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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쉬 인터뷰 - 1992 기타 월드 /前편
노래기
2023-06-12 12:46:25
조회 585
추천 15
슬래쉬는 요새 들어 경찰 드라마 악당들이나 묵을 법한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한 아파트에 머무르고 있다.
골프복 차림의 중간관리직들이 머리를 단정하게 정돈하고 다니는 이 한적한 교외에 가끔 앰프가 울부짖는 소리 파탄을 낼 때쯤이면, 여러분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슬래쉬네 문턱에 서 있을 것이다.
문을 쾅쾅 두드리자 화제의 인물 슬래쉬가 문을 열어주며
"난 또 건물주인 줄 알았지!" 하고 반겼다.
슬래쉬의 아늑한 아수라장에 들어서자 펜더 콤보 앰프와 전축, 소리만 꺼진 텔레비전이 우리를 맞았다.
"어제 여자애들을 좀 들였었거든요."
슬래쉬의 트레이드마크인 탑 햇은 주방 언저리 쓰레기 더미 위에 놓아져 있고, 앱솔루트 한 병이 뒤죽박죽인 탁자에 올라와 있다. 이 엉망진창인 집 상태가 지난 4년간의 GnR의 상황을 보여 주는 듯하다. 마약, 성장통, 성공, 또 수많은 스캔들과 LA 폭동 - 그리고 최근엔 이지 스트래들린의 탈퇴까지.
7080 황금시대의 록 앨범들같은 야망을 지닌 두 앨범 Use Your Illusion 1과 2의 대단한 성공은 슬래쉬의 기타에 큰 빚을 지고 있다. 이기 팝, 레니 크라비츠, 그리고 마이클 잭슨과의 협연까지 성공적으로 해낸 슬래쉬다. 그럼에도 슬래쉬는 늘 쉬이 저평가받곤 하는데, 본인은 더더욱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전 테크니컬한 기타리스트가 아니죠. 속주 피킹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결국 감정을 싣고서 그걸 곡에 걸맞게 표출하는 것뿐이에요. 뭐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니 뭐니 그런 건 딱히 관심이 없어요."
슬래쉬의 장점은 감성적인 면모와 가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데에 있지만, 동시에 지루하고 늘 똑같은 일상 따위는 버틸 수 없는 것 같다. 멀끔한 집을 놔두도 이런 구석에 박혀 있는 이유는 아마도 투어 때의 버릇으로 호텔방에 묵는 어떤 룰을 유지하고 지키려는 게 아닐까?
"룰이요? 내가?" 슬래쉬는 팔을 내저었다.
그럴 리가! 슬래쉬는 언제나 바쁘게 움직여야만 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이번 투어가 끝난 휴식 기간에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을 사진에 담으러 훌쩍 떠나기도 했고, 록스타로서의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동시에 즐기고도 있다.
슬래쉬가 지닌 이 거대한 혼돈성은 건즈 앤 로지즈에도 분명히 드러난다.
S: 건즈는 제가 더프, 스티븐, 이지랑 결성했던 로드 크루에서 시작했어요. 그리고 전 액슬이랑 할리우드 로즈라는 밴드를 만들었고요. 그 둘이서 합주도 하고 찢어져도 보고 하다가 이지랑 액슬은 L.A. 건즈라는 밴드에 들어깄는데, 이게 건즈 앤 로지즈의 시작이죠. LA 건즈에 할리우드 로지즈를 더해서요. 그리고 결국 더프도 다시 들어왔고 - 그런데 액슬이랑 트레이시 사이에 뭔가 있었고, 제가 기타가 된 거죠.
GW: 이번 Use Your Illusion 앨범으로 기타리스트로서의 성장을 이뤘다고 느끼시나요?
S: 저뿐이 아니라 밴드원 전체가 한 단계 성장한 것 같아요. 우리 밴드를 둘러싼 별별 스캔들은 차치하고, 우린 언제나 음악에 진심이거든요. 그냥 돈을 갈퀴로 긁는 서커스단이 되고 싶은 게 아니고, 결국 음악을 하고 싶은 거니까요.
끔찍한 일들을 서도 없이 겪으면서 많이 배웠죠. 그리고 그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음악은 나오더라고요.
GW: 끔찍한 일들이라고 하면?
S: 그냥 뭐, 뻔하죠. 마약, 섹스, 자꾸 말썽부리는 마샬...
GW: Use Your Illusion 앨범에서 이지는 리듬 기타로, 슬래쉬 씨는 리드와 리듬으로 나뉘어서 크레딧이 등록돼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분리를 하셨나요?
S: 간단해요. 이지는 자기가 쓴 곡도 아주 심플한 기반이 되는, 그러니까 코드만 쳐요. 아주 가끔 멜로디를 치기도 하고요. "Back Off Bitch"라는 곡에서 인트오 솔로를 하나 치기도 했죠. 메인 솔로는 제가 쳤지만요. 원래 트릴을 계속 박으려고 했는데, 이게 꾸준하게 성공하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이지한테 리드를 맡겼고? 결국 더 멋있게 뽑혔죠.
GW: 그 솔로는 확실히 "요즘 메탈" 느낌이죠? 슬래쉬 솔로에선 흔치 않은데요.
S: 하하, 맞아요. 아주 뻔한 느낌이에요. E D Db D로 가는.. 그런 거요.
GW: 아르페지오가 너무 빨라서 거의 태핑처럼 들리는데요?
S: 그냥 피킹이에요. 딱히 태핑을 하진 않아요, 그냥 장난처럼 몇 번 하는 거지 진지하게 연습한 적도 없고요. 제가 생각하기에 태핑은 EVH 거예요. 따라쟁이들이 흉내나 낼 뿐인데, 오히려 이젠 에디가 그 흉내쟁이들에 밀려버렸죠.
