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번역)(소설) 천사
냐무
2023-11-22 23:03:50
조회 653
추천 21
꿈을 꾸었다. 어릴적 머나먼 기억에 대한 꿈을.
옛날에 어떤 여자애랑 했던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약속에 대한 꿈.
영원히 함께 하자 라는, 만화에도 안 나올 듯한 진부한 약속이었다.
절친이었다. 그 아이와는.
정말, 누구보다도 사이가 좋고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절친 이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구나.
우린 여전히 절친이다, 변함없이. 지금도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
.........정말, 그럴까?
휴대폰이 울린다.
내 거 아니야. 료 거야.
밤 9시, 언뜻 보이던 이름은 내가 모르는 사람이었다.
료가 핸드폰을 집어든다.
「미안해, 잠깐 나갔다 올게.」
잠깐. 하하,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이렇게 되면 어차피 아침까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
최근에는 언제쯤 돌아올지 묻는 일도 없었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말릴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지만, 내가 느끼는 외로움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알고 있는 것이다. 다.
료가 여자애들을 많이 데리고 다니는 것도,
그 여자애들 모두에게 사이드테일로 하면 잘 어울릴 거라고 말하는 것도.
봇치도 키타도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겠지만,
그들은 아직 료에 대한 순수한 존경심이 깃들어 있으니까. 믿고 싶지 않을 뿐이다.
결속밴드는 팔리고, 성장해서 비교적 수입이 들어오게 되었지만,
4인용 방을 빌리기에는 조금 어려워서,
키타가 히토리와 함께 살면서 집세를 아낄 수 있다고 해서 나는 료와 살 수밖에 없었다.
료에 대해 몰랐던 것, 알고 싶지 않았던 것......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꿈을 좇기 위해 걸음을 멈춘 적은 없었지만, 지금 그 꿈은 거의 이루어져서 나는 정체되어 있다. 이제 자신이 괴로운지 아닌지조차.
어느 날 나는 영화관에 와 있었다.
뭘 봤는지도 어렴풋이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영화를 다 본 참이었다.
어쩐지 퇴폐적이었다.
문득 어떤 영화의 예고 포스터가 떨어져 나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는데,
낡고 허름한 영화관이었기 때문에 이런 일은 드물지 않았다.
나는 그 포스터의 벗겨진 부분에서 어딘지 모르게 신성한 분위기를 느꼈다.
그것은 초등학생때 보았던 나비 번데기가 탈피하여 성충이 되어가는 순간의
투명한 날개가 펴지는 모습을 선명하게 떠올리게 했다.
밴드맨이라는 것은 사회 부적응자다. 그러니까 술에 빠지든 담배에 빠지든 아니면 여자에게 빠지든 그건 지극히 당연한 일 같았다.
나는 담배를 한 모금 피우고 기침을 했고,
술도 중독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자는 알 수 없었다.
료는 오늘도 돌아오지 않는다.
또 다른 여자애와 놀고 있거나, 혼자서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고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옛날에 몰래 료의 휴대전화를 본 적이 있는데, 어쩐지 여자 취향을 알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밝은 분위기에 상냥한 느낌, 금발이거나 사이드테일이거나.
나로 해도 되잖아, 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겁쟁이였다. 서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료의 담배를 한 대 집어들었다,
료는 나와는 달리 술에도 담배에도 푹 빠져있었다...... 여자에게도.
베란다로 나와 료의 담배를 물고 료의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한 모금 빨아들인 순간, 격렬하게 기침을 해서 눈물이 나왔다. 쓴맛 속에서 료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료와 나는 단짝이다. 아니, 단짝이고 싶었다...... 계속 있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가장 친한 친구일 텐데, 최근에는 계속 정말로 그런지를 묻고 있다.
악보를 확인하면서, 간소한 저녁을 먹었다. 맛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료와 저녁을 먹은 게 언제였더라. 무설탕 커피를 마셨다. 담배의 쓴맛과는 전혀 달랐다.
