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장편 글 창작)키타와 고토의 역전 세계 1

ㅇㅇ
2023-12-09 02:13:23
조회 480
추천 14



[시리즈] 키타와 고토의 역전 세계
· 장편 글 창작)키타와 고토의 역전 세계 prologue


이 글은 백일장과는 관계 없이 올리는 장편 창작 글입니다


비문, 조언 언제든 달게 받습니다


전 화는 시리즈에서 보시면 됩니다.


그럼, 즐감해주세요









 기타 히어로


 그녀를 표현하는 이 한마디에는, 저에겐 정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보이시한 목소리와 털털한 여장부 성격. 그럼에도 여성적인 부분 또한 버리지 않는, 마치 유니섹스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구독자 30만의 소유자.


 그 구독자들조차도 허울로 채워진 숫자가 아닌, 그녀가 3년 전 부터 계속 꾸준히 모아온 골수팬으로 똘똘 뭉친 구독자들. 그녀가 라이브를 한다고 유x브에 공고를 올리면 시모키타자와의 지반이 흔들리기 시작한다고 할 정도로 그녀의 영향력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바. 저 또한 그녀의 라이브를 직접 가보고 싶었지만.. 인싸들의 집단인 그 곳에 제가 들어간다는 생각은 말도 안 됐기에 눈물을 머금고 집에서 그녀의 라이브 영상을 보는 걸로 만족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한 일화가 있습니다. 시모키타자와에 있는 기타 히어로의 라이브를 보기 위해 삿포로에 살면서도 배를 타고, 전철을 갈아타가며, 교통편을 8시간이나 갈아 타 라이브 시작 전 12시간 동안 텐트를 치며 라이브 하우스 앞을 기다리는 골수팬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후기를 남긴 그 글은 여전히 기타 히어로의 업적을 회자 할 때 거론 되고는 합니다.


 무엇보다도, 저의 꿈을 이어준, 기타를 포기하지 않게 해준 저의 히어로였습니다.




 기타를 방 안에서 쥔 채, 고독함이라는 악마에게 잡아먹히기 직전.


 실력이 어느 정도 늘어도, 주목 받지 못하던 어두운 시절.


 반 쯤 체념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떠돌다 그녀의 동영상이 올라오는 걸 보았습니다.


 저와 똑같은 시기에 기타를 시작한 그녀의 기타엔 서투름이 있었지만, 밝게 웃으며 정말 즐겁다는 듯이 기타를 치던 그녀.


 서투르지만, 계속해서 나아가는 그녀. 치부 또한 그저 그녀에겐 지나가는 길이라고, 당연한거라고 말하는 듯 한 그녀를 바라보면서, 저 또한 멈출 수 없었기에 제 기타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칠 수 있었습니다.


 그녀 또한 기타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점점 테크니컬해지고, 멋있어지는 그녀의 기타를 바라보며


 미숙한 저라도, 나아질 거라고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에 저는 구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기타 히어로가 됐습니다.





 “기.. 기타.. 기타.. 히.. 히..”


 저는, 제가 진심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이 믿을 수 없는 만남에, 말을 더듬으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앙!!”


 “에..에에? 으엑? 왜 갑자기 울어?!”


 “기.. 기타 히어로!! 기타 히어로가 진짜로 있었어어어어어!!”


 “어... 어?! 실존하지? 응? 나도 사람이니깐?? 그... 그래. 나 기타 히어로긴 한데.. 대놓고 말하면 부끄러우니깐 지금은 말하지 말아줄래..?! 그리고 울지 말아줄래에? 내가 괴롭힌 거 같이 되버리잖아..?! 제발! 쉿! 다른 사람들 오겠다!”

 “그치마아아안..! 그치마아아아안!! 믿을 수가.. 믿을 수가 없어요오오....!!!”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멈출 수 없는 저의 울음을 막기 위해 기타 히어로는 저의 화장실 칸에 들어오더니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습니다.


 “웁!! 웁웁!”


 “울지 마!! 제발! 뚝! 진정해! 응? 제바알!”


