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봇치 애니의 주제는 잃어가는 청춘의 꿈이지...

ㅇㅇ
2023-09-10 18:49:45
조회 2431
추천 100

뜻 있어도 글러먹은 타이밍의 억까 때문에 펼칠 수 없는 청춘들, 그 대변자로 내세워지는 게 고토 히토리다. 히토리는 기타 히어로로 굉장한 실력자이지만 그 실력은 방구석에만 있고 세상에 드러나지 못한다.

그래서 히토리는 단순히 주인공이라 독백이 나오는 게 아니라, 히토리가 가진 분석력으로 다른 인물들의 속 생각을 비춰주는 창구가 된다. 봇치쨩 겉으로 표현만 안 하지, 의외로 정말 냉혹하게 딴지 걸거든....

비단 히토리만 그런게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미소녀들의 이쁘고 꽁냥꽁냥한 모습 속에 푹푹 썩어가는 암울한 고독과 소외감이 숨어있다.

니지카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면서 유년기를 지나 청춘에 이르기까지 그 나이에 어울리는 삶을 살 수가 없었다. 오죽하면 알빠노에서 "어른이 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할까.

이게 3-7화에서 얼핏 미소녀 동물원 같은 느낌 속에 태풍이 다가오는 서사의 중추가 된다. 이제서야 겨우 꿈을 펼처볼 기회가 왔는데 바로 망하게 생겼네. 개시발 같지.

그동안 뭐 멤버 안 모여서 못하던거 기껏 멤버 모았는데 그것도 나사빠져서 히토리는 이상하게 연주를 못하고 키타는 그냥 못하고 이번에 인디 데뷔 못하면 그냥 끝이여 끝...

재미있게도 니지카는 이걸 절-대 내색 안하고 밴드 좆망각 보이는 건 히토리의 독백으로만 알려준다. 평화로운데 뭔가 망하는 기운이 느껴진단걸 알려주는 독백이 나오는 건 아무 이유 없는 것이 아님.

하지만 그 끄떡 안 하는 니지카 조차도 상상을 초월하는 히토리의 아싸력에 기절초풍하는지, 고토가 놀러갔을때 표정 관리 1도 안된다. 게다가, 히토리가 기재들 전부 방구석 벽장에 숨겨둔걸 몰라서, 내심 히토리한테 엄청나게 실망했지. 겉으로 드러내지만 않을 뿐

니지카라고 마냥 오냐오냐 하는 성격이 아니란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디자인 때문에 밴드 미팅한다면서 자기만 테블릿 쓰고 있는 거 억까 아니다. 진짜 옹고집 맞아 이거. 그리고 진짜로 자기 디자인 밀어붙이지.

평소에 보여주던 니지카의 사려깊고 한결 같은 안정적인 모습이 아닌, 위기에 내몰려서 불안에 떨고 있는 모습이다. 평소의 니지카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인데...

하지만 니지카가 이러는 건 그만큼 마음이 급하기 때문이고, 나중에 디자인 결정하고 나서 히토리가 니지카 마음을 읽어낸 걸 니지카가 역으로 읽어내면서 히토리에 대한 불안감을 걷어낸다. 결정적으로 히토리가 테루테루보즈 만들자 할때 히토리가 장난으로 밴드 참가한게 아니란걸 확인 받고 안심한다.

료의 경우 알고보면 정말 히토리랑 닮은 캐릭터다. 내면 심리가 거의 동일함. 차이는 료가 과거에 받은 감명을 현재에 유지하고 싶어하는 반면 히토리는 현재의 감명에서 미래를 쟁취하고 싶어한다는 것 정도 뿐. 물론 료 쪽은 자발적 아싸란 것도 차이라면 차이. 요컨데 음양만 다르다.

료는 원래 꽤 잘나가던 밴드의 베이시스트 였지만 그 밴드가 초심을 잃자 크게 실망하고 밴드서 떠나버렸고, 방황하다 항상 그 뚝심 그대로 유지중인 니지카에 이끌려 친구가 되었지.

