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헥스작문대회]윗집 거유녀가 나보다 기타를 잘 친다.
창밖에는 새들이 날아다닌다.
‘새의 조상은 공룡이라던데…티-렉스…’
새의 이름이 뭘까 생각하며 실없는 몽상에 흠뻑 취해 있는 와중, 뒤쪽에서 켜놓은 것도 잊고 있던 유튜브 소리가 귀에 꽂힌다. 그것도 다름 아닌 기타연주 소리가.
늘상 듣던 씹덕노래 연주를 듣고 있으니, 끊어진 줄을 갈아 끼우는 것도 잊었던 [마이 기어]가 희끄무리하게 옆 시야에 잡힌다.
‘아니 잠깐, 내가 유튜브를 켰던가? 그런 기억은 없는데.’
마치 내 바로 뒤에서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에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지만, 이내 소리가 윗집에서 난다는 것을 깨닫고는 놀라움과 짜증이 반씩 섞인 한숨을 내쉰다. 무식하게 젖만 큰 윗집 여자가 또 기타를 치고 있나 보구만.
보나마나 기타에 젖통 얹고 연주하고 있겠지.
“가뜩이나 방음 안 되니까 치지 말라고 얘기 했는데…”
여자가 기타를 칠거면 베이스 들고 근음이나 깔던가, 왜 시끄럽게 일렉을 치고 난리일까. 한때, 기타쟁이들을 풍미했던 [봇치-더-락] 이후로, 기타치는 여자들이 늘어났다.
딱히 여성혐오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기껏 기타며 앰프며, 별지랄 다 해놓고 F코드가 안 뚫려서 기타를 포기한 반면, 나보다 기타를 늦게 시작한 것 같은데도 벌써 저렇게 수준급 연주를 선보이는 윗집 여자에게 질투가 나서 더욱 아니꼽게 보는 것은 아닐까 지레짐작 할 뿐. 여자보다 기타를 못친다는 열등감이 생기기도 했고.
‘아- 이젠 기타만 봐도 질린다 질려. 저딴 게 인생에 뭔 도움이 된다고.’
라며 자기위로를 해 보지만, 아직 마음 한 켠에는 기타를 잘 치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애써 무시할 뿐.
“…….”
수학자들은, 심지어 수학에 식견이 없는 사람 중 몇몇도 세상이란 절대적으로 지켜지는 규칙… 그러니까 일종의 함수라고 말한다.
요컨대, 세상에는 상식적으로 이행되는 법칙이 분명히 존재 한다는 말이겠지.
그렇다면 나는, 그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너희들이 보기에는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해도 F코드 하나 제대로 치지 못하는 나와, 당장 밴드연주에 나가도 손색없을 실력인 저 여자를 보고도 과연 댁들이 한 입 모아 외치는 상식적인 법칙이라는 것이 실재 하는가?……
“존나 불공평하잖아.”
어느 이유에서일까?
억울함? 열등감? 아니면, 기타를 잘 치고 싶다는 스스로의 욕심을 인정해서?
나는 줄이 끊어진 기타를 낚아채고는 네이버에 코드표를 검색한 뒤, 어렵사리 코드를 하나하나 잡아가기 시작한다.
허나, 줄이 하나 끊어진 5/6짜리 기타로 제대로 된 소리가 날 리가 없다.
나는 기타를 내던지고는 윗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직까지 윗집에서 기타소리가 나는 것을 보니, 여자는 아직 연주중인 모양이다.
“저기요!!! 문좀 열어보세요!!!”
나는 다소 신경질이 섞인 목소리와 함께 문을 두들긴다.
여자는 5초도 채 지나지 않아 문을 연다.
“죄…죄송합니다… 많이 시끄러우셨죠?”
이년은 죄송하다면서 왜 가슴을 모으는 걸까.
천박하게 가슴만 큰 년이 가슴 모으면서 아양 떤다고 내가 봐줄 것 같아?
…뭐, 생각보다 쌔끈하니, 잘 빠지긴 했네.
“꺄악!!! 이게 뭐하시는…!!!”
나는 그녀를 업어치기 하여 바닥에 내다 꽂고는 황급히 기타로 달려간다.
“씨이빨…쌔끈하게 빠진 것 좀 보소?”
나는 끓어오르는 흥분을 멈추지 못하고 기타를 유린하기 시작한다.
처음은 뭐가 좋을까… 그래, Fuck의 첫 글자인 F코드가 좋겠다.
나를 폐사시킨 코드를 다시 잡으려 하는데도, 일말의 두려움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이 기타와 함께라면 그 어떤 음악도 두렵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다.
“…그래, 그래!!!”
나는 순간 니미 헨드릭스이 접신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코드를 성공시켰다.
이런 불세출의 기타로 연주를 하니, 당연히 실력이 일취월장할 수밖에.
그 순간, 뒤에서 여자가 나를 덮치고는 움직이지 못하게 팔다리를 짓누르고는 상기된 얼굴로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허억…헤엑…”
제정신이 든 나는, 사과하기 위해 일어나려 했으나, 이미 손발은 기타줄에 묶인 이후였다.
“죄송합니다…제가 그만 그쪽 기타에 눈이 멀어서…”
여자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듯, 개처럼 침을 흘리며 헥헥 거릴 뿐이었다.
“헤엑…ㅅ…”
“네? 섹스요?”
나야 마다할 이유 따윈 없지.
“헤엑…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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