 벅차오르는 감정에 계속 몸을 허우적거렸지만, 시간이 지나며 저는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가까이 다가온 기타 히어로의 몸에서, 좋은 향기가 저의 코 끝을 간지렵혔습니다. 향기도 좋아.. 역시 기타 히어로. 조아.. 저는 그녀의 따뜻한 향기에 헤벌쭉한 표정을 지어버리고 맙니다.




 시간이 얼마 지나자 감정이 추스러진 저는 안정을 찾았습니다. 저의 모습에 기타 히어로는, 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어느 정도 진정 됐어..?”


 “감사합니다. 전지전능하신 기타 히어로시여.”


 “신까진 아니니깐 그냥 평범하게 말 해! 내 본명은 고토 히토리. 고토라고 불러 줘.”


 저에게 촙을 날리는 기타 히어로.. 아니 고토사마는 저에게 이름을 부르라고 하명했습니다. 저는 왕을 앞둔 신하마냥 무릎을 꿇으며 말했습니다.


 “하아!! 고토사마!”


 “신하처럼도 행동하지 마! 으.. 쪽팔려.. 그냥 진짜 평범하게! 평범하게 불러주지 않을래?”


 “....그럼 고토씨로.. 이 이상은 저도 못 말하겠어요..”


 이름을 부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최소한의 예의마저 어긋나면 기타 히어로 구독자들에게 두드려 맞을 것 같았기에 거리를 최대한 조절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저의 소심한 모습에 체념한 듯 한숨을 쉬는 고토씨는 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하아..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그러고 보니 넌 왜 여기 있는 거야? 벌써 방과 후인데, 어디 부활동을 하고 있던 거야? 밴드부?”


 “아뇨.. 여기.. 제가 좋아하는 장소라서..”


 “여기가? 그래? 헤에.. 민달팽이가 살 법한 이 곳이? 특이하네.”


 “아, 네.”


 뭔가 넌지시 심한 말을 들은 것 같았지만 틀린 말도 아니었기에 긍정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털털한 매력이 있지만 필터링 또한 거치지 않은 이 순수함.. 좋아! 저는 눈을 반짝이며 고토씨에게 동경의 시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말던, 고토씨는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나저나, 너 노래 잘 부르더라. 듣기 좋았어. 발라드 곡이였지? 혹시 음악이라던가 하고 그래?”


 “아.. 아 네, 기타랑 보컬 조금..”


 “헤에! 기타랑 보컬! 우연이네. 나도 밴드하면서 기타 보컬 구하고 있었거든!”


 그녀, 기타 히어로의 이소스타를 일거수일투족을 스토커처럼 감시하는 저에겐 처음 듣는 이야기였기에 순수히 물어보았습니다.


 “기타.. 보컬을.. 말인가요? 최근에 또 구하지 않으셨던가요?”


 “아, 응. 구하긴 했는데 그 녀석 근성 없어서 그만 뒀어. 근데.. 그걸 너가 어떻게 알아?”


 “이이이소스타를 조금 해서요! 거기서 보여준 걸 봤어요!”


 “헤에! 이소스타도 해? 계정 명이 뭔데? 알려주라! 궁금해!”


 저의 자연스러운 허언에도 해 맑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고토씨.


 고토옹~! 뒤에서 무지개가 빛내며 인싸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고토씨의 눈부신 모습에 제 두 눈은 시력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 이게 그 선택받은 인싸들에게서만 나온다는 무지개구나. 아싸인 저에겐 다가갈 수 없는 세계였습니다.


 “그그그그.. 활성화 된 계정도 아닌 눈팅용 계정이라서 봐도 의의의미는 없어요오..”


 “그래? 아쉽네. 팔로우하려 했는데.”


 “여깄습니다. 제발 팔로우 해주세요.”


 “오..오.. 태세전환 빠르네..”


