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기타 앰프 알아보기 6 - 마샬 JCM 2부

Rane
2026-07-01 19:46:04
조회 106
추천 10





후반부 분량이 너무 감당 못하게 많아져서 단일 게시물로 끝내지 못하고


부득이하게 2부로 나눠서 쓰게 되었슴...



여튼 이번 글에서는 직전 글에서 그대로 이어서


JCM류 앰프들의 대표 모델들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그럼 레츠고



4. 대표 모델

4-1. JCM800 2203, 2204

1981년에 출시된 최초의 JCM 마샬 앰프

70년대에 나오던 JMP 2203, 2204를 외장만 바꿔서 재출시한 모델이라

외관 빼곤 거의 모든 부분에서 같은 앰프임

그래서 JCM800 리드 시리즈 앰프도 똑같은 2203(100와트 버전), 2204(50와트 버전)라는 모델 번호를 씀


전작이었던 플렉시 시리즈와 달리

처음부터 마스터 볼륨이 장착되어 나왔기에 좡좡이톤 얻는다고 볼륨을 거의 끝까지 올린다던가 이정도까진 안해도 되고

프리앰프 노브를 조절하여 프리앰프로 들어가는 게인량을 조절하는 식으로 작동하기에

작은 볼륨에서 드라이브 톤을 만들기가 조금 더 수월해졌음

(물론 브레이크 업, 크랭크 업을 위해서는 여전히 마스터 볼륨도 일정 이상 올려줘야 함)


근데 의외로 대부분 앰프 시뮬들에서는 재현이 잘 안 돼 있어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부분이 하나 있는게

JCM800 그 자체는 생각보다 게인이 적은 편인데다

질감은 바삭바삭거리고 되려 고음역대가 뾰족하게 쏘는 성향임

(그래서인지 위 영상에서도 잘 보면 베이스 미들은 꽤 올렸는데 트레블만은 3 정도로 엄청 줄여놓고 치고 있음)

마스터 볼륨을 적게 주고 프리앰프 노브만 최대에 가깝게 올렸을 때 저런 고음역대 강조가 많이 심한 편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댐핑감 오지는 묵직한 마샬 하이게인 사운드를 내려면

마스터 볼륨을 같이 올려서 파워 앰프의 브레이크 업이나 크랭크 업을 유도해줘야 하는데

이건 워낙 앰프가 고출력이라 전문 스튜디오에서 하기도 쉽지 않은 편이라 함

그래서 대부분은 앞단에서 오버드라이브나 디스토션을 하나 대서

최대한 프리앰프만이라도 밀어주는 느낌으로 사용함


여튼 2203, 2204는 인풋 단자가 2개 있는데

각각 하이 센서티비티, 로우 센서티비티라는 이름이 붙어있음

하이 센서티비티가 프리앰프단에서 게인 스테이지를 한번 더 거치기에

훨씬 강력하고 게인이 잘 먹은 사운드가 나오는 편


80년대 초에 나온 JCM800 2203, 2204들은 이렇게 인풋 단자가 수직으로 나열된 형태인데


80년대 중후반쯤에 인풋 잭이랑 팟을 기판에 함께 납땜하여 붙이는 형태로 공정이 바뀐 뒤로는


사진 위 앰프처럼 인풋 단자가 수평으로 배열되도록 바뀜


요즘 나오는 JCM800 2203 리이슈는 아래의 수직 배열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함


여담으로 현재 마샬에서 리이슈로 생산중인 JCM800 2203은 유저 편의성을 위해


80년대 오리지널 JCM800에는 없던 FX 루프를 추가한 버전임


JCM800 앰프의 이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기타리스트 중 한명이라 생각하는 존 사이크스

역시 레스폴 커스텀에 JCM800만큼 상징적인 조합이 없는 거 같음



4-2. 2555 실버 주빌리 (2555 Silver Jubilee)

마샬 설립 25주년, 짐 마샬 음악 업계 입문 50주년을 기념하여 1987년에 발매된 기념 모델임


(전면부 패널에도 JCM25/50 MODEL 2555라고 적혀있는 데서 확인 가능)


방금 위에서 다룬 JCM800 프리앰프 회로 설계를 기반으로 몇군데의 개량을 거친 모델로 알려져 있음


일반적인 다른 마샬들과 다르게 은색 외장으로 마감된 아주 독특한 외관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 실버 주빌리라는 애칭이 생겼고, 지금은 이게 공식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음



