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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이야기-남미편 : 1.나라 이름을 먹어치운 나무

ABNORMAL
2026-08-12 17:19:02
조회 69
추천 10

글을 쓰기에 앞서

총 7~8부작으로 구성할 예정이며, 원래라면 단 한편으로 끝낼 예정이었으나...(실제로 원고도 하나로 끝이긴 함.)

...하나로 안붙이는 이유는 전에 내가 쓴글 검색해보면 나올듯...

암튼 시작해봄.

똥싸다가 끊는 그런 기분이면 말해 전부는 아니더라도 특정 부분 이전까지는 올려버릴게.



브라질리언 로즈우드 이야기를 하겠다고 해놓고 뜬금없이 다른 나무부터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브라질리언 로즈우드부터 시작하면 남미 목재 이야기는 이미 절반쯤 잘못 시작하는 거다.


그 나무가 왜 그렇게까지 비싸졌는지, 왜 지금은 목재보다 서류가 먼저 따라다니는 나무가 되었는지, 왜 한때 평범하게 기타를 만들던 재료가 이제는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세계를 갈라놓는 물건이 되었는지를 이해하려면 먼저 알아야 할 게 있다.


유럽인들은 도대체 언제부터 남미의 숲을 보고


'저 나무는 돈이다.' '저정도면 집 한채쯤 하겄고만 ㅋㅋㅋ.'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을까?


그 첫 번째 주인공이 바로 파우브라질(Paubrasilia echinata)이다.



Be the red!!!!!!!!!!!!!! 

중국만 홍목을 좋아하는게 아니었다!!!



1.국가보다 먼저 상품이 된 나무

1500년 포르투갈 함대가 지금의 브라질 해안에 도착했다. 처음 붙인 이름은 브라질이 아니었다.


Ilha de Vera Cruz, 이후 Terra de Santa Cruz.


대충 ‘참된 십자가의 섬’, ‘성십자가의 땅’ 같은 아주 기독교적인 이름이었다. 뭐 그래서...예수상이 서있다? 고 생각해도 됨.


그런데 오래 못 갔다.


16세기 중반쯤 가면 지도와 기록에서 Brasil이라는 이름이 결국 Santa Cruz를 밀어내기 시작한다. 그 배경에 유럽에서 이미 상품명으로 사용되던 붉은 염료목, 즉 pau-brasil의 압도적인 상업적 존재가 있었다. 오늘날 브라질 국명의 어원에는 더 오래된 brasil/brésil이라는 말과 전설의 섬 Hy-Brasil까지 얽힌 논쟁이 있지만, 적어도 포르투갈령 남미가 ‘브라질’로 불리게 되는 과정에서 이 목재 교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역사자료에서 반복해서 확인된다.


생각해보면 꽤 미친 일이다.


나라에서 나무가 나온 게 아니라,


나무가 너무 유명해져서 나라가 나무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왜 그랬을까?


나무가 무슨 황금보다 단단해서?


아니다.


무늬가 지금의 시암로즈우드나 황화리처럼 미쳐 날뛰어서?


그것도 아니다.


유럽인들이 처음 탐낸 것은 나무 자체가 아니라 그 안의 붉은색이었다.

파우브라질의 심재에서는 적색계 염료를 얻을 수 있었다. 당시 유럽 직물시장에서는 안정적인 빨간색과 자주색 계열 염료가 비싸고 중요한 상품이었다. 이 나무가 발견되면서 남미 대서양 연안의 숲이 유럽 직물산업의 원료창고로 연결되기 시작한다.

여기서 남미 목재사의 첫 번째 규칙이 생긴다.


나무의 가격은 나무가 자라는 숲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그 나무를 원하는 도시에서 결정된다.
현재 홍목의가격이 중국에서 결정되는거처럼.

브라질 숲의 원주민에게 파우브라질은 원래부터 존재하던 나무였다.