 기타 히어로의 이소스타 눈팅을 위해 계정명도 아무렇게나 적은 저의 이소스타 계정이 드디어 가치를 발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기타 히어로를 팔로워 할 수 있게 돼다니.... 기타 히어로라고 선명하게 새겨진 팔로워에 저는 또 다시 표정을 무너뜨리고 맙니다. 으헤..으헤헤헤.. 음침하게 웃는 저를 언짢게 바라보는 고토상은 부끄러운 듯 말했습니다.


 “그렇게 큰 의미는 없는데 말이지.. 너무 좋아해주니깐 괜사리 어깨에 힘이 들어가네. 흐음.. 그럼, 이왕 팬을 만난 김에.”


 두 손 뼉을 합장하듯 치는 고토상의 모습에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리고는 한 쪽 눈을 감고 윙크를 하는 고토씨는, 저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자주 가는 라이브 하우스, 그리로 놀러오지 않을래?”

 





 기타 히어로의 상큼한 윙크를 제 마음속에 영구 저장하기도 전에, 라이브 하우스를 같이 가자고 먼저 권유해주는 고토씨의 말에 저는, 매일 같이 그녀의 이소스타에 올라오는 그 장소를 떠올렸습니다.


 라이브 하우스. 스태리.


 최근에 올라온 그녀의 이소스타 기록을 생각하면 명실상부 스태리. 그녀가 몇 년 전부터 주로 다니는 라이브 하우스로 기타를 가르쳐준 스승, 이지치 세이카님이 있는 장소, 오차노미즈의 마왕. 전설의 기타리스트, 그의 유지를 잇는 기타 히어로와의 콤비는 이미 유x브에서도, 이소 스타에서 보았다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한 특별한 장소에 그녀가 절 초대했다는 사실은 저를 상상속 세계로 보내기엔 충분했습니다.


 “..이..”


 저를, 그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했다는 사실에 속으로 기뻐 날 뛰며 우리들(?)의 영원한 상상친구 기타오와 함께 상상속 꽃 밭을 뛰어다니던 도중, 어깨에 뭔가가 저를 흔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이~”


 “헛.”


 탄식을 내 뱉고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조금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절 바라보던 고토씨는 제가 깨어나자 금세 밝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일어났구나. 고토씨는 상냥한 목소리로 저에게 말을 걸어와주었습니다.


 “뭐 마실래?”


 “네? 에.. 에에..?”


 깨어난 직후 어딘지 모르는 곳 까지 끌려와버린 저는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 저를 부축해준 고토씨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 저 의식을 잃어서 상황 파악이..”


 “아, 역시 의식을 잃었던 거야? 여기 커피숍. 라이브 하우스 들르기 전에 잠깐 커피 한 잔 사갈려고 들렸어.”


 “네에.......네? 커...커커커커피숍이요?”


 “응! 혹시 커피숍 처음이야?”


 “아.. 저기.. 으..”


 “그렇게 부담 갖지 않아도 돼! 내가 데려왔으니깐 내가 쏠 게!”


 고토옹~! 헤헤하며 해맑게 웃는 저의 천사님이 저 따위에게 커피까지 사주신다는 말에 저는 없던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너무나도 밝게 빛났기에 눈은.. 타들어갈 것 같았지만 이런 기회는 제가 늘 생각하던 기타 히어로와 만나면 같이 하고 싶었던 일 제 31번째 행동이었습니다.


 아니, 원래라면 평생 없으니깐 당당하게 말해야 돼! 키타 이쿠요! 커뮤증 따위.. 커뮤증 따위 극복 하는 거야!


 “손님~ 어떤 메뉴로 하실 건가요?”


 무리!! 미소를 지으며 저에게 메뉴를 권유하는 점원 분의 밝은 태도에 커뮤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말 문이 막혀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버버거리는 저의 모습에 고토씨는 제 앞에 다가와서는 말했습니다.


 “여기 아이스 아메리카노부터, 캬라멜 마끼아또까지, 아이스로 각기 다른 종류 음료 6잔으로 주세요. 전부 포장으로.”