료가 보기에 니지카는 꿈쩍도 안하고 위치를 지키면서, 료의 복잡한 생각(물)을 정리해주는 세탁기(???)다. 아예 트렉 아트가 그렇게 그려져있지. 의외로 세탁소란 세탁기 내에 물이 가득한데 세탁소 자체는 적당히 건조하고 쾌적한 장소거든...

반면 니지카에게는 료는 바위산이 바라보는 꿈의 바다이고, 트렉 아트도 바다를 보는 니지카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료와 서로 대응되는 아트인데 료 쪽이 좀 4차원.

이렇게 변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는 니지카를 소중한 친구로 생각하는 료이지만... 부동의 태산도 풍파 앞에는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법.

밴드가 미완성이라 정작 라이브를 못하는 와중에 간신히 구한 기타-보컬은 증발하지를 않나, 새로 들어온 기타는 미심쩍은 괴짜이질 않나... 자신의 절친이 내심 불안해하는 게 보이는데 자긴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 애당초 한 걸음 뒤에 서는 걸 좋아해 베이스를 하는 거니까.

(히로이처럼 리드 베이시스트를 하는 거면 또 모르지만 그건 료의 성향에 맞지 않음)

이 와중에 키타는 얼핏 그저 즐거운 삶을 사는 인싸 같아보이지만, 사실은 뭔가 꿈을 품고 있고 그것을 목적으로 밀어붙이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인싸는 습관성인 것일 뿐이고 그게 본 목적은 아니라는 것임.

하지만 즐거운 청춘 속에 자신이 방구석에서 찾아 해매던 꿈은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태양이 비출 나무가 없는 거다. 그러니 폭풍 속에서 구름에 가려진 태양이지.

키타의 감정은 작중에서 히토리의 독백으로조차 묘사되지 않고 음반의 트렉들에서만 알 수 있게 되어있어 가장 꽁꽁 숨겨져있다.

그리고 그렇게 Distortion!!을 들어보면 웬걸, 봇치쨩을 묘사한 것 같은 가사에서 오른쪽 리드 기타가 아니라 왼쪽 서브 기타가 연주되고 히토리의 오른편 기타는 호응만 해준다. 곡 내내 리드 기타가 고민을 털어놓는 부분은 별로 없다. 그런 부분이 있으면 키타의 서브 기타가 호응을 해주지만 먼저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대부분 리드가 아닌 서브 쪽.

즉, 키타는 겉 성격만 뒤집어 놓았을뿐 히토리랑 본질적으로 아주 닮았다는 것이다. 밝은 태양 같은 아이지만 그 밝은 모습과 별개로 있는 자신의 뜻을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고 자신이 그걸 직접 표현하지도 못한다.

태양은 나무를 비춰야 하기에 누군가가 자신의 모델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그런 존재를 전면적으로 도우려하지만 그런 기연 어디감?

그래서 키타는 되려 어둠 속으로 도망치고 싶어했다는 반전을 털어놓는다. 이런 소외감을 키타의 기타가 고백하면, 히토리의 기타가 마치 울부짖듯 호응하는 게 기가막힌 연출이지.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방구석에서 홀로 튕기뎐 그 어려운 F 코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손가락마다 굳은 살이 박히고 현에 긁혀서 피까지 날 정도로 우직하게 해온 노력.

남에게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는 키타의 강박감은 히토리의 저 우직한 모습을 만나면서 해소된다. 오프에서 아무한테도 주목받지 못하면서도 방구석에서 기타를 튕겨온 그 모습, 키타의 강박적인 관념을 깨부숴버리는 그 모습. 암울해도 멈추지 않는 투쟁.

이런 감명을 받는 중에, 히토리가 키타의 손가락에 박힌 굳은살에, 연습 정말 많이한 걸 알아봐준다. 인싸 전문가 키타임에도 그런 노력, 전혀 드러낸적 없는데 그걸 알아본 것이다. 심지어 료도 따라서 인정을 해준다.

얘 이때 울고 싶었을걸?





작품 시작때 "고등학교에선 절대로 밴드 할거야!!!"라 한건 4인방 전부에게 적용되는 주제의식이다.

