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학식밴드부 할거면 절대 회장직은 하지마라... 진짜...

일붕이(165.132)
2024-11-04 17:09:26
조회 1588
추천 31

아마 케바케가 심하긴 할거임
근데 내가 지금 하고 있는거로 말할게
일단 나는 20학번 3학년이고
동아리에 회장할 사람이 없어서 떠맡아서 하는 중이야

우선 학기중에 정기공연을 기획한다치면
남들은 곡 선정하고 사람새끼면 바로 연습을 시작할거야.
근데, 난 연습을 하면서 공연 기획도 해야됨...

우리 동아리는 공연을 외부 라이브하우스에서 하자고 결정되가지고
우선 대관하려고 하루를 날잡고 홍대랑 신촌에 있는 라이브 하우스를 다 돌았어. 내 시간 차비 들여서 다 돌면서 각 공연장 규모, 사운드 밸런스 등등을 체크해야 했음. 물론 이렇게 다 돌기전에는 공연장이 뭐뭐있는지 조사하고 답사가도 되는지 등등 여러 잡다한 과정이 있었지. 근데 요건 사실 큰 일은 아니었음.

진짜는 바로 매주 합주 시간을 정해야 한다는 건데...
엥? 그거 다같이 알아서 정할 수 있는거 아닌가? 할 수 있는데
내가 속한 곳만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들 진짜 안 나선다.
동아리에 합주팀이 세 개있는데 기타는 두명뿐이라 나는 사실 전 팀에서 다 합주를 뛰는 상황이거든?

그래서 합주 일정을 짜야 한다 그러면 다들 읽씹을 존나 해서 내가 세 합주팀의 합주일정을 다 "그럼 이 시간은 어때요?"하고 조율해줘야 했어. 나보다 학번 높은 사람들로 구성된 팀은 그나마 좀 나은데, 나머지 두 팀은 저학년팀이라 쉽지 않았음. "이 시간 어때?" 하면 "저 그때 뭐 있어서 안 됨요." 이래서 스무고개 존나 하다가 힘겹게 합주를 잡곤했지...

추가로 공연관련으로 결정할거 있어서 회의하면 다들 싫은거는 존나많은데, 지 주장은 없어. 그렇다고 회의 없이 뭘 정하면
그것도 개지랄이 일어나더라. 아마 이건 모든 조직의 장이 느끼는 고충일 듯 해.

이렇게 준비 단계에서 진을 많이 빼니까, 기타를 치는게 점점 일로 느껴지더라. 안 그래도 연습할 시간도 학기중이라 모자른데, 자꾸 동아리 일도 봐야하고, 합주가면 연습을 못 했으니 퀄리티는 안 나오고... 악순환이 벌어짐. 심지어 이번 공연에서 내가 하자고 한 곡들이 죄다 빠꾸먹고 남들이 고른 것만 해야해서 더 의욕 떨어지더라.

그래도 합주는 재밌어. 어찌되었든, 꽤 많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지.
안 맞던 합이 점점 맞으면서 음이 깔끔해지고, 우선 기타치는 것 자체는 좋아하니까. 갑자기 잘쳐지는 순간이 오면 진짜 기분 째지지.

밴드 동아리는 정말 재밌어. 즉석해서 재밍하거나 합주하는 것도 신나고, 일단 앰프가 있는 연습실을 쓸 수 있으니까. 또,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어울릴 수 있다는게 좋지.

다만, 동아리에서 행정직은 맡지말어. 공연 준비도 준비지만 다른 자질구레한 안건들도 신경쓸게 많고, 아무리 노력해봤자 하나 잘못하면 욕 쳐먹는 욕받이인 자리야. 뭣보다 너무 바빠. 난 일단 재수강 중인 과목조차도 성적 살짝 놓음...


요약하자면
밴드 동아리 회장 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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