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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쉬 인터뷰 - 1992년, 기타 월드 後편

노래기
2023-06-12 14: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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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 건즈에 이제 키보디스트로 디지 리드씨가 함께하시게 됐는데, 기타 파트를 짜는 데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S: 키보드와 함께한다는 그 컨셉트에 익숙해져야만 했어요. 처음에는 "키보드같은 게 대체 왜 필요한데?" 싶어서 디지를 좀 괴롭혔죠. 굴러들어온 돌이니까 그냥 "거기 지금 실수했네. 망했네. 그냥 키보드 빼자 그 부분에선." 하는 거죠.
물론 지금은 밴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한 축이고요, 이젠 아주 사랑을 듬뿍 느끼고 있지만 디지는 아직도 트라우마가 있을 거예요.
아, 질문에 답하자면, 키보드는 확실히 기타에 붙이기 힘들어요. 믹싱할 때 특히 그렇거든요. 키보드나 기타 둘 중 하나의 다이나믹을 희생하지 않는 게 너무 어렵죠.
앨범을 마스터링하는 데에도 시간을 엄청나게 들여서 특정한 주파수 대역이 날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힘들었고요. 이제는 키보드가, 특히 라이브에서 엄청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감상이 들어요. 아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니까요.

GW: Appetite for Destruction 앨범에 비해 아주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들어 있는데, 이런 다양성이 기타를 고르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나요?

S: 네. 한 20대정도 쓰게 됐죠. 제 메인 기타인 레플리카 레스폴도 있고, 스트랫도 쓰고, 슬라이드기타는 조 페리가 쓰던 트레비스 빈을 쓰고요. 일단 멋있으니까요. 외관이 기타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아주 크죠.
그리고 도브로도 쓰는데, 사실 제가 슬라이드를 잘 치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냥 그 특유의 소리를 쓰려는 것뿐이라.. 코드만 긁고, 뻔한 라인을 치고 하면서요. 왜냐면 제가 딱히 슬라이드기타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연습을 하지도 않았거든요.
그렇다고 레스폴로 슬라이드를 하자니 액션이 너무 낮아서 안 되고요.

GW: 트레비스 빈은 5줄로 쓰고 계신데, 몇번 줄을 잘라서 무슨 튜닝으로 쓰시나요?

S: 6번줄을 자르고 오픈 G로 써요. "You Ain't the First"라는 곡에선 도브로를 정튜닝해서 쓰기도 했지만요.

GW: 기타를 총 몇 대 갖고 계신가요?

S: 한 45대정도 돼요. 이번 앨범에 쓴 기타는 다 제가 직접 산 거예요. 앨범 제작비가 팍 뛰었죠. 키스 리처즈가 쓰곤 했던 뮤직맨 기타*를 하나 샀었는데, 약간 스트랫같으면서도 조금 더 가벼운 소리가 나죠.
(* 뮤직맨 실루엣 - 역자 주)

그리고 길드 12현이랑 드레드넛도 갖고 있고, "Breakdown"에선 밴조도 썼죠. 밴조 치는 법은 잘 몰라서 그냥 기타처럼 튜닝해서 썼어요.
깁슨 익스플로러랑 플라잉 V도 있는데, 이 둘이 제가 가진 기타중에 제일 비싸네요.

GW: 그 둘은 빈티지였나요?

S: 네, 58년에 제작된 것들이죠. 익스플로러는 앨범이 끝나고서나 사서 녹음하진 못했고, 플라잉 V는 "Knockin' on Heaven's Door"에 썼어요. 어떤 상황에선 그것만한 게 없죠.
그리고 6현 베이스 소리들도 가끔 들을 수 있으실 텐데, 조금 더 헤비한 느낌를 주려고 믹스해 넣었어요. 똑같은 짓을 Welcome to the Jungle에도 햌ㅅ었죠. 느린 부분에 코드를 긁을 때 "두 - 웅"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실 거예요. 그게 6현 베이스죠. 보통 그냥 빌려서 쳤는데, 이젠 그냥 하나 사 버렸어요.
그런데 이거 엄청나게 속을 썩입니다.