여기에 료는 없었다. 아니, 어디에도 없었다.
내 안에 있던 료에 대한 연애 감정은 삐지고 뒤틀리고,
이윽고 추하게 변모하여 형용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되어 내 허공을 감돌고 있다.
그저 울적한 감정이 거기 누워 있을 뿐인지도 몰랐다.
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 매일. 드럼 스틱만큼 가늘고 여린 감정을 지팡이 삼아 내 몸을 지탱하면서.
그날은 신곡 확인을 하고 있었다.
어떤 안건을 위해 마련한 곡으로 드물게 작곡을 내가 담당하게 되어 있었다.
미지근한 차를 홀짝홀짝 마신다.
처음에는 적당한 따뜻함을 가지고 있던 차가 식어 버린 것이 시간의 경과를 느끼게 했다.
액체가 목구멍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감각에 섞여 확실히, 그래 확실히,
그 안의 한 방울인지 아니면 조금 더 기관 속으로 흐르는 것이 또렷하게 느껴졌다.
심하게 목이 멘다. 폐 안쪽에서 느껴지는 찌릿찌릿한 통증이
이윽고 서서히 불쾌감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어째서인지 몹시 사랑스럽게 느꼈다.
요즘은 자주 옛날 생각이난다. 그리움에 매달리려는 건지도 몰라,
과거의 일이 행복한 꿈으로 변해가는 것이 끔찍하고 괴팍한 일로 보였다.
어쩔 수 없는 고독에 흐느껴 울 것 같다.
10대 시절을 회상하며 그 돌아오지 않는 평온한 나날이,
소중한 일상이 아득히 먼 곳에 있다는 것을 서서히 이해해갔다.
료를 믿고 싶다. 우리는 다시 한번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그 희망을 믿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료의 모습을 떠올리려 해도 기억은 명멸하고 지금 내 앞에 료는 없다는 현실만이
머리 위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 사람은 거짓말쟁이다. 할말 하나부터 열까지 엉터리다.
나는 전혀 믿지 않는다. 왠지 옛날에 읽었던 책의 한 구적이 유난히 선명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의 아름다움만은 믿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상관없었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나비 한 마리가 내 앞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나비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이며 비늘 가루를 흩뿌리고 있었다.
이제 가을인데도 보기 드물다, 그렇게 생각하며 손을 뻗자 안개처럼 녹아 사라졌다.
환각이었다.
단지 한마디도 할 수 없는 거야. 나로도 충분 하잖아.
그러니까 다른 애한테 가지 마. 아니야,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야. 사실은, 나는, 사실은......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료도 줄곧 말할 수 없었던 것만은 틀림없었다.
강가를 천천히 걷고 있었다. 노을이 거리를 태우고 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러다 다리에 다다랐을 때 나는 문득 강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요즘은 흔한 일이었다. 역 승강장에서 빨간불 교차로에서.
나는 내가 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그 충동을 억누르고 죽일 때마다 의미 있는 일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스쳐지나간 여자에게서 맡은 적이 있는 냄새가 났다.
그것은 확실히 며칠 전 료가 돌아왔을 때 몸에 걸치고 있던 향수의 향기와 같았다.
불쾌할 뿐이었다. 그 향기 속에 료의 쓴맛은 없었다.
핸드폰이 울린다.
그것을 본 료가 겉옷을 걸치고, 그리고 방을 나가려고 했다.
「료」
내가 불러 세우자 료는 일단 걸음을 멈추었지만, 조금도 이쪽을 보지는 않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걸음을 멈춰줄까.
「기억나? 그 약속 말이야.」
돌아온 것은 잔인한 침묵뿐이었다.
너무나도 멀고, 너무나도 멀다.
우리 사이에 생긴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어둡고 뻥 뚫린 크레바스는 이제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료는 여전히 아무 말도 안 해준다. 내가 멈추길 바라는 거야, 아니면......
료가 보기에 나도 마찬가지였을지 모른다.
무슨 일 있어요? 아니야 아무것도 없으니까 이런거야.