원래는 n주년 기념 모델이라 1987년에 딱 1년만 생산하고 바로 단종되었는데


슬래시나 존 프루시안테 같은 유명 기타리스트들이 이 앰프를 사용하면서


리이슈를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고


마샬도 2000년대쯤 슬래시 시그니처라는 명목으로 반쪽짜리 리이슈를 하면서 슬슬 간을 보다가


결국 2015년 2555 모델을 제대로 리이슈해서 지금은 신품으로 구입이 가능함



여타 JCM류 마샬들이 기본적으로 고음역대가 쏘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얘는 독특하게도 되려 중저음역대가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성향임


이런 여타 JCM류 마샬들이랑 다른 톤 특성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임


아래의 슬래시나 존푸 보고 써봤다가 소리가 취향이 아니라며 거르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니까



역시나 실버 주빌리 앰프의 가장 유명한 사용자는


1편에서도 언급한 슬래시와


존 프루시안테가 있을거임

(이쪽은 썸네일에서부터 이미 실버 주빌리 앰프가 보임)


실버 주빌리 앰프의 특이한 점은 따로 별도의 채널 변환 스위치가 있는게 아니라


일부 노브를 잡아 뽑아서 내장된 스위치를 작동시키는 식으로 앰프 모드를 조작한다는 데 있음


일렉기타에 가끔 내장되는 푸시풀 팟이랑 완전히 같은 물건임


보다시피 인풋 옆에 노브 2개에 pull 뭐시기라고 적혀있는데


저 노브들을 잡아 뽑으면 특정 기능이 작동하는 식임



아웃풋 마스터 노브를 당기면 채널이 리드 채널로 변환되면서 더 많은 게인이 걸리고


우상단의 LED도 함께 점등됨



그리고 옆에 인풋 게인 노브를 당기면 리듬 클립 기능이라는 활성화됨


리듬 클립이라는 이름만 봐선 저게 뭘 하는지를 알기가 좀 힘든데,


저걸 켜면 LED를 사용한 클리핑 회로가 작동하여 더 카랑카랑하고 강한 드라이브가 걸림


리듬 클립 활성화 시의 특유의 톤은 호불호가 아주 심하게 갈리는 편이라


당시에도 싫어하는 사람들은 꽤 싫어했던 모양임


근데 저 리듬 클립 기능은 그냥 싫으면 안쓰면 그만이었기 때문에


아래 JCM900처럼의 논란까진 생기지 않았다는거


과거 슬래시 시그니처 앰프로 나왔던 AFD100는


한쪽 모드는 실버 주빌리의 사운드를,


나머지 한쪽 모드는 건즈 1집 녹음때 썼던 개조된 1959 슈퍼 트레몰로 플렉시 앰프의 사운드를 재현한 모델이라 함


그래서인지 외관도 플렉시 스타일을 기반으로 실버 주빌리의 대표색을 섞어놓은 느낌임




4-3. JCM900 4100, 4500


JCM800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개량하여 만든 모델임


JCM800까지 적용되었던 인풋 단자를 2개 만들어서 한쪽을 선택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풋 단자를 하나로 통합하였고 각 채널을 별도 연결된 풋스위치나 앰프 조작부에 있는 푸시 스위치로 바꿔가며 쓸 수 있도록 만들었음


FX루프도 기본으로 탑재하여 이펙터 친화적인 환경으로 만들었고


잘 보면 저 아래에 High Gain Dual Reverb라고 적혀있는거 보이지?


리버브도 내장했는데, 그것도 각 채널에 따라 리버브 값을 독립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됨


소리도? 뭐 객관적으로 들어보면 게인 잘 먹고 카랑카랑한게 매력적임


저 시절 기준으로는 거의 아날로그 회로 설계 기술력의 정점에 있는 앰프였을 거임



근데 막상 나오고 나서는 마샬 애호가들한테 욕이란 욕은 뒤지게 쳐먹었고

아직도 저건 마샬 앰프 아님 하고 온갖 증오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임

이유가 뭐였을까?

다양하게 있었는데

이건 JCM900 4100의 인풋 - 프리앰프 섹션 회로도임


아니 보자마자 울렁거린다고 나가지 마셈... 너무 어려운 이야기 안할거임...