GW: 그... 그 펜더 IV*인가 하는 그건가요? 그 재규어 바디같은...
(*VI - 역자 주)

S: 네, 맞아요. 토바코 선버스트죠. 인토네이션도 사방팔방 지맘대로고, 아주 지랄이에요. 그래도 결국 칠 만한 놈을 발견해서 그걸 산 거죠.

GW: 그래도 결국 메인 기타는 깁슨 레스폴이시잖아요? 어떤 레스폴을 좋아하세요? 스탠다드인지, 커스텀인지, 아니면...

S: 스탠다드요. 58이랑 63 커스텀을 갖고 있는데, 커스텀은 너무 소리가 얇아요. 그래서 골드탑 빼곤 다 스탠다드를 쓰죠.
그리고 레플리카도 두 대를 갖고 있는데, 그중에 지브라 픽업이 제 메인 기타죠. 그걸 빌드한 양반은 지금 돌아가셨는데, 다른 레플리카도 지금은 돌아가신 양반이 만들었네요. 그래서 뭐 기타를 한 대 더 만들어 달라고 할 수가 없어요.
분신사바*도 해 봤는데 소용이 없네요.
(*원문은 위자 보드Ouija Board - 역자 주)

GW: 왜 레플리카를 쓰세요?

S: 깁슨이 만든 것보다 좋으니까요. 깁슨, 정말 사랑하지만, 또 저한테 기타를 자꾸 만들어 주려고 하는데... 소리가 이상해요. 지금도 계속 기타를 만들어 준다고는 하고 있으니 더 기다려 봐야죠.
여하튼 그래서 지금은 빈티지 깁슨을 쓰고 있는데, 지금까지 있는 기타들을 모으는 데에 한 40만불정도 썼어요.
그리고 깁슨한테서 받은 세 대가 있죠. 처음에 받은 두 대랑 나중에 받은 골드탑이요. 물론 그것들도 라이브에서나 쓰지 스투디오에선 못 써요. 그냥 부족한 거죠.*
(*원문은 They're not good enough인데, 깁슨의 카피를 생각해 보면 웃겨서... -역자 주)
전 톤에 한해선 확실한 기준이 있어요. 코드를 딱 긁었는데 따듯함과 쨍함의 밸런스가 안 잡혀 있으면 그 기타는 치기가 싫어요. 로우엔드가 너무 깊거나 하이가 너무 쏘거나 하면 치면서 짜증이 나죠.

GW: 비씨리치도 쓰셨었죠?

S: 제가 처음으로 샀던 제대로 된 기타가 비씨리치 모킹버드였죠. 전당포에 맡겼는데, 되찾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LA 클럽 캣하우스에서 만난 사람한테 한 대를 또 사서 "You Could be Mine" 뮤직 비디오에 썼더니, 비씨리치 측에서 아주 흡족해하면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트레몰로 없는 것 좀 달랬죠. 그놈의 플로이드 로즈 말이에요. 서스테인이 다 죽어 버려요.

GW: 제일 유명한 리프 "Sweet Child O' Mine"은 어마어마한 서스테인이 인상적인데, 뭔가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나요?

S: 아뇨. 그냥 라이브로 해도 잘 나고, 레스폴이 원래 서스테인이 좋죠. 스테이지 어드메 딱 한 군데에서 G현을 치고서 10분도 더 소리를 낼 수도 있어요.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이죠.

GW: 리프에 얽힌 뒷이야기같은 거라도 있나요?

S: 원랜 그냥 장난으로 쓴 곡이었어요. 세탁기랑 쇼파정도나 딸린 집에 살던 시절이었는데, 밴드를 시작하고서 점점 바빠질 때쯤 그 리프를 치고 있으니까 이지가 코드를 깔고, 액슬이 노래를 얹었죠. 이 병신같은 노래 그만 좀 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네요.

GW: 픽업은 뭘 쓰시나요?