하지만 리스본, 플랑드르, 카스티야, 이탈리아의 상인과 염색업자가 그 붉은색에 가격표를 붙이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1500년대 초 기록에는 이미 파우브라질이 리스본으로 운반된 뒤 플랑드르와 카스티야, 이탈리아 등으로 흘러가는 국제상품으로 묘사된다. 포르투갈 왕실은 이 거래를 사실상 왕실 독점사업으로 만들었고, 1502년 무렵 페르낭 지 노로냐(Fernão de Loronha/Noronha)와 그 상인 집단에게 채취와 교역권을 계약했다는 동시대 기록도 남아 있다. 초기 계약기간 등 세부사항에는 사료 해석 차이가 있지만, 유럽인이 브라질에 도착한 지 불과 몇 년 만에 숲의 나무 한 종이 왕실 독점상품으로 편입됐다는 큰 그림에는 이견이 없다.


2.처음부터 ‘현지에서 캐서 유럽에서 가격을 만드는’ 사업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나무가 숲속에 있다->존나 무겁다->직접 찾아야 한다->베어야 한다->해안까지 끌고 와야 한다->배에 실어야 한다


그래서 초기 파우브라질 무역에서 원주민 노동과 지식은 필수적이었다. 유럽인들은 현지 Tupi 계열 주민과 교역해 노동력을 확보했고, 수요와 식민지 지배가 확대되면서 강제와 노예화 역시 뒤따랐다.


이 구조를 잘 봐야 한다.


수요는 유럽에 있다.

나무는 남미에 있다.


그 사이를 연결하는 사람에게 돈이 생긴다.


벌목하는 사람, 운반하는 사람, 현지 상인, 항구, 배를 가진 사람, 독점권을 가진 사람, 리스본 상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염료를 사는 유럽 직물업자.


즉 16세기 초에 이미 목재 하나를 중심으로


숲 -> 현지 노동 -> 해안 -> 항구 -> 대서양 -> 리스본 -> 북유럽 시장


이라는 공급망이 만들어졌다.

……어디서 많이 본 구조 같지 않은가?

그렇다.

내가 전에 썼던 홍목 신디케이트와 기본 원리는 놀랄 정도로 똑같다.


단지 500년 전이고,

중국 대신 유럽이었으며,

시암로즈우드와 베트남황화리, 나라(암보이나), 아프젤리아(go do), 캄라이(trac) 대신 파우브라질이 있었을 뿐이다.

3.파우브라질은 ‘초기에 좀 캐다가 끝난 나무’가 아니다

여기서 흔히 배우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브라질 초기에는 파우브라질 좀 캐다가, 이후 사탕수수 경제가 시작되면서 파우브라질 시대는 끝났다는 식이다.

...전부다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경제사 연구를 보면 이 목재 교역은 생각보다 훨씬 질겼다.


16세기 중반 이후에도 계속됐고, 17세기를 지나 18세기에도 유럽 염료시장에 연결된 거대한 계약상품으로 살아 있었다.

18세기 기록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브라질 북부 지역의 숲에서 벌목한 목재가 Recife로 모이고, 다시 Lisboa를 거쳐 북유럽 염료시장으로 재수출되는 구조가 확인된다.

1750년대 계약을 보면 규모가 더 노골적이다.

왕실과 계약한 업자는 연간 최소 2만 quintal의 파우브라질을 Recife에서 보내야 했고, 별도의 영국계 상인조합 역시 Casa da Índia에 들어온 파우브라질을 연간 2만 quintal 규모로 소비하는 계약을 맺었다.


1500년대 초 시작한 나무 장사가


250년 뒤에도 계약서에 연간 최소물량을 박아놓고 돌아가고 있었다.


이건 ‘브라질 개척 초기에 잠깐 있었던 나무장사’ 수준이 아니다.


이미 하나의 대서양 산업이었다.

4.나무 한 그루를 베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이 대목은 앞으로 남미편 전체를 이해하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

1756년 Pernambuco의 토지주와 제당업자들이 왕에게 항의한 기록이 있다.


파우브라질을 베는 사람들이 숲에 들어가면서 다른 나무까지 훼손하고, 목재를 꺼내기 위한 길과 공터를 만들며 숲을 파괴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문서에서는 이를 거의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파괴’로 표현한다.


이게 뭔소리냐고?


귀목 한 그루를 빼내는 것은 귀목 한 그루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들어간다->길이 생긴다->운송망이 생긴다->항구와 시장이 연결된다->숲이 처음으로 경제적 공간으로 바뀐다->이후 다른 나무를 빼내는 비용도 낮아진다

그래서 목재사는 단순히


'어떤 나무를 몇 그루 베었다.'