간단하게 설명하면 입력된 신호가 진공관 게인 스테이지로 들어가기 전에 오피앰프와 다이오드를 사용하여 클리핑을 걸어주는 구조임


채널 A의 클리핑 회로는 빨간색 네모, 채널 B의 클리핑 회로는 파란색 네모로 표시해놨는데


채널 A의 회로는 오피앰프 + LED의 조합으로 소프트 클리핑을


채널 B의 회로는 오피앰프 + 브릿지 다이오드의 조합으로 하드 클리핑을 구현함


이 설계를 정말정말 아주 간단하게 압축하여 설명하자면


JCM900은 앞단에 기본으로 오버드라이브(채널 A), 디스토션(채널 B)이 걸린 것과 같이 동작한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음



아니 위에서는 앞단에 드라이브 페달 대서 쓰는게 일반적이었다매요? 아무 문제 없는거 아님? 할 수 있는데


순대국의 매력이 뭐임, 식탁에 구비된 새우젓, 다대기, 부추, 들깨가루를 내 원하는 만큼 넣어서

커스터마이징을 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잖아

근데 그게 전부 정량으로 "미리 섞여서" 나오면 어떰?

기분 개 짜치죠?

똑같은거임, 내가 원하는 드라이브 페달을 대서 노브 돌리며 쓰는게 맛있는건데

JCM900은 인풋 단에 저 클리핑 회로들을, 그것도 끌 수도 없는 구조로 추가해버려서 내가 좋든 싫든 결국 저 질감을 계속 안고 가야 함

심지어 저 게인 적용량을 조절하려면 앰프를 뜯어서 기판에 있는 트림 팟을 드라이버로 돌려줘야 하는 참 이해하기 힘든 설계를 적용함


워낙 저게 반응이 안 좋았어서 마샬에서도 저 오피앰프 + 다이오드 클리핑 회로를 떼어내고

그 자리를 진공관 게인 스테이지로 대체한 개량형 모델 (JCM900 SL-X)을 부랴부랴 냈을 정도임

두번째 이유로는 파워앰프 진공관으로 6L6을 사용했다는게 있음


마샬은 전통적으로 파워앰프 출력관으로 EL34나 EL84 같은 종류를 사용해왔었는데


(플렉시 시기에는 일부 모델에 KT66, KT88, 5881 같은 진공관을 사용한 이력이 있긴 함)


JCM900에 들어간 6L6 진공관은 마샬에선 거의 사용된 적이 없고


주로 펜더나 메사부기같은 미국산 앰프들에서 파워앰프 출력관으로 써왔던 진공관이란 말이지


당연히 브레이크업을 했을 때 세추레이션 질감이 기존 마샬들이랑은 꽤 달랐음


전통적인 마샬을 기대하고 샀던 사람들 사이에서 6L6 들어간 이게 뭐가 브리티시 사운드냐? 하면서 난리가 난거임



마지막으로 채널 스위칭, 듀얼 리버브 회로 구현, 클리핑 다이오드 회로 추가 같은 다양한 요인으로


내부 구조가 지나칠 정도로 복잡해졌단 게 있음



이건 PCB(인쇄회로기판) 도입 이전 60년대 말 1959 슈퍼리드 플렉시의 섀시 내부임


아주 클래식한 PTP 회로 설계의 전형을 보여줌


이런 설계는 PCB를 사용한 앰프들과 비교하면 생산 효율성이 극악으로 나쁘고 생산 과정에서의 불량률도 높지만


일단 한번 제대로 만들어놓으면 고장률도 낮고, 설령 고장나더라도 진단과 수리하기도 훨씬 편함




이건 후기형 수평 인풋 JCM800 2203의 섀시 내부임


보다시피 점퍼 케이블이 좀 많고 PCB를 사용하긴 했지만


회로 기판 자체 구성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고


PTP 구조로 설계된 앰프들에 가깝게 제법 직관적인 편임을 알 수 있음



근데 저기서 불과 몇년 뒤에 나온 JCM900의 섀시 내부 회로는 어땠느냐...