S: 시모어 던컨 알니코 II랑, 빈티지에 박힌 PAF죠. 빈티지는 당연히 가만히 두는 게 맞으니까요.

GW: 헤드폰으로 듣는 걸 못 참아서 베이직을 끝낸 다음에 리컷을 하신다고요?

S: 헤드폰으론 못 듣겠어요. 헤드폰 쓰고 녹음한 것들을 다 지워 버린 적도 있죠. 전 이펙터는 딱히 안 쓰는 대신 룸 자체의 리버브같은 걸 쓰거든요? 그래서 스피커의 방향을 틀어서 써요. 코앞에서 치는 건 싫고, 그래서 헤드폰은 더더욱 말이 안 되죠.

GW: 앰프는 거의 마샬을 쓰시나요?

S: 네, 캐비넷 하나 헤드 하나 있죠. 스투디오에선 그것만 써요. 메사 부기도 리드 칠 때 가끔 썼었고, 라이브에선 마샬 스택을 두 대 써요, 하나는 클린 하나는 게인용으로요. 제 기타 테크니션 아담 데이가 앰프를 중간중간 바꿔주죠. 왜냐면 풋스위치를 쓰기엔 제가 어디서 칠지도 모르고, 와우 쓰는 것도 벅차요. 그래서 와우를 네 대 두고 공연하죠.

GW: 와우는 뭘 쓰시나요?

S: EMB 오디오의 커스텀 제품을 써요. [슬래쉬는 XLR 커넥터로 중앙 컨트롤 모듈에 와우 4개를 연결해서 쓴다 - 기타월드 주] 각각 다 다른 소리를 내 주죠. 그러다가 스투디오에서 크라이베이비 소리를 내고 싶으면 그냥 크라이베이비를 쓰기도 하고요.

GW: 기타줄은 뭘 쓰시나요?

S: 어니볼 010이요. 피크는... 아마 여기 있을 텐데... [뒤죽박죽인 쓰레기더미 테이블을 뒤적이며] 그냥 제일 두꺼운 걸 써요. 토텍스중에요. 여기 있네요, 누가 준 거예요. 그냥 스탠다드죠.

GW: 이번에 내시는 펑크 EP에 대해서 한 말씀 해 주신다면?

S: 그냥 좋아하는 곡들을 묶은 거예요. 섹스 피스톨스 "Black Leather"나 피어의 "I Don't Care about You"라든가.. 지금 여섯 곡이 나와있고 하노이 락스도 할까 해요.

GW: 펑크에 제대로 물들였다는 생각을 하시나요?

S: 당연하죠. 그냥 펑크가 요새 힙하니까 옷도 좀 입고 기타도 다르게 쳐야지 - 같은 수준이 아니라 그냥 펑크 정신이란 게 제가 참 좋아하는 거죠.
그런데 그런 건 첫 해에나 멋있지, LA에 도착할 때쯤 돼선 그냥 게이같았어요. 멋있는 밴드들이 있긴 했지만 그냥 어깨에 힘이나 들어가 있는 것들이었죠. 그때쯤 연주를 시작해서 스타우드랑... 지금은 그 캐세이 드 그란데? 라고 불렸던 차이나 클럽 말예요. 거기가 제일 멋있는 놈들이 가는 곳이었죠. 그 특유의 반골 정신이 참 좋았어요. 여자애들도 좋았고, 그 정신도 참 좋았죠.
제 자신이 딱히 폭력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그 정신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저희 밴드 라이브에서도 한 축을 담당하눈 부분이에요. 세시간동안 벽을 허물고 그냥 멋있게 쫘자장 하는 거죠. 물론 사람들이 서로를 두들겨 패는 건 싫지만요.
당시 펑크 씬이란 게 엄청나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어요. 특히 더프한테요. 전 가끔 그 펑크 정신이 다시 돌아와서 레코드 산업을 박살내줬으면 싶기도 해요. 뻔함에서 벗어나려고 별 돈의 돈을 다 썼는데, 결국 우리가 뻔한 애들이 돼버리더라고요. 첫 앨범이 성공하고선 갑자기 건즈 활동이 재미가 없어졌어요.