로 보면 안 된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나무를 빼내기 위해 사람들이 무엇을 만들어놓았는가???

이다. 

길을 만들고, 유통망을 만들고, 상인을 만들고, 시장을 만들고. 무엇보다도 

'남미의 숲에서 무언인가를 찾아 유럽으로 가져오면 돈이 된다'는 경험을 만들었다.

파우 브라질이 남긴 가장 무서운 유산은 다른것보다 이게 가장 큰 문제였을수도 있다.

5.첫 번째 왕은 사실 나무조차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냐??


파우브라질이 그렇게 중요한 나무였다면서 오늘날 세계 최고급 가구재 이야기를 할 때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다만, 악기에서 바이올린 활쪽이면 최고급에 속한다. 근데 왜 스네이크우드 활이 더 비싸냐??)


브라질리언 로즈우드처럼 기타 한 대 가격을 바꿔버리는 나무도 아니다.


왜냐하면 파우브라질의 첫 번째 전성기에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목재의 얼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무를 갈고 삶아서 색깔을 꺼내갔다.


다시 말해 최초의 남미 귀목시장은 사실 귀목시장조차 아니었다.


원료시장이었다.


나무는 염료를 담고 있는 통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럽인들은 남미 숲에서 전혀 다른 종류의 가치를 발견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나무를 갈아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좋은 부분을 골라, 켜고, 말리고, 갈고, 광을 낸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판재를 왕실과 귀족의 가구에 붙인다.


더 시간이 지나면 피아노를 만들고, 기타를 만든다. 마침내 어떤 악기회사들은 그 나무를 쓰는 것 자체가 자기 제품의 격을 증명하는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 순간부터 나무의 가격을 만드는 것은 염료의 양이 아니게 된다.

무늬와 색, 목재의 이름, 제작자, 역사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사치가 나무의 가격을 만들기 시작한다.


파우브라질이 유럽인에게 가르쳐준 것이 바로 이것이다.

'남미의 숲에는 돈이 있다'

였다면 

그다음 나무가 가르쳐준것은 전혀 달랐다.

'어떤 나무는 나무라는 이유만으로 돈이 된다.'

그 나무의 브라질 이름은 

Jacarandá-da-Bahia.

학명은 Dalbergia nigra.

그렇다. 여기 대부분의 일게이들의 목적이자 목표. 혹은 목재수집가인 나에게도 반드시 '생목'을 수집하고 말겠다는 그 마법의 목재.

.
그리고 이 나무부터 현대 귀목시장은 조금씩 미쳐가기 시작한다.




2부. 「아름다움에 가격표를 붙이다: 자카란다」에서 계속.





왜 여기서 끊어!!!! 라고 할수 있으나, 그럴만한 개인적인 이유가 있으니...이해해주길 바라는데

내가봐도 무슨 귀멸의 칼날 아카자 목따기 직전에 화면끊고 '다음 이야기는 아카자의 과거 회상편' 으로 이어집니다 라고 글을 나눈거같아서 매우 기분이 안좋다 ㅋ

그래서 그냥 더 써 라고 시전하면 기생하는 입장에선 그 뒤에 더 이어서 붙일순 있다. 

하지만, 절대로 끝까지는 안쓸거.


그나저나 브라질리언 로즈우드 쓸때 좀 브라질리언 로즈우드 색상 비슷하게 써볼라고 색상 입혀봄ㅋㅋㅋㅋ

일마갤 대부분의 사람에게도 워너비겠지만 나한테도 워너비중 하나라서 ㅋ

대신 난 생목을 수집하고 싶다는 생각...


출처
1.Dias, Thiago Alves. O negócio do pau-brasil, a sociedade mercantil Purry, Mellish and Devisme e o mercado global de corantes. Revista de História, USP, 2018.
2.Rocha, Yuri Tavares. Ibirapitanga: história, distribuição geográfica e conservação do pau-brasil. USP, 2004.
3.Cambridge University Press, Indigenous Peoples in the Early Days of Conquest, 2026.
4.Jardim Botânico do Rio de Janeiro, CNCFlora / Flora e Funga do Brasil.
5.Acervo Artístico-Cultural dos Palácios do Governo do Estado de São Paulo, O Nome do Bras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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