이런 개시발ㅋㅋㅋㅋㅋ 


저 복잡한 것들 대부분이 위에서 말한 클리핑 회로 + 채널 스위칭 회로 + FX 루프를 위한 소자들임


저렇게 갑자기 구조가 복잡해진 탓에 생산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많았었는지


불량률과 고장률이 수직 상승한 건 물론이고


수리성도 함께 개병신이 되어 문제가 터졌을때 트러블 슈팅을 하기도, 고치기도 까다로워짐



근데 얘도 썩어도 준치라고 일단 마샬이라는 이름값이 워낙 강해서 그런건지


은근 90년대에 여러 기타리스트들이 장르 가리지 않고 많이들 사용했었고


단종되고 몇년 뒤에 빈티지 리이슈 라인업으로 복각이 되어 지금도 신품으로 생산되고 있음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


씹덕들한텐 아마 봇치가 라이브때 쓰던 기타 앰프로 익숙할거임


근데 봇치 애니판 리드 기타 섹션 녹음은 대부분 클론으로 부스팅한 보그너 앰프를 사용했다고 하니


저거 보고 봇치 톤 낸다고 JCM900 시뮬을 사는 미련한 짓은 안하길 바람



4-5. JCM2000 DSL, TSL

1997년에 2000년대를 맞이한다는 컨셉으로 2000이라는 숫자를 가져와 명명된 앰프임


2채널 버전인 JCM2000 DSL과 3채널 버전인 JCM2000 TSL 이렇게 두종류로 출시되었고


이 중 JCM2000 DSL은 지금 보급형 진공관 앰프로 생산중인 DSL 시리즈의 직계 조상이 되었음



채널 옵션이 DSL 기준으로 클린, 크런치, 리드1, 리드2로 말로만 2채널이지, 사실상 4채널 구성으로 나눠져서


톤을 각각 세부적으로 잡아놓고 풋스위치로 바꿔가며 쓸 수 있게 했음


배킹 연주 할때 쓰면 좋은 톤 시프트 스위치나


극저음역대 존재감을 확 높여주는 딥 스위치 같은 부가 기능들도 탑재했고


TSL 계열 모델들 한정으로 경우 순간적으로 게인을 끌어올려주는 부스트 스위치나


출력을 25W 정도로 낮춰주는 파워 어테뉴에이션,


라인 아웃 단자로 녹음을 할때 캐비넷의 사운드 출력을 끊어주는 파워 아웃풋 뮤트 같은 편의기능까지 탑재하여


당시 시준 역대 마샬 앰프 중에는 제일 기능도 많고 유저 편의성도 높은 앰프였음


의외로 JCM900에서 적용되었다가 논란을 일으켰던 다이오드 클리핑 회로는 탑재되지 않았다고 함



워낙에 글로벌적으로 베스트셀러였던 물건이라


국내에도 엄청난 수가 풀려서


아마 합주를 정기적으로 다니는 일붕이들이라면 합주실에서 한두번은 보고 직접 써보기도 했을거임


(근데 상태 안좋은 앰프들이 너무 많다)



거기다가 FX 루프나 리버브까지 갖추고 있어서


합주실이나 작은 공연장에서 범용으로 써먹기에 이거만큼 좋은 앰프가 없었을거임


애초에 소리나 기능이 객관적으로도 나쁜 앰프였으면 저렇게 잘 팔렸을 리가 없지



근데 이 앰프


정훈좌가 모던 마샬 앰프 얘기 나올때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쌍욕을 박아댈 정도로


아주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안티도 많은 바로 그 앰프임


물론 정훈좌야 설계가 전자제품같다며 + 소리가 거지같다며 까는 것에 가까워보이긴 하는데...



심지어 정훈좌만 그러는게 아니라


해외 일렉기타 커뮤에서도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참 묘한 앰프임


얘는 또 왜 그렇게 욕을 쳐먹었을까?


진실과 오해 전부 한꺼번에 털어보겠음



일단 욕먹은 이유 첫번째가 내부 구조임


부스트 스위치랑 클린/크런치/리드1/리드2 식으로 다중 채널을 구현하기 위해


회로 앞 뒤 옆에 온갖 부품들을 덕지덕지 붙여댔고


그래서인지 안그래도 복잡했던 JCM900보다도 설계랑 내부 구조가 훨씬 더 난해해짐


당연히 유지보수 용이성은 나락을 가버려서


무슨 문제가 생겨도 손을 대는 것부터가 난감함


3채널 버전인 TSL은 더 심각함


지금 사진에 보이는 것만 기판이 8장이 보이는데


저게 전부 JCM2000 TSL 내부에 장착된 기판들임


쉽게쉽게 생산한다고 인풋 잭이고 팟이고 전부 그룹 단위로 묶어다


PCB에 납땜한 다음 섀시에 고정하는 식으로 설계를 바꿔서 그럼



심지어 진공관이 실장되는 기판은 저 기판들 가장 아래쪽에 위치함


만약 그 진공관이 실장되는 기판에 문제가 생긴다면?