 “알겠습니다~”


 주문을 받은 점원은 분주히 안으로 들어가버립니다. 고토씨는 한 건 해결 했다는 듯 해맑게 웃으며 말을 건네옵니다.


 “이러면 종류별로 하나 고를 수 있으니깐 키타도 골라 먹을 수 있겠지? ...응?”


 저는 아직까지도, 이런 기본적인 대화에 극복 못했다는 사실에 울적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숙여버리고 말았습니다.


 ‘기껏 제가 제일 존경하는.. 고토씨가 음료까지 사주는 데..’


 한껏 속으로 자신을 비난하고 있던 도중 고토씨는 절 지긋이 바라보더니 손가락으로 딱밤을 한 번 놓았습니다. 저는 놀라 이마를 집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 에.. 에?”


 “생각보다 많이 내성적이구나. 뭘 그리 울적한 표정을 지어.”


 “아.. 그.. 저기... 저는..”


 “혹여나 물어보는 건데.. 혹시 커뮤증 같은 거야?”


 저는 고토씨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흠칫거렸지만, 제가 존경하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기타 히어로에게 거짓말을 할 순 없었기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고토씨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절 바라봐주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푸른 눈동자가 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었습니다. 저는 망설였지만, 저의 말을 기다려주는 고토씨는 모습을 저버릴 수 없어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상대방하고 대화가 아예 안 될 정도로 심각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오면 좀 많이 낯설어 해서요.. 낯선 누군가를 대하는 거 자체를 어려워해서.. 지금까지 말을 거는 사람도 가끔은 있긴 했지만 사람 대하는 거에 쉽지가 않아서.. 그 이상의 관계, 친구.. 라고 해야 할까요. 그러한 단계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넘어간 적이 없는 거 같아요.”


 “나랑 있었을 때는 잘 만 이야기 하더만.”


 “기타 히.. 고토씨는 예외에요. 애애초에 지금도 마말도 더더듬고..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나마 부담감이 덜 느껴지는 거.. 같아요. 몇 년 동안, 기타를 치는 모습을 계속 지켜봤었으니까요. 저, 첫 영상부터 계속 봐왔었거든요.”


 “내 첫 영상까지 알고 있어?”


 “네. 그때는 F코드 잡는 거에 고생하고 계셨잖아요.”


 “맞아.. 그랬지. 정말 그때의 나를.. 알고 있구나.”


 저를 바라보던 시선을 갑작스레 돌리는 고토씨. 제 시선이 안 닿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버렸기에 어떤 표정을 짓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고토씨를 바라보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저를 지긋이 바라보더니 씩 미소 짓더니 말없이 저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습니다. 


 “에.. 에?! 무.. 무무슨..??”


 알 수 없는 고토씨의 행동에 저는 적잖아 당황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고토씨의 점점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두 손으로 저의 머리를 헤집고, 헝클어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에..? 에에에에?! 에에에?!”


 얼마 만진 것도 아닌데 순식간에 머리가 폭탄 맞은 것처럼 붕 떠올라버렸습니다. 천장을 뚫을 기세로 올라가버린 머리를 어떻게든 정리하고 싶어서 저는 두 손으로 허둥지둥 제 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너.. 너너너너무해요오..! 머리 다시 정리해야 하잖아요..!”


 “크.. 크흑!”


 저의 허둥지둥 대는 모습에, 미소를 짓더니 고토씨는 웃기 시작했습니다. 고토씨의 웃음에 카페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져 저는 얼굴이 사과처럼 새빨개져 버렸습니다.


 “웃지 말아주세요! 다른 사람들이 보잖아요!”


 “푸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


 저의 반응에 더 웃기 시작하더니 폭소해버리는 고토씨의 모습에 조금은 화가 났습니다. 아니, 정말 화가 나서, 볼을 부풀린 채로 뭐라고 한 마디 할려고 했지만, 정말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토씨는 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바보네! 이렇게 재밌는 반응을 해주는 사람을, 어떻게 친구로 만들 생각을 안했지?”


 “..네?”