건즈는 "술집에나 가서 담배 한 보루 뜯고 기타 하루종일 치는" 그런 정신이어야 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다음 앨범에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는가봐요.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답답해요. 우린 머틀리 크루가 아니라고요. 좀 위험한, 그런 느낌을 줄 수 있어야만 레코드를 팔 수 있는 건데 말이에요.

GW: 그 ​위험함​이라는 게 참 우습게 들리는데요.

S: 맞아요. "지금 난 존나 위험해질 거야! 은행에서 돈 찾기 전까지만."

GW: 60년대에 롤링 스톤즈가 있었다면 90년대는 건즈일까요?

S: 모르겠어요. 그런 식으로 프레임이 씌워지긴 하지만요. 그래서 롤링 스톤즈랑 협연을 했나보죠. 물론 같이 공연하는 거 좋지만 그렇게까지 만나고 싶진 않았어요. 파파라치가 너무 많았죠. 그냥 반골 보이밴드가 또다른 반골 보이밴드를 만난다? 좆같은 소리예요.
스톤즈는 제가 언제 들어도 만족하는 밴드예요.
ACDC나 에어로스미스나 스틸리 댄 같은 밴드들은 딱 듣고 싶은 순간이 있는 느낌이라면, 스톤즈는 언제 들어도 좋아요. 제가 무인도에 떨어진다면 롤링 스톤즈 음반을 들고 갈 거예요.
하지만 스톤즈를 따라한다거나, 그런 건 생각해 본 적도 없죠.

GW: 최근에 레스 폴 씨를 만나셨다고요?

S: 네. 헌정 앨범에도 연주를 했는데, 아직 발매는 안 됐어요. 그 프로젝트가 전반적으로 좀 정돈이 안 된 느낌이긴 했지만 뭐 어쩌겠어요.
이기 팝이랑 케니 아로노프랑 했죠. 프렛리스 베이스를 페르난도 손더스가 쳐주긴 했는데 맘에 안 들어서 더프를 다시 시켰죠. 레니 크라비츠는 백보컬을 하고요.

GW: 레스의 노래를 커버했나요?

S: 아뇨. 원래 건즈용으로 썼던 노래를 올렸어요. 스티븐이 칠 수가 없었던 곡이었는데, "Burnout"이라는 제목의 슬로우 블루스 셔플이에요. 물론 이젠 이기 팝이 보컬을 맡았으니 좀 달라졌겠죠?

GW: 레스 씨를 만나셨나요?

S: 네, 잼을 했죠. 그리고 엄청나게 겸손해지는 경험이었어요. 레스랑 밴드는 정말 말도 안 됐죠. 코드를 치는데.. 아니, 그 코드를 그렇게 치는 게 말이 되나 싶어요. 그리고 정말 좋으신 분이에요. 재밌고, 독특하고, 또 매우 현명하시고요.
그리고 이 헌정앨범 전에도 전화를 한 번 받았었죠. 한 시간정도 얘기를 나눴었는데.

GW: 복고정신의 선두가 되는 록커라는 이미지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 딱히 그런 생각은 안 해 봤어요. 그낭 제가 한 작업물들이 좋을 뿐이고, 대부분은 그낭 즉흥적인 아이디어였죠. 첫 앨범에선 하나하나 공들여서 라인을 짰지만, 이번 앨범은 그냥 녹음 당일날에 짰어요. 그래서 곡마다 특유의 유니크한 가치가 있죠. 오버더빙도 한번에 다 끝내버리고요.
그렇게 녹음하면 문제가, 기억을 할 수가 없어서 라이브에서 다르게 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전 기타리스트로서는 조금 허접하다고도 생각해요. 진심으로 음악을 하는 기타리스트인 것이 자랑스럽지만서도, 제가 뭐 어떤 새로운 지평을 연다거나 한 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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