위쪽 기판들을 다 들어내고 분리해내고 나서야 수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임


참 수리하기에 불편한 설계가 아닐 수 없음


그래서인지 성남에 유명한 앰프 장인도 JCM2000 시리즈만은 수리를 거부하실 정도라 하시더라고



근데 여기서 오해가 생기는게


의외로 회로 설계 자체는 기판을 여러개 사용하고 부가 기능 구현을 위해 소자 수가 늘어난거라 겉보기에 뒤지게 복잡하다 뿐이지,


여전히 플렉시 시대랑 똑같이 진공관을 사용한 순수 아날로그 증폭 회로임


정훈좌 말처럼 플렉시 시대 마샬이야말로 리얼 앰프이고, JCM2000 이건 전자제품임! 이건 좀 잘못된 결론이란거


물론 간결함의 미학 급의 예술적인 회로 설계를 보여준 플렉시 시대 마샬에 비해


편의성을 추가한다며 구조가 거의 전자제품 수준으로 복잡해진건 맞긴 하니


정훈좌 말도 100% 틀린 말이라 볼 수는 없을듯?




여튼 저게 단순하게 구조만 복잡해져서 고치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불만 정도가 아니라


두번째 이유로 다뤄볼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는데


PCB 설계가 어설펐는지는 몰라도


특정 상황에서 파워앰프 출력관에 인가되는 바이어스 전압이 불안정해지는


일종의 하드웨어적 버그가 있었음



바이어스 전압은 파워앰프 출력관이 정상 범주 내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제어하기 위해 인가하는 전압인데,


이게 마이너스 44에서 50볼트 정도가 일정하게 인가되어야 출력관이 폭주를 안하고 정상 작동을 한단 말임


근데 저 하드웨어 버그가 나면 350V 정도의 고전압이 바이어스 전압 트랙에 섞여들어오며 전압이 플러스 쪽으로 확 튀어버리고


그거땜에 파워앰프 출력관이 폭주해버리면서 시뻘겋게 달아오르게 됨


(플레이트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하여 레드 플레이팅(Red Plating)이라 함)



(실시간으로 피통이 조져지고 있는 진공관의 모습이다)



운이 좋다면 보호 저항 하나가 새까맣게 소손돼서 끊어지는 걸로 끝나겠지만


운이 나쁘면 내부에서 합선이 나서 진공관 그 자체가 사망하시거나


진공관에서 열이 너무 심하게 나서 주변 기판이 그을리며 파손되거나


정말 운이 나쁘다면 진공관 그 자체가 자폭하면서 주변 소자들한테까지 스플뎀을 입히거나


아주 개지랄이 났다는거임



(바이어스 전압 문제로 저항이 소손된 JCM2000 기판)



저렇게 바이어스 전압이 불안정해지면서 최종적으로 앰프가 나가거나 진공관이 죽어버리는


JCM2000 시리즈의 하드웨어적 결함을 바이어스 드리프트(Bias Drift)라고 부름



당시 앰프 수리사에 서비스 들어오던 거의 대부분 JCM2000들의 사유가 저 바이어스 드리프트였고,


특히 2004년 이전에 생산된 JCM2000 시리즈들이 저 결함으로 인한 고장 발생이 아주 잦았다고 함


유튜브에 검색만 해봐도 고치는 영상들 + 해결법에 대해 다루는 영상이 엄청 튀어나올 정도이고

마샬에서도 저 문제 땜에 대규모 무상 AS + 거의 2024년까지 공식 교체용 PCB를 팔았었다고 함


국내 합주실에서 어느 순간 갑자기 꽥 하고 죽으며 스러져간

대부분의 JCM2000들의 사망 원인도 아마 저게 아니었을까 하는 사견임



여튼 안그래도 고치기가 힘든데, 고장까지 잘 난다?


