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입문 기린이를 위한 기타를 이해하는 글

ㅇㅇ(119.204)
2022-12-20 02:18:50
조회 4634
추천 32

요즘 기린이 기추글도 많이 보이고 지판외워야하나요 코드외워야하나요 크로매틱해야하나요 곡카피해야되나요 뭐부터해야하나요 이런 질문들 많은 것 같아서 한번 써 봄.


나도 독학충에 기좃밥이라 부정확하거나 왜곡된 설명이 있을 수 있는데 지적해주면 고맙겠음


일단 이 글은 기타를 잘 치는 방법이나 화성학 등과 같이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기린이들이 많이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 동시에 좀 더 음악, 기타에 친숙하게 접근했으면 해서 작성된 것임을 알아뒀으면 좋겠음. 


-음악과 언어의 대치


 내가 설명 듣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접근방식인데 음악을 언어에 대입시켜서 생각해보는거임. 기본적으로 음악과 언어는 공통점이 여러 가지 있어서 계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기린이가 이해하기에는 가장 쉬운 접근방법인 것 같음. 


 언어의 사전적 정의는 

[사상·감정을 나타내고 의사를 소통하기 위한, 음성·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 이다.


 음악의 사전적 정의는

[박자, 가락, 음성 따위를 갖가지 형식으로 조화하고 결합하여, 목소리나 악기를 통하여 사상 또는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 이다.


 읽어봤으면 알겠지만 상당히 비슷한 맥락의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우리 기린이들은 낯설게 느껴지는 음악의 다양한 용어들을 낯익은 언어의 용어들로 바꿔서 생각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각 지판의 음정들을 살펴보자. 일반적인 일렉기타는 22프렛 6줄로 구성되어있다. 이걸 곱하면 732인데, 총 운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732개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정도 기타를 쳐본 똑똑한 기린이들이라면 알다시피 기타의 음은 단순히 732개로 나뉘어지지는 않고 제일 낮은 6번줄 개방현의 E부터 가장 높은 1번줄 22프렛의 D까지 4옥타브 정도의 음을 연주할 수 있다. 


 이 각 프렛의 음들을 '단어'라고 생각하자. 우리가 영어를 배울 때를 생각해보면, 온갖 영어단어들을 참 많이 외웠지? 왜일까?? 그건 단어를 알아야 문장을 알고, 문장을 알아야 글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도 똑같다. 각 지판의 음들이 무슨 음을 내는지를 우선 알 수 있어야 그 음들을 조합한 코드, 음과 코드를 조합한 곡을 연주할 수 있는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흐름을 무시하고 곡부터 무작정 연습하다간 그 기타 한 달 안에 당근마켓이나 뮬에 올리게 될거다.





두 번째는 코드이다. 

 코드란 2개 이상의 음정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화음을 의미한다. 윗 문단에서 음정을 단어라고 했으니 단어들이 두개 이상의 조합으로 이루어진것은 문장이겠지. 

단어를 수백 개, 수천 개 알고 있어도 그 단어들의 조합으로 문장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참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하겠지? 이런 사람들을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애들도 있을텐데. 바로 대부분의 우리들이다. 영어단어를 수백 개 알고 있지만 그걸 조합해서 기본적인 쉬운 문장이 아닌, 어렵고 다양한 문장을 척척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기타도 마찬가지로 각 줄이 무슨 음계를 나타내는지는 알고있는 사람은 많지만, 그걸 스스로 조합하여 다양한 코드를 만들어내고, 적용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영역이다. 그런 사람들이 코드를 조금이나마 쉽게 익히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주입식으로 때려 박아야한다. 이미 만들어져있어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다양한 코드들을 외우는 것이다. how are you에 im fine thank you, and you가 나오는 것 처럼 어떤 노래에서 무슨 코드 뒤에는 무슨 코드가 들어가고, 어떤 느낌을 주는지 같은 흐름 정도는 기린이때 탐구해 봐도 좋은 공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세 번째는 크로매틱(스트로크&피킹) 연습이다.