 저는 고토씨의 말이 이해가 되질 않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그제야 웃음이 진정이 됐는지, 고토씨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키타..라고 했었지? 커뮤증이 뭐 어때! 지금은 그것도 개성인거지. 그거 하나 이해 못해주고 떠난 걔네들이 손해 본 거지. 너가 나쁜 게 아니잖아.”


 “에.. 네?”


 “뭐 너는 정작 진짜 친하게 지내고 싶었을 지도 모르지만.. 실패해버린 일을 미련하게 붙잡을 필요는 없다고 봐. 지나버린 일들을 하나씩 돌아봐버리면 나조차도 자존감이 낮아져버리니깐. 아니, 그게 오히려 메리트라고 봐! 그 사람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거잖아? 난 다른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니깐!”


 고토고토옹~! 무지개가 강렬하게 고토씨의 뒤에서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무지개 공격에 저는 두 눈을 가리고 고토씨에게 말했습니다.


 “저.. 너무 눈부셔요.. 무지개 좀 없애주세요..”


 “아, 미안.”


 마치 옛날 등기구 마냥 무지개 뒤에 달려있던 줄을 당기더니 빛을 잃었습니다. 저는 매우 놀라 물었습니다. 그거 조절도 가능한 거였나요? 저의 물음에 고토씨는 해맑게 긍정했습니다. 엉, 최근에 조절 가능해졌어! 좋지! 고토씨의 해맑은 반응에 저는 그저 헛웃음만이 나왔습니다. 고토씨는 무지개를 없애더니 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러니깐. 난 지금 있는 그대로의 너가 마음에 드는 걸. 사람마다의 견해 차이라고 생각 해. 뭐 때문에 그런 성격이 됐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 녀석들이 보는 눈이 없던 거지! 신경 쓰지 마!”


 “커피 나왔습니다~”


 “아! 네. 카드가.. 여깄습니다!”


 고토씨는 포장된 커피를 받고 카드를 건네던 도중, 저에게 또 다시 말을 걸어옵니다. 아, 그렇다면 내가 혹시 첫 번 째 친구인가? 씨익 웃으며 저를 바라보던 투명한 눈을, 저는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내 지금의 모습.. 그대로가.. 마음에 든다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탄산과도 같은 청량함을 가진, 그러한 사람이라고는 영상을 보면서 알고 있었지만 막상 맞 닿아보니, 화면 너머로 봤을 때와는 다른, 신기한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화면 너머로 바라본 이들은 현실에선 다르지 않을까. 다르게 대해주지 않으실까 멋대로 생각했었지만 저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저를 이해해줍니다.


 그러나, 그 끝에 있는 그녀의 본질은 역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타를 치던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며, 포기하지 말라고 미소 짓는 소녀의 모습이, 그리고 저 같은 사람 또한 해맑게 긍정해주는 그녀는, 늘 저를 위기에서 구해주는, 저의 히어로였습니다.


 “...이해해주셔서.. 고마워요.”


 가슴 속에서 따뜻하게 올라오는 포근한 감정이 느껴져,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고토씨는 저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녀의 행동이 이상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의 얼굴 전체를 바라보자, 한쪽 귀가 새빨개진 게 보였습니다. 열이 있으신가? 고토씨는 말 없이 포장된 커피를 집더니 저를 두고 빠르게 커피숍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 같이 가요! 고토씨! 커피도 한 잔 만 들고 가시면 어떡해요!”


 고토씨~! 저는 포장된 커피들을 전부 들고 그녀를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남겨진 점원은 점점 멀어지는 키타와 고토를 바라보더니, 혀를 치며 말했다.


 “앰병 지x.."


 뒤져야지. 점원은 주섬주섬 카운터 아래 숨겨뒀던 밧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고토씨의 뒤에 숨어 조심스럽게 길거리를 걸었습니다. 의식을 잃은 저를 시모키타자와 주변까지 끌고 와줬다는 사실에 고토씨에게 나름의 감사 인사를 건네고 싶었지만 말 할 타이밍을 놓치고, 점점 사람이 많아져버리고 말아 움츠러 들어버려 지금은 뒷모습을 졸졸 따라가는 아기 오리처럼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 그렇게 붙지 말아 줄래..? 키타..?”


