이 꿈꿀때마다 나타나, "응미잇!?"하고 식은땀에 범벅이 되어 벌떡 일어나는 것이다.
주인한테 점점 방치당하게 된 것도 플래시백이 더 빈번해지는 원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주인의 즉흥적인 활동들로 농락당하고 있을 때가 더 정신이 팔려 응냨이에게 그나마 낫다고 부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무챠... 마쿠… 모챠…"
정말 좋아하는 가라아게맛 푸드도 왠지 입맛이 없다. 먹고, 싸고, 자기만 하는 생활. 문득 중얼거렸다.
"먀먀…"
엄마 보고싶다...
가족에게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더욱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깊어졌다. 엄마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만나서 힘들었지? 라며 위로를 받고 싶다. 반드시 화해할 수 있을 거야, 라고 격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든다.
"아앗!"
머리 위에서 소년의 거리낌 없는 목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음뮤… 미?"
잠에 덜 깬 눈을 비비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주위를 둘러본다. 소년이 말했다.
"기타 나왔잖아! 헤헤, 이런 거구나."
설마. 응냨이가 천천히 돌아보니 어제까지 등에 봉오리로 붙어 있던 기타가 마침내 생성을 마치고 벗겨져 사육 케이스 바닥에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음… 음미~~!"
북받쳐 눈물을 흩뜨리며 보물을 손에 쥔다. 자매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지킨 기타. 적어도 이 음색을 세상에 울려 퍼뜨림으로써 속죄를 해야만 한다.
"뭔가 울퉁불퉁한데? 기타라는 건 이런 건가…"
소년이 무심코 말했다. 고개를 비틀고 자세히 보려고 손을 뻗는다. 빼앗겨버려! 그렇게 생각하고, “응밋!”하며 소년의 손에서 도망치며 저항한다.
"아 뭐야~"
그런 주인에 상관없이 커비도 기타를 다시 관찰했다. 아름다운 유선형이어야 할 바디는 뭔가 볼품없는 호리병 모양같이 보인다. 표면은 습기를 먹은 듯 물결치고 촉감도 좋지 않다. 넥은 약간 왼쪽으로 휘어져 있으며, 현이 달려 있지 않았다면 얼핏 악기인지도 몰랐을 수준이다.
"미미... 응냨!"
하지만 분명... 조금 모양이 특이할 뿐이겠지!
소리를 울려보면 그 진가를 발휘할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얼른 기타를 들었다. 소년도 무엇을 하려는지를 알았는지 흥미로워하며 잠자코 있는다.
힘든 날들도 슬픔도 이 순간을 위해서. 지금 만감이 교차하는 이 느낌을 담아 현을 튕긴다.
띠잉…………
“…미.”
응냨이는 기대한 음계와는 거리가 먼 얼빠진 소리에 눈을 껌벅거렸다. 잘못 튕귄 걸 거야. 다시한번,
띠요잉~~~~~
"응냨……"
뚀잉~
띠용~
뚀엥~
튜닝이 돼있는지는 커녕 악기인 게 맞는 지 물어봐야할 듯한 우스꽝스러운 소리밖에 나지 않는다.
"응밋... 응밋...!"
초조해하며 필사적으로 어디선가 소리가 맞지 않을까 하고 계속 튕겨대는 응냨이 앞에서 소년이 마침내 웃음을 터뜨렸다.
"핫하하! 뭐야!? 이런 거야? 응냨이제 기타라더니. 쪼만하고 고무줄 장난감 같잖아! 소리도 비슷하고!"
팽팽한 고무줄을 쳤을 때같은 김빠진 소리라고. 그런 소년의 감상이 응냨이의 마음에 꽂혔다.
"미이...미..."
그럴 리가 없다. 응냨이라는 생물을 상징하는 기타라는 기관. 그것은 무엇보다 고상하고 유일무이한 아이덴티티이며…
정신을 차려보니 소년은 어딘가로 가버렸다. 툭, 하고 기타 바디가 케이스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에 응냨이는 의식을 되찾는다. 그대로 비틀비틀 잠자리에 들어가 다시 의식을 놓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8월 8일
[응냨이를 잡은 공원으로 돌려보냈는데, 자주 울긴 했지만 쓸쓸하게 우는 것 같아서 저도 외로워졌습니다.
-일기를 쓴 소감.응냨이를 키우면서 제대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몇 센티미터 정도인지는 재 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끝]
"어쩐지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
남편의 말에 아내는 익숙한 어조로 주어의 부재를 물었다.
"누가?”
"커비, 걔, 응냨이."
커비라는 이름을 듣고 무슨 말인가 싶어 미간을 찌푸렸다가 뒤이은 보충 설명에 이해하고는 얼굴을 더욱 찡그렸다.