 크로매틱은 반음씩 올라가는 반음계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크로매틱 연습'이라고 말하고 줄을 1,2,3,4,3,2,1과 같은 방식으로 한 프랫(반음)씩 연결하며 연주하는 연습법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로크는 피크로 줄 전체(또는 일부)를 업이나 다운으로 치는 것이다. 


크로매틱이나 스트로크는 각 음을 정확하게 운지하며 연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연습인데, 단어를 읽는 방법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


 아무리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외운다고 한들, 글로만 익히고 말로 할 줄을 모른다면 그 언어를 할 줄 아는게 아니듯, 아무리 이론적으로 음계를 마스터하고, 코드를 외운다고 해서 원할 때 그 코드나 음을 짚고 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그건 기타를 못 치는거다.


 그렇다면 양 손의 주법 테크닉들(해머링 온, 슬라이드, 밴딩 등)은 무엇을 의미할까? 뉘앙스나 발음, 제스처 등 그 언어를 더욱 더 고급스럽게, 현지인 처럼 구사할 수 있게끔 해주는 방법들이다. 곡 카피를 해본 기린이들, 특히 녹음해서 들어본 애들은 알겠지만 아무리 따라하려고 연습을 해도 격차를 줄일 수 없는 그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그게 바로 이 테크닉과 관련된 문제이다. 이 보이지 않는 벽은 인종, 환경, 마약, 경력 등 다양한 요소들에서 차곡차곡 쌓여서 기린이들은 절대로 뛰어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걸 기타친지 끽해야 몇 개월, 1~2년따리들이 뛰어넘을 수가 있겠냐? 절대 없다. 


 그런데 사실 이 벽이 존재하는 것에 별 문제는 없다. 왜냐하면 그 전에 설명한 음정, 코드, 크로매틱 연습 등은 하나도 안한다면 사실상 연주가 불가능하겠지만 이 테크닉들은 본인의 입맛에 맞춰서, 그때그때 다르게도 구사할 수 있는 보조적인 영역이라 완전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느낌만 주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살려서 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곡카피이다.

 곡카피는 생각해보니 깔끔히 대치할 말이 없는 것 같긴 한데, 대충 남이 쓴 글 베껴쓰기라고 생각하면 맞을 것 같다. 조등학교, 중학교 한문시간에 개같은 한자들 10번씩 쓰기 이런거 해본 애들이면 알텐데, 인식이 없이 단순히 따라쓰기만 하는 것은 전혀 공부가 되지 않는다. 손만 아프고 시간만 낭비하는 행위에 가깝지. 하지만 어느정도 머리에 인식은 될거다. 빡대가리가 아닌 이상은. 먼가 맥락이 좀 이상해 진 것 같긴 한데, 곡카피도 비슷하다. 그냥 타브보고, 유튜브 강의영상보고 손가락 움직이는것만 따라하면서 이 멜로디의 음정의 연결은 어떻게 됐는지, 코드 진행은 어떻게 됐는지, 스케일은 어떤 스케일을 사용했는지조차도 알려고 하지 않을거면 그냥 힘들게 외우려 하지말고 편하게 노래틀어놓고 에어기타나 쳐라. 


 곡 카피를 하지 말라는게 아니고 앞서 말한 기초적인 부분을 병행하며 카피를 하라는 거다. 그런 거 없이 냅다 카피만 때려박으면서 칠 줄 아는 곡만 늘린다면 기타솔로를 직접 짜거나 즉흥솔로같은 영역에 들어서기 상당히 힘들어진다.


기타를 샀는데 뭐 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으면 이 글 보고 한 번 생각해봐라. 단어연습에 중점을 둘지, 문장을 연습하며 단어를 함께 공부할지, 읽는 연습을 먼저 할지.


새벽에 갑자기 생각나서 써봤는데 잘 읽힐지도 모르겠고 쓰다보니까 시간이 늦어져서 묻힐 것 같기도 한데 한 명이라도 이 글 보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틀리거나 이상하게 쓰여진 것 같으면 댓글부탁. 반응 좋으면 다른 부분도 한 번 써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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