이제 진공관 앰프 수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뭔 이딴 쓰레기같은 앰프가 다 있냐? 했을거임 아마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소리 때문에도 욕을 좀 먹었음


소리가 마샬 답게 고음역대가 쏘는 성향인데다 100와트 체급이다보니


리얼 앰프 톤 잡는 요령이 없으면 십중팔구 저음역대는 텅텅 비고 고음역대는 모기 소리만 나는 개똥 기타 톤으로 변모함


거기다가 합주실 앰프들 평균 관리 상태를 생각해보면


톤을 최대한 잘 깎아도 시원치 않은 톤이 나왔을 가능성이 컸을 거란 말임



이제 이런 상황에서 한 2시간쯤 써보고 "아 이거 소리 넘 구려서 못써먹겠다" 해버리는거임


앰프가 제 체급도 제대로 발휘를 못하고는 관리 이슈 하나땜에 오해가 막 생기는거지



저런 관리 상태 이슈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JCM2000 DSL + 1960A 캐비넷 조합)


국내를 포함해서 JCM2000(를 포함한 거의 대다수의 마샬 헤드)이랑 제일 많이 매칭되는 캐비넷은 마샬 1960A 캐비넷임


적어도 내가 가본 국내 합주실에서 JCM2000에 1960A 외 다른 캐비넷을 조합해놓은 곳은 딱 두군데밖에 없었음


(각각 1960BV랑 1960AX 캐비넷인가 그랬을거임)



문제는 하필 저 1960A에 기본 스피커로 들어가는 셀레스천 G12T-75가 고음역대 반응성이 엄청 높기로 유명한 스피커란 말임


그래서 80년대 하이게인 먹여서 즁즁즁 치고 와바박 속주 조지는 메탈 리드에는 참 잘 어울리는데


요즘처럼 잔잔한 음악들 위주로 많이 하는 트렌드에서는? 그다지 궁합이 좋지가 않음



안그래도 고음역대가 모던 마샬 앰프 중에선 손에 꼽을 정도로 쏘는 JCM2000에


마샬 스톡 캐비넷에 쓰이는 스피커 중 제일 고음역대 반응성이 높은 셀레스천 G12-75 스피커를 합쳐버리니?


저 둘이 2k~5k 내외의 딱 귀를 찌르는 그 구간의 고음역대를 아주 끌어올릴대로 끌어올려서


트레블을 어지간히 깎지 않으면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부담스러운 톤이 나옴



(G12T-75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 보기만 해도 소름이 쫙 돋는 2k~5k 구간에 솟아오른 봉우리)


그래서 은근히 고음역대 응답이 적고 중후한 성향의 스피커(ex. 셀레스천 그린백)로 바꾸면


이큐 밸런스가 좋아져서 쓸만하다는 의견도 많이 나오는 편임


(셀레스천 그린백과 G12T-75 스피커 비교 데모)



이게 JCM2000이 욕을 뒤지게 쳐먹은 이유들임


근데 뭐 JCM2000 너무 미워하진 마셈


개인적인 의견이긴 한데 난 충분히 사용성 좋고 소리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솔직히 합주실에 저거만큼 범용으로 써먹기 좋은 앰프가 또 없는 것도 사실이고...


요새 시설 좀 새단장 하는 합주실에서는 구형 JCM2000 대신 신형 DSL 시리즈를 많이 들이는 모양임


일단 써본 바로는 특히 100와트 모델은 조작법도 그렇고 사운드도 기존 JCM2000 100와트 버전이랑 거의 같은 앰프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비슷했었음


JCM2000 쓰던 그 감각대로 써도 당장 문제는 없겠더라고




5, 종합 평가
기린이의 관점
저번 플렉시 앰프 편에서 기린이들한테 플렉시 써보는거 추천한다고 이야기했지?