"응, 그렇구나."
소년의 아버지는 흥미 없다는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기타 생성이 잘 안 됐다고 들었어. 그게 원인일지도 몰라."
아내는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있으면 빨리 아침 식사를 해치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유도 없이 분석하고 싶어 하는 배우자의 성격에는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마음도 들지 않았기 때문에 "허어" 하고 무심하게 맞장구를 쳤다.
아들은 여름방학이 한창이라 또 잠을 자고 있는지 아직 거실에 오지 않았고, 감상을 말해달란 것도 아니었는데라고 중얼거리며 아버지가 마지막 한 입을 다 먹었을 때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좋은 아침, 있잖아, 오늘 커비 가지고 놀러 갈게."
입을 열자마자 이렇게 선언한 소년에게 어머니가 말했다.
"숙제 계속하고 있어?"
"숙제야, 이것도. 관찰일기, 실험이야."
"그럼 다행이고."
당신도 제대로 하라고 아버지에게 눈짓을 하고는 벌써 정리하기 시작해서 눈도 마주치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부터 몇 번인가 한숨을 쉬었다.
꾸벅꾸벅 졸고 있던 응냨이는 "커비, 나가자!"라는 주인의 목소리에 잠에서 깼다. 모르는 사이 잠자리에서 안고 있던 기타째로 벌레 바구니에 담겨 더운 날씨 속에서 힘차게 흔들리며 밖으로 나간다.
"역시 연습하지 않으면 잘칠 수 없는게 아닐까 싶어서, 조사해봤더니 부모나 형제끼리 연습하는 것 같던데, 네 부모 찾아볼까?"
요즈음 멍하니 있던 커비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서서히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응미미......?"
엄마를 만날 수 있다고...?
그날 헤어진 뒤로 줄곧 마음속에 품고 있던 어머니의 모습, 설마 만나게 해주겠다는 건가?
"응냨...!"
오랜만에 기운을 차린 목소리를 내는 응냨이. 소년의 난폭한 운반도 이날만큼은 찾아올 기쁨을 예감케 하는 힘이 가득한 것 같았다.
한 시간 후.
"없네......."
소년이 투덜거린다. 주워온 공원을 산책했지만 가족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고, 커비의 가족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케이스를 들고 돌아다니며 반응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땡볕 아래 투명한 케이스 속에서 계속 흔들리는 응냨이도 그로기 상태다.
"밋...히이......"
소년도 눈치를 챘는지 "물을 마시게 해줄까?" 하고 공원의 음수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케이스에서 꺼내 음수대 위에 올려놓자 수도꼭지를 틀고 분수처럼 은혜의 비가 뿜어져 나왔다.
"꼴깍꼴깍… 응미..."
온도 탓인지 거의 온탕 같았지만, 그래도 습기를 좋아하는 생물에게는 소중한 물이었다.
"너 혼자 노는 거야?"
소년 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는데, 그의 친구가 마침 지나가던 길이었던 모양이다.
"응, 어쩌다 생각나서 나왔어."
"뭐야, 한가하면 카톡하지. 혼자서는 정말로 할 만한 게 없잖아. 우리 집에서 게임 하쉴?"
"응, 가자, 오늘 집에 아무도 없어?"
"어머니는 계시는데 재택근무? 그런 거 한다던데..."
텅 빈 벌레 바구니를 손에 들고 뛰어가는 뒷모습을 지켜보던 응냨이는 이제야 상황을 파악했다.
"미, 미밐......?"
어, 주인님, 어디로 갔어요?
완전히 잊혀진 응냨이는 그 왜소한 몸에게는 너무 넓은 공터를 보고 몸서리를 쳤다. 이 빈약한 생물에게는 모든 것이 위협이며, 애완응냨이로 살아온 개체가 혼자서 무언가에 대처할 수 있을 리 없다.
"히잉..."
노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 뒤에서 수풀이 부스럭 소리를 냈다.
"삐잇! ⁇ !"
겁에 질릴 수 밖에 없는 그 멘다코 앞에 나타난 것은,
'응냨...'
또 다른 응냨이었다.
"! 응미!"
안심하고 인사하는 커비. 그리고 다음 순간, 그 상대가,
"먀아먀?"
내가 찾던 엄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먓...... 먀아먀, 응미!"
음수대를 내려와 눈물을 머금고 달려오는 커비. 엄마, 엄마!
껴안고 뺨을 문지르고,
"미이익!!"
찰싹.
엄마의 손은 차갑게 뺨을 후려쳤다.
순간 당황한 커비가 고개를 들자 눈 사이에 깊은 증오의 주름이 잡힌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응미......?"