 “그.. 그치만 여기 길은 잘 모르는 걸요.. 그리고 떨어져 있다가 누군가 다가오더니 묻지 마 살인마처럼.. 갑자기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찌르면 어떡해요..!”


 “상상력 풍부하네! 재밌어! 심지어 장르는 스릴러! 재밌는 상상이긴 한데.. 불편하니깐 떨어져 줄래? 나 커피 들고 있는데.. 얼마 안 남았으니깐 그렇게 위험하지도 않다구? 응?”

 

 “무리에요오..”


 울상을 짓는 저의 모습을 보고는 석연찮은 표정을 짓는 고토씨는 작게 한 숨을 내 뱉었습니다.


 “뭐, 진짜 얼마 안 남았으니깐 그냥 이대로..”


 “저기~”


 “히이이익!”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말을 걸어온 건 한 남성이었습니다. 묻지 마 살인마의 속삭임이 분명했습니다. 제가 놀라는 사이, 남성은 크로스 백에서 무언가를 꺼내려고 뒤적이며 사악한 미소를 띄며 천천히 다가오는 남성에게 저는 겁을 먹고 말아버립니다. 그 남성의 천진난만한 미소에는 살기까지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칼이야.. 분명..! 분명 칼이야아아아!! 찔릴 거야.. 분명 찔릴 거야..! 그리고 살인자는 귓가에다 대고 말하겠지..! 건방지게 내 눈 앞을 거슬리게 한 네 녀석을.. 네 녀석들의 배를 갈라서 분쇄해 죽이겠다면서..! 칼부림이.. 칼부림이 일어날거야아..!!! 기야아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남성은 한 종이를 꺼내 들더니 두 손으로 공손하게 고토씨 앞으로 종이를 내밀었습니다. 저는 예상치 못한 남성의 행동에 당황해버리고 맙니다.


 “에?”


 “싸인 해주세요! 기타 히어로!”


 “아~ 예전 라이브 하우스 놀러 오셨던 분이시군요. 언제나 라이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적어드릴게요~”


 능숙하게 남성이 건넨 종이를 받더니 싸인을 하는 고토씨, 순식간에 싸인을 마치고 남성은 감사합니다라며 인사를 하더니 싸인지를 받고 기뻤는 모양이었습니다. 총총걸음으로 즐겁게 뒷 배경으로 사라지는 남성을 바라보고, 저는 멍하니 고토상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여.. 역시.. 기타 히어로오..!”


 감동이에요! 저는 작은 강아지처럼 눈을 빛내며 고토씨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작게 쓴 미소를 짓는 기타 히어로는 곤란한 듯 말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사랑받는데, 좀 더 열심히 해야겠지. 고토씨가 작게 중얼거린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 해 저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아냐. 아무것도. 자자 가자고.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깐.”


 “아.. 네.”


 고토씨의 쓴 미소에 의문점이 많이 남았지만, 생각은 접어두고 조용히 고토씨의 뒤에 바짝 붙어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사정이라도 있으시겠지. 저의 행동에 귀찮아해도 저를 신경써주는 고토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안고 계속해서 따라갔습니다.






 “후아~ 드디어 왔네! 여기야! 우리 라이브 하우스 본진!”


 쨘~하며 고토씨의 두 손으로 스태리의 입구 방향을 가리키며 소개시켜주었습니다.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지하실로 연결되는 스태리의 간판은 특유의 LED등이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지하로 들어가는 길이라 저에게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나 다름없는 영광스러운 장소였습니다.


 그래야 했습니다만.


 “오.. 오오..”


 저는 고토씨에게 호응하듯 감탄사를 흘리며 손바닥을 쳤습니다.


 그것이 마냥 좋다는 감정만을 담은 건 아니었습니다.