타이밍이 글러먹어 뜻을 펼치지 못하고 학습된 무력감에 무너져가던 히토리가 난데없이 굴러온 돌 니지카에 치여서 스태리로 굴러들어가고 거기서 밴드가 만들어지고

니지카는 키타가 탈주하면서 망하나 했지만 그게 오히려 기연이 되어 히토리를 발굴하게 되고 끝에는 잃어버리나 했던 키타까지 데려오게 된다.

료는 자신이 리드 베이스를 하지 않고 조용히 뒤편에서 베이스를 마음껏 해도 되게 되었고 자기 친구의 꿈인 밴드 결성도 성사되는 기연을 겪고

키타는 방황하던 마음을 추스리고 드디어 머무를 장소를 찾게 되고, 자신이 끌린 기타도 진짜로 제대로 배울 수 있게 되고

히토리는 마참내!!!! 밴드를 하게된다!!!




하지만 이런 기연도 세상의 억까 앞에는 무력하고, 그것이 바로 태풍으로 다가온다. 3-7화 내내 은근슬쩍 쌓이던 먹구름은 기어코 태풍이 되어 천재지변으로 다가오며, 기껏 얻은 이 기회를 파탄내려 한다.

그리고 이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눈 부시게 밝은 태양조차 어두워지고, 부동의 태산조차 흔들리고, 깊은 바다의 물도 방향을 잃는 중에

밴드를 구해낸 것은 커뮤력 0 고토 히토리였다.





여기까지가 8화까지의 내용이다.

니지카는 드디어 히토리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히토리를 인정한다. 단순히 기타 히어로여서가 아니다.

봇치 더 록!
소외되고 고독한 외톨이들이 모여 뜻을 펼쳐보자

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네명의 모난 아이들이 모인다.



마침내 대국을 위한 기물이 마련되자 니지카는 장기판을 펼쳐 멤버들이 활약할 무대를 열게 되고, 이후 11화 까지는 니지카의 캐릭터 송이 엔딩을 차지한다.

히토리가 밴드를 구해준 것에 대한 니지카의 응답이다. 물론 혼자 구한건 아니고 히로이를 비롯한 또다른 기연들이 있었지만, 성사시킨건 히토리니까.


그리고 마침내 12화에 이르면, 부쩍 성장한 키타가 기치를 펼쳐 히토리를 위해 시간을 벌어주고, 히토리는 처음으로 타인에게 도움의 손길을 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방구석에서 썩어가던 자신에게 내밀어지는 손길, 그것도 심지어 자신에 대한 동경의 손길.

여기에 힘을 얻은 히토리는 기타 파손이라는 악재를 넘어서서 애드리브를 꺼낼 수 있었는데, 곧, 자신이 이전에 밴드를 구했듯 밴드가 자신을 구해준 것이다.

그래서 대망의 문화제 라이브이지만 히토리는 중도 퇴장하고 밴드 멤버가 그 짐을 나눠지워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히토리의 꿈을 펼쳐주게 된다.


이렇게 멤버들에게 받은 손길에 대해, 그 기연에 대해 회고하며, 자신이 바란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닌 사소한 꿈이었다는 고백이 12화의 엔딩송이다.

굴러가는 돌. Rockn' Roll.
난데없이 굴러들어온 니지카에 치여 스태리로

드디어 비춰오는, 아침의 햇살
키타라는 자신을 바라봐주는 애인 친구를

마침내 어둠 속에 쏟아지던 폭우가 그치고
드디어 햇볕이 들며 가려졌던 산과 바다가 드러난 것이다.



세상을 구하거나 뭐 전쟁을 멈추느니 하는 요란한 것이 아닌, 지금 이 자리에서 자신의 음악을 한다는, 청춘 다운 소박한 꿈이 실현되는 순간.



니지카 말마따나, 청춘이 뭐가 나빠?




1. 봇치 더 록은 바로 를 위로하기 위한 작품이다.
2. 청춘이 뭐가 나빠? 누가 뭐라하든 알빠노?
3. 그러니까 보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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