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썰풀이대회] 작곡 시작했을 때 적어본다
제이바라
2024-02-16 22:07:28
조회 691
추천 22
태생이 노잼맨이라 다른 일붕이들처럼 재밌게는 못 쓰고 그냥 노잼썰 하나만 푼다
때는 작곡이라고는 큐베에 트랙 한 두개에 생줄 소리로 장난감처럼 갖고 놀기만 했던 고등학교 2학년 초반
여타 록스타가 되고픈 철없는 기린이가 꼴에 실음과에 가겠다고 고1 겨울 뒤늦게 학원을 등록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인데
학교 담임이 좀 특이했음
흔히 '공부나 해라' 하는 다른 선생들과는 다르게
학생들이 뭘 좋아하는지 발굴해내려는 세상에 몇 없는 참선생이었음
1학기 초에 프로젝트 설명하면서 말씀하시길
"너네가 하고픈 걸 해라. 주제는 자유다. 그리고 2학기가 끝나갈 때 어떤 형식이든간에 발표를 시킬 것이니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다른 학생들이 친구들끼리 그룹 짜면서 운동이니 어항키우기니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을 때 나는 그 중에서 낑겨서 하고픈게 없었음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내가 그냥 담임에게 노래를 만들어 오겠다고 선언하고 대충 청취 및 피드백용 그룹원들을 뽑아다 무턱대고 프로젝트를 맡게 됨
근데 고작 트랙 한 두개 만들어서 생톤 깔짝이는 기린이가 뭘 알겠는가...
닥치고 인터넷 뒤져가며 큐베이스 내장 드럼으로 찍는 법 배우고
마침 당시 새로온 학원 선생이 현직 세션이어서 용기내어 녹음법을 물어보니 흔쾌히 이것저것 알려주셨음
기타릭5도 거기서 알았고 더블링이라는 것도 그때 알았음
녹음 지식은 앵간 배웠겠다 곡을 써야하는데 막상 곡을 쓰려니 주제는 뭘로하고 분위기는 뭘로하고 갈피를 못 잡겠는거임
그린데이의 곡을 제일 많이 참고했고 MCR도 참고했던 기억이 남
여차저차 도움 안 되는 팀원들에게 들려줘가면서 시행착오를 오지게 거듭한 끝에 노래 두 개가 완성이 됨
첫번째 곡
더블링 배우면 뭐함 트랙 하나 녹음해서 복붙하고 양옆에 둬버렸는데 가운데 들려버림
두번째 곡
이건 구성은 맘에 드는데 그래도 초짜 티는 못 벗어나는 거 같음
그래도 완성해놓고 좋다고 핸드폰에 넣어다 맨날 들으면서 다녔었음
지금 생각하면 담임이 그냥 공부만 시켰었으면 노래 만드는 건 아주 늦게 시작해버렸거나 시도도 안 했을 듯 싶음
학기 말에 장문으로 감사편지 쓸 정도로 깨나 좋은 1년이었다
그리고 고3 되어서 입시 말아먹음
졸업하고 한 번 찾아뵐걸 그랬는데 지금은 너무 늦었지 뭐
요약
1. 고2 담임이 학생들에게 1년 프로젝트 기획
2. 당시에는 존나 영혼을 갈아넣어서 노래 만듬
3. 지금 들으니 구림
콜라보 만든 썰이나 풀 걸 그랬다 그게 더 재밌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