 라이브 하우스에 내려가면 다른 이들을 만나야하고, 새로운 인연이 시작됩니다. 기타 히어로, 고토씨는 절 있는 그대로 받아주었지만 다른 멤버분들과 사람들이 그럴 거라는, 막연한 환상이...과연 존재할까요? 그렇기에 박수를 치면서도 저는 불안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조금은 떨려오는 손과 다리. 처음 만나는, 새로운 인연들에 저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


 불안해하던 저를 빤히 쳐다보던 고토씨는, 갑자기 제 손 목을 잡습니다.


 “엣?”


 “자! 드가자~!”


 “으에에에에에에엣!! 마마마마음의 준비가아~”


 제 손 목 붙 잡고 잡아당기며 스태리의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스태리의 입구를 열고, 고토씨는 해맑게 인사를 날립니다.


 “나 왔어~! 점장~”


 “존댓말 어디 갔어. 존댓말. 오? 뒤에 있는 앤 누구냐?”


 “흐에.. 에에.. 에에에에.. 서.. 설마아!!!”


 스태리 입구 정면에서 좀 떨어진 거리에서 보이는 한 여성, 특유의 긴 장발의 노란 머리와 날카로운 눈매, 스태리의 주인, 기타 히어로의 스승! 전설의 기타리스트! 세간에선 오차노미즈의 악마라는 악평도 있지만 이 분이 없었다면 제가 알던 기타 히어로는 없을 정도로 기타 히어로에겐 정말 중요한 인물입니다. 제가 만나고 싶어 했던 2번째 인물을 만나버리고 말자.


 “후.. 후으...!”


 “에?”


 “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저는 고토씨를 만났던 것처럼, 말로 표현하지 못 할 감격스러움이 몰려와 또 다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저의 우는 모습에 이지치 세이카님이 당황해버리고 맙니다.


 “에? 에에? 얘 왜 갑자기 울어?! 내가 뭐 잘 못 했어?”


 “아아~ 또 이런다. 울면 안 돼~”


 갑작스럽게 가방에서 딸랑이 두개를 꺼내 들더니 흔들며 저를 위로하기 시작하는 고토씨, 그럼에도 울음을 멈추지 않자 저에게 입마개 하나 저에게 물리는 고토씨. 저는 입마개를 물어버리고 말아 울음소리를 멈출 수 있었지만 눈에서 나오는 눈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째서 이런 걸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갓 태어난 아기마냥 입에 문 걸 쭙쭙거리고 있자 세이카님은 저를 언짢은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특이한 애네.”


 “내 팬이래! 소개할게. 얜 키타 이쿠요. 내 초기 팬! 이번 학교에서 만난 첫 동급생 친구.”


 “헤에.. 그래.”


 시큰둥한 반응이 돌아오자 재미없다는 듯이 노려보는 고토씨. 저는 제가 꿈에 그리던 장면을 눈에 목격해버리고 말자 제 안에 숨어 있던 어두운 감정이 떠오르고 맙니다.


 ‘그래..! 그래에에...!!!!!!! 이 케미야아아아!!!’


 세간, 어두운 부분의 인터넷 게시글에는 이러한 설이 돌고는 합니다. 실은 고토씨와 세이카님 서로 좋아하는 게 아니냐는 그러한 망상 설이. 처음 봤었을 땐 물론 진심으로.. 반쯤 농담으로 받아드렸지만 너무나 확실한 정황들과 카리스마 있는 둘의 만남이 계속해서 떠오르게 돼자 저 또한 자연스럽게 어둠 팬클럽의 인원이 됐습니다. 실은 서로 좋아하면서도 거리 조절을 위해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이러한 케미는 보는 이들을, 절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연애 소설과도 같은 만남... 금단의 스승과 제자의 질척질척한 연애 관계...! 그래.. 공격은 기타 히어로... 수비는 세이카님..! 실은 고토씨의 밝음에 좋아하면서도 츤데레처럼 시큰둥한 척 하지만 내심 좋아하면서도 다가오지 않으면 멋대로 시무룩해져버리고는 더더욱 내칠려고 하는 세이카님..! 그런 예민한 성격에도 무심한 척 하며 다가오는 기타 히어로..!’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마세요. 세이카씨.]


