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ㅇㅇ(175.223)
2020-03-14 13:15:51
조회 1237
추천 35
내가 Namm show 2020 에서 본 일이다.
왠 기타는 크로매틱도 할 줄 못하는 초라한 행색의 중년 하나가 존 써 부스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존 써 마테우스 아사토 시그니쳐'를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기타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마스터 빌더의 입을 쳐다본다.
마스터 빌더 Suhr는 청년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기타를 좀 퉁겨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기타를 받아서 긱백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부스를 찾아 들어갔다. 긱백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기타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로스티드 메이플로 만든 넥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부스에 있던 다른 빌더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기타를 어디서 훔쳤어?" 중년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 기타를 빠뜨립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중년은 긱백을 내밀었다. 부스에 빌더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긱백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기타에 찍힘이나 눌린 자국이 있지는 않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긱백 위로 그 기타를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모서리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행사장 외벽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기타를 꺼내어 스트랩을 매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어디서 그런 좋은 기타가 났습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넥을 움켜잡았다. 뺏기지 않으려는 듯.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마테우스 아사토 시그니쳐를 줍니까? 펜더도 한번도 사 본 적이 없습니다. 콜트를 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나는 알리에서 하나 하나 레플리카를 사서 되팔아 몇 푼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을 멕펜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마테우스 아사토 시그니쳐' 한 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기타를 사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기타를 손에 넣었단 말이오? 그 기타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기타 한 대가 갖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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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근무하면서 좀 조용하네요;
갑자기... 제가 이번에 로스티드 메이플 넥을 구하고 혼자 기뻐 날뛴 게 생각나 대입해 보았습니다;;
원작은 명수필인 피천득 님의 '은전 한 닢' 패러디 입니다. 급조인 만큼 문맥이 이상하거나 잘못된 내용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