엄마, 왜...? 따귀를 맞은 뺨을 감싸쥐고 있는 커비는 어떤 사실을 깨닫는다. 엄마의 뒤, 거기에 숨어 있는 좀더 작은 분홍색. 한쪽 눈이 망가진, 자신을 닮은 응냨이. 그것은
“먀삐, 응미...!”
일찍이 이 공원에서 피투성이의 싸움을 벌였던 자매의 모습 그 자체였다.
"먀먀, 밋......!"
상황은 분명했고,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처럼 인간에게 들킬만큼 불행하지 않았다면 자매는 어머니와 함께 이 공원에서 살았을 것이고, 결투 때는 한눈을 잃었을지도 모르지만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면 커비의 소행은 어머니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해도 듣지 않고 화난 눈을 한 엄마가 슬금슬금 다가온다.
"미삐!"
자매를 불구로 만들다니, 넌 이제 우리 가족이 아니야! 그 두꺼운 낯짝을 잘도 들이밀었구나!
꿈에서도 뵜던 어머니가 자기에게 보낸 것은 순수한 위협표시었고, 커비는 그저 아니에요, 아니에요 하며 눈물을 흘리며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의 꾸짖음을 한 몸에 받았다.
"삐잇, 삐!"
그 기타를 내려놓고 꺼져! 그리고 다시는 이 공원에 얼씬도 하지 마!
“히잉… 후엥…”
증오의 눈빛만이 아니라 어머니 등 뒤에서 조약돌이 날아들었고, 떨리는 손으로 볼품없는 기타를 땅에 내려놓고 아픔과 절망을 씹으며 느릿느릿 공원을 빠져나갔다.
"응미......응미미....................."
햇살에 눈물이 흐른 뒤에는 금세 반짝반짝 빛나고, 내리쬐는 아스팔트는 발을 구워간다. 희미한 기억에 의지해 소년의 집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커비.
엄마, 아니야, 나는, 하지만…
헛소리하듯이 중얼거리며 걸어가는 응냨이.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강렬하게 거절당한 것은, 설령 불량품이라 해도 기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미 피폐해진 응냨이의 마음을 거의 꺾어놓기에 충분했다. 오직 생존 본능만이 안전한 장소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 집에 도착하면 분명… 기타는 없어도, 가족은 더이상 없어도 살아갈 수 있을 ㄱ…
"아, 있다."
자신을 찾고 있었다는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고, 소년의 가족일까 하고 돌아보려는 순간, 집게가 그의 몸을 껴안았다.
"미삣! ⁇ "
그리고 난잡하게 케이스에 던져졌다.
"요시, 첫 번째다. 이 속도로 학생들 몫 전원을 모을 수 있을려나요?"
"그러니까 여름방학 중에 이렇게 잡으러 온 거잖아. 아아, 방학이 초등학교 교사의 유일한 장점인데..."
남녀 2인조 같았다. 경험이 적은 듯한 남자가 중얼거렸다.
"과학 실험 재료 구비하는 것도 교사가 할 일이라는 건 못 들었는뎁쇼, 응냨이 판매하는 업자는 없대요?"
"오징어나 개구리로 하면 좋을 텐데, 올해부터 교과서가 응냨이 해부로 바뀌었으니까..."
여자가 탄식한다.
"걍, 딴데 가자. 앞으로 공원에 많이 있을 테니까 차근차근 잡으면 9월 첫 과학 수업에는 맞출 수 있을 거야. 아! 그 전에 자유연구 발표가 한 칸 있었나.”
"으헤… 땡땡이 칠 수 있는 건 그날뿐이네요..."
이렇게 해서 어느 해 여름, 어느 초등학교 과학 수업에 다른 사람들보다 갑절로...... 아니, 다른 응냨이보다 갑절로 공헌한 응냨이 한마리가 있었다는 사실은 딱히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다.
끝
이하는 작가가 다 쓰지 못한 설정에 대해서 썰푸는 오마케
-기타가 잘 생성되지 못한 이유는?
이거 눈치채신 분이 있었어요. 매미에 빨렸기 때문입니다.
-커비의 가족은 무사하니?
그들도 당연히 잡히고 과학 수업에서 해부됩니다. 과학실 수조에 수십 마리가 담겨져 거북이나 금붕어 먹이를 먹으며 방학이 끝날 때까지 길러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년의 성적은?
짐작하신 대로 좀 ‘가라를 친’ 곳들도 있고 마지막 날도 무심코 공원에 두고 온 것을 '돌려줬다'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운 나쁘게 방학 후 수업도 '생물 해부' 시간에 같은 소재인 응냨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구하려면 이 정도 자세히 관찰하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자유연구 어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