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첫 라이브 세이카 시점 (첫작, 스압)
니지카와 함께 라이브 하우스에 들어서니, 테루테루보즈가 비에 젖어 기괴한 모습을 띄며 천장에 늘어져 있었다.
순간 놀랐지만 어제 결속밴드에서 태풍을 예방한다고 열심히 테루테루보즈를 조물조물 만들던 게 기억나 이내 놀란 마음을 추스리고 매장의 불을 키고 간단한 청소를 했다.
그동안 니지카는 악기들을 점검하러 가고, 난 청소를 끝내고 잠깐 앉아 쉬고 있으니 키타와 료가 어느샌가 와서 인사를 건넸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 좋은 아침. 니지카는 악기 점검하러 잠깐 스튜디오로 갔어.”
“네, 감사합니다”
미묘하게 목소리에 힘이 없다. 아마 첫 라이브 때문에 긴장한 거겠지.
“좋, 좋은 아침입니다….”
마침 고토도 때맞춰 와서 키타와 료랑 같이 스튜디오로 갔다.
다시 혼자 남게 되자, 의자에 앉아 오늘 있을 라이브에 대한 생각을 했다.
약간 붕 뜬 시간 속, 혼자서 앉아 내가 아끼는 밴드의 첫 라이브에 대한 생각을 파도처럼 맞고 있자니 괜한 감정이 밀려왔다. 내가 첫 라이브를 했을 때도 딱 이런 상황 이였던 것 같다.
일기예보에서 태풍은 관동지방을 비껴갈 것이라고 떠들어 댓던 것과는 다르게, 태풍은 시모키타자와를 직격했고, 비는 라이브하우스에도 습기가 들어찰 만큼 거세게 내렸다.
아마 라이브를 보러 오는 사람은 더 적어지겠지, 가뜩이나 첫 라이브라 관객이 부족한 결속밴드에겐 가혹한 날씨였다.
울적한 기분으로 있다 PA가 왔다. PA는 오자마자 습기에 젖어 기괴하게 변한 테루테루보즈를 보더니 농담조로 한마디 했다.
“점장님, 언제 귀신의 집으로 업종 변경을…”
“하?”
PA가 농담을 건네는거 보니 내가 울적한걸 알아챘나보다, 난 괜찮다는 뜻으로 관객 관련 얘기를 꺼냈다
“다들 관객 수를 보고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열심히 연습하더니 안됐네요.”
“밴드를 하다 보면 이런 부조리한 일이 한 두 개 가 아니야, 어떤 상황이든 이겨낼 수 있는 마인드를 탑재해야지”
그렇게 말은 하고 있었지만, 첫 라이브의 중압감과 날씨 트러블로 인한 스트레스를 백분 알고 있었고, 아까의 울적한 감정 또한 없어지지 않았기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은 뜨거워지고 있었다.
“손수건 드릴까요?”
“시끄러워…”
그렇게 감정을 조절하려고 애쓰며 라이브 관련 대화를 하다가, 악기 점검을 마친 니지카네가 돌아왔다.
“제 친구도 못 올 것 같다네요”
“반 이하로 수가 줄었네요”
역시 그렇겠지, 니지카도 얘들을 다독이고 있었지만 표정 관리를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때, 술 냄새와 함께 낮익은 얼굴이 왔다.
“봇치, 나 왔어~”
“선배, 저 왔어요~”
“히로이?”
갑자기 히로이가 왔다. 물론 대학 시절에 자주 보던 후배지만 갑자기 연락도 없이 왔기에 온 이유를 궁금해하던 중, 고토가 히로이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고토가 모르는 사람이랑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리가 없는데.
“앗, 언니, 오셨어요?”
“응, 이번 라이브도 버스킹처럼 눈 뜨고 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 말이지~”
둘 사이 대화를 들으며 대충 상황을 눈치챘다. 고토가 표 할당량을 다 채운게 믿기지 않아서 본인 돈으로 채운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히로이가 꼬드긴 거였나, 옛날에 서로 표를 채워야 할 때는 가끔씩 버스킹을 같이하던 떄의 기억이 생각났다.
그렇게 히로이와 적당히 인사를 나누던 중 다시 한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었다. 이번엔 모르는 얼굴이였다.
“아! 히토리짱”
“앗. 엣. 진짜로 오셨네요?”
“당연하지! 우린 히토리의 팬인걸!
“태풍을 날려버릴 정도로 멋진 연주 기대할게요!”
역시 매력적인 기타리스트에는 알아서 팬이 붙는법이다. 나도 모르게 어디선가 팬을 만들어 오다니, 역시 내성적인 것만 제외하면 기타리스트로 써는 타고 났다.
아, 아닌가, 특유의 내성적인 성격도 하나의 포인트로써 작용할지도 모르겠다.