아무 말도 안 해주니까 이렇게 무서운 거야, 불안한 거야.
그런 얼굴 하지 말아줘.
한계였다. 난생처음으로 기절해서 의식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셨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침대에 있었고 담요가 덮여 있었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을 캔들은 모두 치워져 있었다.
료가 돌아와 있었을까. 아픈 머리로 생각하지만 지금 이 집에 료의 모습은 없었다.
어제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된 키타가 찾아왔는데 내가 자고 있었고,
그래서 정리하고 돌아갔다든가 그런 거겠지.
그럴 리가 없는데,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았다.
침대 위에 누워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었다. 아름다운 소리다.
나는 이 소리를 좋아한다. 하지만, 더 좋아하는 것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은......
「..................좋아해.」
어두운 밤 저편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걸어온다.
나는 그 인물을 잘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나와 그 인물은, 서로 알기 어려웠다.........지금도.
「료」
「......니지카?」
왜 여기에. 료의 물음을 무시하고 나는 뒤에 세워둔 차의 문을 연다.
「타」
료는 저항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때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것 처럼도 보였다.
.........아니, 이건 내 착각이거나 단순한 바람이 틀림없었다.
「미안하지만, 오늘 약속은 포기해.」
「......응.」
료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다만 내 옆에서 차가 흔들리고 있었다.
료가 내 옆에 있다는 것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차를 세우니 바다였다. 해수욕장이었다.
여름은 이미 끝난 지 오래고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으며, 시간도 밤이라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어느 쪽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다 쪽으로 걸어갔고,
육지 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무래도 후회는 없는 것 같았다.
록, 퇴폐적, 추상적, 왠지 다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듯 경멸하지 않을 수 없었고,
내 안에는 어떤 절망에 가까운 감정만이 있었다.
아아, 전부, 전부 아무래도 좋아. 료가 있으면, 료가 있으면, 료가 여기에 있으면............
「...계속, 함께...」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건, 그 말은, 그때의.........
「기억하고 있어, 무지갯빛 여름.」
료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 사이에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신기하게 충족감이 있었다.
오랫동안 어둠에 사로잡혀 있던 의식이 급속히 선명해지는 듯했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구름 사이로 달빛이 비치고 있었다.
「......와──앗!!!」
나는 해변으로 달려가서 파도를 힘껏 걷어차고, 물보라를 일으키고,
달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내 신발을 적셨다.
「아하하!」
지독하게 우스웠다. 웃긴다.
내가 고민하던 모든 것이 터무니없고 사소한 것 같았다.
머리를 풀고 바다애서 차가운 바람이 들어와 내 머리끝이 춤을 추었다.
맑고 기분 좋았다.
료를 보았다. 료도 나와 마찬가지로 웃고 있었다. 료의 웃는 모습을 정말 오랜만에 봤다.
그리고 료는 미소짓는 나를 향해 말했다.
「...천사 같아.」
료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왠지 마치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말처럼 들렸다.
「마녀는 천국에 갈 수 없어.」
맞다. 내가 천사라면, 료는 마녀다.
사람을 현혹시키고 파멸로 이끄는 마녀. 그리고 나 또한 천사가 아닐 것이다.
「니지카가 있다면 그것도 좋지...」
「왜 나도 함께라는 전제야」
「어, 아니야?」
「...다르지 않아.」
분명 내가 천사라면, 설령 마녀라고 해도 료와 함께 있으려 할 것이다,
왜냐하면 천사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같이 있으니까.
헤어지지 않고 계속 함께 있을 거야.
어렸을 때 우리는 이곳에서 다시 한번 같은 약속을 했다.
바다에 와서 뛰어들 생각으로 왔지만, 그만두었다.
나와 료 사이에 있는 확실한 유대감을 믿고 있었다.
계절은 벌써 겨울이 되어 있었다.
인생 처음으로 소설 번역한 거 에다가 야메로 번역한거라 오역 많아. 그래도 열심히 번역했음
니지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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