제가 태핑을 할 때는 딱 3번 5번 프렛에서 블루지한 라인을 칠 때 15번 17번 프렛에서 태핑을 하는 정도인데, 그걸 스투디오에서 하진 않고요, 라이브에서도 안 들려줘요.
그 태핑하는 모션을 보이는 게 싫어요. 너무 판에 박힌 비주얼이잖아요.
GW: UYI 앨범은 언제부터 구상하기 시작하셨나요?
S: 기본적인 골자는 늘 갖고 있었어요. 어떤 곡들은 이지와 액슬, 그리고 제가 만나기도 전부터 쓴 곡들이었고요, 완성하지 못했던 곡들을 다시 끝낸 경우도 있고요.
GW: 작업을 시작했을 땐 스티븐이 아직 탈퇴하지 않았었나요?
S: 네. 그런데 결국 짧은 기간이었죠. 스티븐은 우리들만큼 성장할 수도 없었고, 늘 약에 절어버렸죠. 그게 록스타의 본분이긴 하지만, 너무 못 치니까 - "이번 테이크 아주 좋았는데?" 라고 해도... 구렸죠. 한동안 스투디오에서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다가 결국 그만둬버렸죠. 그래서 스티븐이 친 곡은 "Civil War"한 곡밖에 없어요. 자기 딴엔 잘 쳤다고 생각했나 본데, 너무 중구난방에 맛이 간 연주라서 엄청나게 가위질을 하고 나서야 위에 연주를 얹을 수 있었죠.
드럼이 어디서 틀렸는지 기억해서 그 엇나간 박에 기타를 쳐야 했어요.
스티븐 타일러(에어로스미스)가 물어보더라고요, "Welcome to the Jungle"같은 트랙 하나 더 기대해도 돼?" 하고요. 죄다 그런 소리를 해요. 왜 또 같은 노래를 하고 싶겠어요?
그런데 스티븐 애들러는 그냥 똑같은 거나 치고 싶어 했죠. 아마 같이 작업을 계속 했어도 망했을 거예요. 뭐라고 하고 싶다기보단, 그냥 화나는 거죠.
딱히 공개적으로 얘기한 적은 없었는데, 고소를 하네 마네같은 개소리를 하니까...
저를 무서워하면서 말예요. 13살때부터 다녔으니 제가 얼마나 그 인간을 잘 알겠어요. 대체 뭔 짓을 하는 거야? 싶어서 보면 스티븐은 그냥 겁을 집어먹고서 남들한테 "해줘" 나 하고 있는 거죠. 자기가 직접 하는 것도 아니고.
GW: 새로운 드러머 맷 소럼은 어떻게 찾으셨나요?
S: 뭐 신문 광고로 뽑을 순 없었죠. 세션같은 느낌이 아니라 같이 음악을 할 사람을 찾고 싶었어요. 그리고 컬트의 공연을 보러 갔었는데, 드럼을 너무 잘 치길래 뺏어 왔는데... 뺏었다기보단 제안을 했다고 해두죠.
그땐 정말 절박했거든요.
그렇게 맷은 5분만에 딱 우리와 맞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죠. 이상한 롹스타 끼도 없고, 약에 절어 있지도 않고요. 그렇게 한 달동안 30곡을 작업하다가 스투디오에 들어갔죠.
기본적인 틀은 30일동안 30곡을 끝냈고, 오버더빙이랑 기타를 5주동안 넉음했죠. 5주에 30곡이면 꽤 빠른 편이죠.
그리고 액슬이 보컬을 얹었고, 다시 투어를 하러 나갔어요.
그때 UYI 앨범 작업이 작살이 나기 시작했죠. 온 사방에서 중구난방으로 작업을 하는 거예요. 막 10개쯤 되는 스투디오에서.
GW: 그래서 흐름이 끊겼나요?
S: 우린 문제 없었죠. 레코드사 똥줄만 탔어요.
"대체 음반 발매를 언제 하려는 거야? 언제 끝내?" 라고 하면
"글쎄요. 끝날 때 끝나는 거죠 뭐." 했어요.
GW: 할리우드 음악계에서 지냈던 경험이 록스타로서의 삶에 영향을 미쳤나요?
S: 마약을 끊었죠. 뻔한 패턴이었으니까요. 중독자중에 돈을 더 벌거나 창작력을 유지하는 경우는 없었어요. 죽거나 망하거나 둘 중 하나죠. 그런 사람들을 봐오면서 결국 무의식적으로 느꼈나봐요.
그래서 약도 일찍 끊은 거죠. 30살쯤에 수렁이 빠져든 게 아니라...
그래도 고백하건대, 너무 맛이 가 버린 거 아냐? 라고 생각을 하기 전까진 약에 딱히 거부감이 없었죠. 제가 올해로 26살인데, 2년동안 끊고서 별일이 없었어요. 제가 뭐 잘났다는 게 아니라, 이지를 보면 말이에요, 이지는 약을 컨트롤하지 못해요.
사람은 자기대로 살아가는 게 맞지만,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완전히 고립돼야 해요. 완전 맛이 갔거든요. 마약을 안 하는 건 좋은데 아주 맛이 갔어요.
"모 아무개씨는 온사방에 토악질이나 할 때 더 재밌었어. 이젠 재미없어." 같은거죠.
GW: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는 게 탈퇴의 한 이유였을까요?
S: 지금 행복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겠죠. 마약 끊는 걸 엄청나게 힘들어해요.
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