이건 일단 볼륨 게인 나눠져 있어서 조작이 직관적이므로 플렉시보다 더 추천함

볼륨 노브 올리면 볼륨 올라갈거고, 게인 노브/프리앰프 노브 올리면 게인이 올라갈거고

직관적이기까지 한데, 게인 범위도 넓은 편이라 크런치 톤이나 리드 톤 만들때 전부 전천후로 써먹을 수 있음

다만 플렉시만큼은 아니어도 하이가 좀 쏘는 성향은 여전히 갖고 있으므로 (특히 JCM800이나 JCM2000)

앞단에 톤 노브 깎은 오버드라이브라도 하나 걸어서 좀 전체 EQ를 멜로우하게 만들던가

앰프의 트레블이나 프레젠스를 확실하게 깎아주는 식으로 조치하는 요령은 좀 있어야 할거임


합주실 가면 구형 JCM2000이나 DSL도 제법 보이니


만약 합주실에서 리얼 앰프로 톤 잡고 할거면 조작법이나 특성도 좀 익혀두고 가는걸 추천



블루스쟁이의 관점

마샬로 블루스를 치겠다면 역시 플렉시라는 아주 좋은 선택지가 있는지라


굳이 JCM류 마샬을 고집하는건 조금 추천하기가 어려울듯


특히 정통 블루스라면 더더욱


근데 게리 무어랑 제프 벡도 말년에는 라이브에서 JCM2000을 썼다고 하니


뭐 리드 기타 위주로 연주할거면 아주 못써먹을 급은 아닐듯요?


근데 블루스를 합주실 가서 친다 하면 싫어도 쓸 일이 많이 생길거임



메탈러의 관점

80년대 헤비 메탈을 좋아한다면 이거 만큼 좋은 앰프가 없지요


저 당시 영국 미국 메탈 밴드들이 제일 많이 썼던 앰프중 하나가 JCM800이란 데서 얘기 끝났다 보면 됩니다


레스폴이나 쌍팔년도 메탈 바이브 좔좔 흐르는 슈퍼스트랫 하나 들고


앞단에 SD-1이나 튜브스크리머, 아님 부스터로 써먹기 좋은 디스토션(ex. DS-1) 하나 물려다가


JCM800 풀 크랭크업으로 세팅하고 조지면


그게 헤비 메탈 기타리스트들의 로망 실현이 아닐까 함



재즈단의 관점

플렉시류보다 더 심할 정도로 재즈와는 안 맞는 앰프


특히 정통 재즈에 JCM류 마샬 쓴다 하면 다른 재즈 기타 쟁이들이 미친 놈 쳐다보듯이 볼테니


퓨전 재즈 아니면 재즈에 마샬 쓸 생각 하지 마십쇼



브릿쟁이의 관점

마침 브릿팝이 떴던 시기랑 JCM900이 출시된 시기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지라


당시쯤 영국 기타리스트들은 거의 한번 쯤은 다 거쳐갔을거임


노엘 갤러거도 JCM900을 애용했었다 하고


톰 요크도 JCM900에 기타 물려서 라이브 하는 영상이 남아있음



인디쟁이, 힙스터의 관점

뭔가 인디의 이미지랑은 잘 안맞는 앰프가 아닌가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편견이 있긴 함


그래도 그린데이의 빌리 조 암스트롱이 JCM900을 애용했다는 듯 하니


본인이 선호하는 음악성이 파워코드 좡좡 때려대는 펑크 락 쪽이라면 사용해도 괜찮을 거임


JCM2000 앰프라면 분명 찾아보면 국내 인디 밴드들이 쓴 케이스가 제법 있긴 할텐데


아마 높은 확률로 그 공연장에 유일하게 구비되어 있던 앰프라 쓴 케이스가 아닐까 함


힙스터들은 JCM 너무 투메라고 싫어하지 않을까



씹덕단의 관점

a2c가 리드톤 만들때 JCM2000을 애용했었다고 함


JCM류 전반이 AZ, 라이네라 뭐 이런 배킹트랙 틀어놓고 혼자 리드로 연주하는 그런 류 연주에는 아주 적합한 앰프일거임


앞단에 오버드라이브로 부스트 살짝 걸어서 리드톤으로 세팅한 다음 공간계까지 아주 이빠이 맥여서


오방가는 사운드로 만들어놓고 쓰십시오


크런치 톤 만들 때 써도 결과물은 나쁘지 않을 거임


봇치도 애니에서 JCM900 썼으니까 좋을거 같다고요?


아... 그건 그냥 픽션으로 받아들이셈 위에서 얘기했듯 그거 클론 + 보그너 앰프 조합으로 깎은 사운드임




다음 편은 복스 AC15/AC30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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