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샤워하다가 중2병 올라서 글 썻슴

장연희
2025-12-23 00:00:07
조회 99
추천 10

다시 거대한 나선으로 침잠했다. 생각은 방향을 잃고 회오리 친다. 수 만 가지의 감정이 뒤엃혀 욕조 속을 휘돌고, 나의 주변으로 빛이 죽은 은하를 둘러맨다. 눈 앞에는 짙은 채도의 빛이 무작위로 깜빡이고 끝을 볼 수 없는 혼돈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노래, 외이도 안에서 메아리 치는 새벽의 푸른 파동, 그것들로 인해, 나는 더욱 토할 것 같다. 젖은 머리 위로 쏟아지는 뜨거운 성수(聖水), 붉은 표정 아래로 녹아내리는 어제의 죄책감, 오늘의 지루함, 내일의 걱정과 기시감, 토할 수 없다. 식도의 중간, 그 어딘가에서 멈춰버린, 끈적하고 뜨거운 토사물과 구역질, 증오와 시기와 분노와 오만과 나태와 통곡이 합쳐서 밭 밑으로, 좁은 하수구 위에서, 형태 없이, 수돗물의 시끄러운 재잘거림과 합쳐져 흘러내린다. 폭력적으로 가려은 피부를 긁어낸다. 코를 찌르는 거품 냄새. 그동안의 나태함이 썩혀 둔 죄의식들, 체내에 쌓아두었던 죄악의 향기가 비누 향에 흔적 없이 잡아먹히고 지워진다. 시야를 피해 진을 친 거미처럼, 내 눈을 피해 교활하게 거미줄을 퍼뜨린 등 뒤의 오점마저 잔혹하게 뜯어낸다. 수건으로 닦는다. 몇 분 뒤면 새로 묻힐 악마의 끈적한 침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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