 갑작스러운 기타 히어로의 태도 변화에 당황해버리고 마는 세이카님. 


 [이.. 이러면 안 돼..]


 거절하듯 밀쳐내려 하지만 내심 기대하는 세이카님이 반대로 힘 없이 밀쳐져버리고... 기타 히어로의 날카로운 공세에 결국 무너지듯 침대에 무방비하게 누워지는 세이카님에게 귓가에 입을 대고 마무리 대사를 속삭이는 기타 히어로...!


 [확, 잡아 먹어요?]


 꺄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오타쿠 본능이 터져 나와 물고 있던 입마개를 던져버리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고토씨는 이번엔 당황해버리고 맙니다.


 “에? 에에? 이번 엔 갑자기 왜 그래? 키타!”


 “얘 원래 자주 이래?”


 “실은 나도 만난 지는 얼마 안 돼거든.. 그래서 후타리 울음 그침용으로 들고 다니던 딸랑이랑 입마개를 썼는데.. 이번엔 나도 잘 모르겠어! 키타.. 정신 차려 봐!”


 “재밌는 반응 하네. 얘.”


 “재밌는 것도 있긴 한데. 얘 기타랑 보컬도 칠 줄 안 데서 데려온 건데.. 점장도 도와주지 않을래..?”


 “반말 찍찍 싸대는 녀석에게 도울 손은 없는데 어떡하지.”


 “으으..! 키타.. 정신차려어..”


 “죽어도 고칠 생각은 안하지..?”


 저의 폭주를 말리기 위해 아둥바둥거리는 고토씨, 그 뒤로 재밌다는 듯 방관하는 세이카님. 혼란으로 가득 차버린 스태리의 입구에서 무덤덤하게, 누군가가 세이카님의 뒤에서 말을 걸어옵니다.


 “입구가 소란스러워서 와봤는데, 무슨 일이야. 언니.”


 시크한 말투. 날카로운 눈매. 약간 퍼진 후드를 입은 긴 장발 머리의 미소녀였지만, 남성스러운 분위기를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세이카님의 분위기를 많이 닮은, 한 소녀가 세이카님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덤덤하게 세이카님의 어깨에 손을 걸치는 소녀를 본 고토씨는 마침 잘 됐다는 듯 소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아! 니지 선배! 보지 말고 좀 도와줘요..!”


 “내가 데려왔잖아. 내가 책임져야지. 안 그래? 언니?”

 

 “어깨에 손 올리지 마라. 니지카.”


 “칫. 네에~”


 딸랑~하는 소리와 함께 저희가 들어온 입구에서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검은 스타킹에 푸른 복장이 잘 어울리는 푸른 단발의 소녀, 이쁘장하게 정리된 속눈썹과 눈물 점, 그리고 목 주변에 검은 리본이 묶여 있는게 잘 어울리는 소녀. 니지카라 불리는 소녀는 푸른 단발 머리의 소녀의 등장에 예리하던 표정을 풀어버리고 반갑게 말했습니다. 저 또한, 모르는 사람들의 등장에 의식이 깨어나 버리고 맙니다.


 “오! 료 드디어 왔구나아.”


 “응! 미안해, 많이 늦었지? 니지카. 저 왔어요~ 점장님. 어라? 얘는 누구야?”


 “에..에?!”


 갑작스럽게 모르는 사람들이 늘어나 버리는 이 상황, 저는 당황스럽게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해맑게 웃는 료라는 사람의 웃음, 시크하게 저를 쳐다보는 세이카님과 니지카라는 소녀. 그리고 제가 깨어난 걸 보고 안심한 듯, 저를 바라보는 고토씨.




 저희들의 이야기.


 결속 밴드는 저의 커다란 운명은 여기서부터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멈춘 시계의 초침이, 움직이는 것처럼.







 

 

An error has occurred. This application may no longer respond until reloaded. Reloa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