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2025년 인생 Recap 떡밥 ㄱㄱ
장연희
2025-12-24 21:47:37
조회 67
추천 10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내가 선택한 백수짓을 계속 했음
학교가 너무 그립더라 전공 공부하면서 참 행복했는데
이미 작년에 졸업해버렸고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교수님들을 찾아뵈도 얻은 건 아무것도 없었음
막상 세상에 나오니까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싶더라
공부도 더 이상 손에 안 잡히고 운동도 영 시원찮았고 일렉 실력도 잘 안 늘었고...
모든 게 계속 내 곁에서 떠나는 느낌이었음
1년치 계획을 잡아놨는데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고 몇 달 동안 계획표를 꾸준히 써도 어느 순간 맥이 끊겨버린 게 정말 내 힘으로 해결이 안 되는 일이었음
내가 끊든 나를 떠나든 하는 방식으로 세상의 모든 게 순식간에 지워져버렸음
가장 좋아하던 무인카페가 갑자기 없어졌을 때 마지막으로 책 읽고 쉴 자리마저 사라진 것 같더라 그 가게 옆에서 멍하니 안을 들여다 보고 있을 때 내가 참 미련하게 느껴졌음
그래서 결국 선택한 건 진짜로 모든 걸 정리해버리자였음
아무것도 내 안에 남기지 말자 어차피 붙잡지 못할 거면 언제가 됐든 계속해서 마음을 비워보자 이 마인드로 올해를 살았음
근데 싯다르타가 그랬듯이 내가 죽지 않는 이상 그건 안되더라
명상을 해도 산책을 해도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어도 잡념이랑 걱정은 끝없이 생겨나고 지워지고 나를 끝없이 괴롭히더라
딱 12월에 들어서자마자 이 생각이 들더라
할 수 있는 거 계속 하자고 뭐 어떠냐고 눈치 봐봤자 안 할 것도 아닌데
그래서 결국 일렉은 완전히 접어두고 베이스로 몰입하기 시작했음
일렉을 오기로 붙잡았던 내가 미웠고 일렉에 한해선 더 나아갈 길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
중간에 아예 멈춰버렸고 결국 다른 길을 확고히 해야겠다 싶어서 베이스로 쭉 밀었음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일 같음 처음으로 연습에 완벽히 몰입했고 곧 180bpm 8비트까지 뚫을 예정임
기추도 이제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고 돈도 아끼고 베이스에 재미도 많이 붙였음
해가 끝나서야 드디어 하나라도 이뤘다는 점에서 미련없는 한 해였음
결론 : 여전히 섹스는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