그 뒤로 적지만 조금씩 사람들이 오면서 라이브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옴을 알렸고, 결속 밴드 멤버들도 마지막 준비를 시작했다. 나도 PA와 마지막 음향 점검을 했다.
이제 라이브를 시작할 차례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결속밴드에요. 날이 이렇게 굵은데도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하하 키타, 록밴드인데 너무 예의 바른거 아니야?”
참 그린듯한 대본 외워서 하는 MC다, 확실히 긴장하고 있네.
“그럼 저희 자작곡인데요, 기타와 고독과 푸른 행성입니다!”
노래가 시작되고 난 후, 우려했던 걱정이 실제로 일어났다. 박자와 음이 조금씩 틀어져서, 후반부에는 꽤 심각할 정도의 균열이 되었다. 가장 실력이 좋고 경험이 있는 야마다조차 조금씩 음이 틀어질 정도인데, 경험이 없는 나머지 멤버는 어떻겠는가.
젠장, 아무래도 첫 라이브를 하는 밴드가 날씨 트러블이라는 장애물을 안고 멀쩡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첫 라이브가 이러면 뇌리에 기억이 강하게 남아 앞으로의 라이브에도 영향을 미칠것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공포감에 빠져 앞으로 연주를 주저할수도 있다. 얘들이 내 표정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좋은 표정을 하려고 했지만, 자연스럽게 표정이 구겨졌다. 차라리 히로이처럼 술을 마셔 감정을 강제로라도 올리고 싶은 기분이였다.
그렇게 첫 번째 곡이 끝났다. 그때 관객에서 무례한 말이 나왔다.
“역시 영 아니네”
“그렇지”
마음같아서는 당장 쫓아내 버리고 싶었지만, 그럼 소란이 날 것이고 이 이상으로 라이브를 방해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화를 참으며 억지로 무시했다
“앗… 저기…”
“키타짱, 다음곡 소개해야지!”
“앗, 네 다음곡도 저희 자작곡인데요, 바로 얼마전에 막 완성된 곡인데요 가사는 작곡 담당 고토씨가…”
바로 그때, 갑자기 히토리가 페달을 밟으며 애드리브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모두가 조건 반사적으로 히토리에게 온 신경을 집중했다. 갑자기 소리가 나서 생긴 집중 따위가 아니다. 히토리의 그 애드리브는 마치 최정상급 기타리스트가 기타 솔로를 할 때처럼, 운명이 사람을 끌어들이듯, 홀린 것 같다는 말로도 설명이 되지 않을 만큼 힘과 위압감을 가지고 사람들을 집중시켰다. 30초 남짓한 기타 솔로는 단순히 애드리브가 가지는 의미 그 이상으로 라이브 하우스내의 공기를 반전 켰다. 그렇게 반전된 분위기 속에서 두번째 곡이 시작되었다.
두번째 곡은 첫번째 곡과 같은 밴드가 연주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첫번째 곡이 평소에 반 정도의 기량 밖에 발휘되지 않았다고 하면, 두번째곡은 그 발휘되지 않은 기량까지 모두 끌어다 쓴 느낌이였다고 해야할까. 특히 히토리의 기타는 그 곡에서만큼은 왠만한 프로중에서도 상위권에 들어갈 만한 기타 연주였다.
“완전 멋졌지!” -
“그러니까!”
“오 꽤 괜찮은데”
“그러게”
첫번째와는 다른 분위기 속에 끝난 그 곡은 불안해했던 팬들을 안심 시킴과 동시에 흥분시키고,방금 전 무례하게 행동했던 관객조차도 칭찬 할만큼 큰 여운을 남겼다. 그런 반응을 보며 직접 밴드를 키운건 아니지만 그래도 결속밴드의 결성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봐왔던 사람으로써 숨길 수 없는 자랑스러움이 표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게 나 스스로 느껴졌다.
세번째 곡도 그러한 분위기를 타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렇게 악조건을 뚫고 라이브를 성공시킨 경험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비록 나는 밴드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지만, 이 녀석들이라면 분명 내가 도달하지 못한 경지까지 갈 것이고 보다 더 많은 것을 연주하고 경험할 것이다. 그럴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심 걱정을 하긴 했지만, 그 걱정은 이번 라이브를 들으며 버렸다.
최근에 우연히 봇치의 작사노트를 보게 되었다. 나름의 고심이 보이는 그 노트에서, 별자리가 되고 싶다는 가사를 보게 되었다. 별자리라, 그건 결속 밴드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단어라고 생각된다. 분명 하나하나 따로 보아도 밝게 빛나는 별일 것이고 그건 그것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겠지만, 역시 별은 별자리를 이룰 때 가장 눈에 띄는 법이다. 그 별들의 노래가, 끊기지 않게, 전심을 다해서 도울것이라는 다짐을 하며 공연이 끝난 밴드 멤버들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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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이라 필력부족이 눈에 띄네, 부족한점 있으면 욕해도 되니깐 망설임 없이 말해주셈
봐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