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스케일 외우는 팁 (장문)
이렇게 가르치는 다른 사람들도 많은지는 모르겠는데 나한테는 이게 가장 효과적이고 재밌고 빨랐던 연습방법이라 공유하려함 (반박시 님말이맞음)
스케일이란게 당연히 최종적으로는 수직이동 (한블락 내에서) 뿐만 아니라 수평이동이랑 대각선이동이 자유자재로 돼야 하기 때문에
유튜브 같은데서 보면 수평 패턴이랑 대각선 패턴 등을 다양하게 만들어서 연습하라고 하는 걸 볼 수 있을 거임.
근데 나 같은 경우는 이런 다양한 패턴의 상행 하행 연주를 아무리 연습해서 숙달돼도 중간에 아무 스케일음이나 잡고 거기서부터 즉흥으로 이어보라고 하면 얼탔음
이게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까 이 상행 하행을 반복하는 '패턴' 자체가 나랑은 안맞는거 같더라
사실 어떤 패턴이든 상행 하행만 순차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릭도 마찬가지) 우리는 지판을 외우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외우고 있는건 "손가락의 순서" 임.
즉 우리는 지판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 '아 새끼손가락 다음에 아랫줄 검지였지' 하는 머슬메모리일 뿐이라는 거임.
이거에서 벗어나서 지판을 보기 위해서는 스케일 외울때 이 '패턴'이라는 걸 없애야함.
그래서 나는 새로운 스케일을 배울때 아래 순서대로 연습함.
1. 일단 각 블락별로 스케일의 프렛 위치를 외운다. (수직이동)
이건 어쩔수없이 하긴 해야 하는데 여기서 포인트는 완벽하게 눈감고도 아무데서나 칠수 있을 정도로 숙달할 필요는 없다는거임. 어차피 위에서 설명한 대로 아무리 자유자재로 상행 하행 된다고 하더라도 중간에 아무 스케일 음이나 잡고 거기서부터 즉흥으로 쳐보라고 하면 꿀먹은 벙어리됨. 이 단계에서는 각 블락에서 프렛 위치랑 손모양 정도만 알고, 더듬거리면서 상행 하행이 가능하고, 잘못된 프렛 짚었을 때 '아 여기 틀렸네' 하고 느낄 수만 있을 정도면 됨.
2. 배킹트랙을 깔고 각 블락 내에서 스케일 음을 '랜덤'으로 찍는다
여기서부터가 좀 특이할 수도 있는데 나는 이 단계에서 바로 배킹트랙 깔고 박자에 맞게 한음씩 찍어봄. 일단은 수평이동은 안하고 한 블락 잡고 그 안에서만 움직임. 여기서 포인트는 즉흥 '연주'를 하는 게 아님. 복잡한 리듬, 예쁜 솔로 멜로디 절대 만들려고 하지 말고 한 블락 내에서 스케일 음들을 '최대한 랜덤'으로 찍는 거임. 중요한건 그 안에서 패턴을 만들지 않는거임. 연속된 음도 연주해보고 멀리 떨어진 음으로도 가보고, 뭔가 손이 계속 비슷한데서 움직인다 싶으면 다른데로도 가보고 하는거임 (블락 내의 전체 스케일 음들을 커버할 수 있게). 배킹트랙은 최대한 느리고 단순한 걸로. A마이너 펜타토닉이라면 A minor blues backing track C메이저 스케일이면 C major 2 5 1 backing track 등으로 치면 많이 나올 것임. 이 연습이 나한텐 엄청 효과적이라서 한 30분 정도만 붙잡고 있으면 한 블락 내에서는 대충 감이 왔던 거 같음. 이걸 모든 블락에 대해서 연습하면 된다.
3. 이제 수평이동
기본적으로는 2번의 반복인데, 이번에는 한 블락 내에서 랜덤으로 움직이다가, 갑자기 꼴리는데서 슬라이드로 다른 프렛으로 가서 이동한 그 블락 내에서 랜덤으로 움직이는 거를 반복하는거임. 이 수평이동도 랜덤이어야 함. 당연히 이동한 음이 스케일 내의 음일수도 아닐수도 있음. 움직인 직후에는 당연히 버벅거리겠지만 그 주변에서 몇음 움직여보면 2번에서 연습했었던 그 블락의 프렛 지도를 몸이 떠올릴거임. 다시 이 블락이 몸에 익었다 싶으면 다시 슬라이드로 아무 프렛으로나 이동해서 반복하면 됨. 이게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이 수평이동 (슬라이드)의 빈도를 높이면 된다. 이 연습이 좋은게, 이걸 하려면 저절로 눈이 지판을 봐야 하고, 넥의 포지션마크 (넥 위에 프렛 수 알려주는 점찍혀있는거)를 보는 습관이 들 수 밖에 없음. 내가 이거하기 전에 상행 하행 패턴만 무지성으로 반복할때는 저 점을 별로 본 적이 없었던 거 같음. 어차피 다음프렛이나 다음줄로 순차적으로 이동하기만 하면 되는 거였으니까. 그리고 다른 장점으로는 다른 블락으로 이동할때 어떤 손가락으로 슬라이드하는게 편한지 등등도 저절로 알게 됨.
4. 즉흥연주
3번이 된다면 이제 지판이 넓게 보일거고 어떤 위치에서 시작해도 다음에 어디 프렛 잡지 고민할 일은 없을거임. 이제는 같은 배킹트랙에서 즉흥으로 연주를 시도해보면 됨. 이제는 랜덤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배킹트랙에 얹었을 때 듣기 좋은 멜로디를 만드는 거임. 처음으로 즉흥연주 해보는 거라 그래도 막막하다면 이번에는 따로 떨어져 있는 음들을 연주하는게 아니라 연속된 음들을 연주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좋음. 무지성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상행이나 하행만 하지 말고, 배킹트랙 박자에 맞게 한음씩 올라가다가 한 음에서 멈춰서 길게 빼고, 다른 데로 옮겨서 내려가다가 다시 한 음에서 멈추고, 올라가다가 내려가기도 해보고, 그런 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면 좋음. 사실 스케일이란 게 어떻게 연주해도 듣기 좋은 음들의 나열이기도 하고. 여기까지 오면 연주가 너무 재밌고 이래서 스케일 배우는구나 할거임.
이 연습방법의 장점은
1. 초반부터 배킹트랙을 깔아놓고 연주하기 때문에 무지성으로 상행 하행 반복하는것보다 덜 지루함
2. 랜덤으로 스케일 내 단음들을 찍다 보면 블루스 진행이나 재즈 2 5 1 진행에서 어떤 노트가 어떤 코드에서 어울리는지 직관적으로 알게 됨
3. 손가락이 순차적으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완전히 여기저기 랜덤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피지컬도 길러짐
등등이 있음
나는 스케일 연습이 너무 재밌어서 낮에 일하면서도 나중에 집가서 이스케일 연습해야지 하면서 개설레는데 스케일 외우는데 너무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적어봄.
기고수들한테는 쓸모없는 정보겠지만 처음으로 스케일 배우는 초보들한테는 유용했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