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일붕이 오늘 착한일 했다

ㅇㅇ(175.121)
2020-12-17 19:38:35
조회 1067
추천 48

노량진 산타가 되서 독거 노인 분들께 선물 배달하고 왔다.
와 근데 진심 ㅅㅂ 울뻔했음.
나 이런 봉사활동 첨인데, 딱 집 앞에 가서 선물 상자 문 앞에 내려 놓고 전화로 나와서 받으시라고 하는 거거든?
근데 뭔 시발 동네 경사가 군대 gop보다 더 심한게 아예 걍 90도로 꺾여서 위에서 보면 바로 밑이 안보이는거임.
거기다 사람 하나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폭인 골목길을 따라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내가 처음 간 곳이 2층 이었음.
옛날 다세대 주택의 2층 ㅇㅇ
밖으로 계단 나있고 ㅇㅇ
근데 계단을 올라가는데 계단 경사도 ㅅㅂ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왔던 그 밖으로 나있는 계단씬 알지? 센이 막 부숴지는 계단 따라 존나 달리면서 내려오는 ㅇㅇ 그 짤이랑 싱크로율 90%인게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난간도 없는 거임.
계단 위에서 밑에 내려다보면 담벼락에 방범용 철꼬쟁이 삐죽삐죽 튀어 나와있고, ㅅㅂ 여기서 삐끗해서 떨어지면 그대로 꽃혀서 즉사하겠구나 싶을 정도로 존나 후덜덜 거리더라.
거기다 날씨도 존나 추워서 계단 얼기라도 하면 진짜 뒤지겠구나 싶었음.
암튼 내가 계단 올라가서 바로 문 앞에 상자 내려 놓고 일단 무서워서 1층으로 내려온담에 전화를 했다?
근데 전화 받으신 분이 곧 돌아가실 것 같은 분 마냥 중환자처럼 계속 기침 하시면서 말도 제대로 못 하시는 거임.
그래서 내가 일단 집 앞에 선물 상자 놔뒀으니까 받으실수 있냐고 여쭤보고 아이고 감사합니다 콜록콜록 아이고 감사합니다 콜록콜록 하시길래 괜찮다고 하고 끊었다?
근데 몇분 있다가 삐쩍 마르신 노인 한분이 나오시더니 1층으로 대피해 있던(계단 위가 무서워서) 나를 발견하시고는 꾸벅꾸벅 계속 인사하시는거야... 그래서 나도 “아니라고 괜찮다고” 이런 의미로 꾸벅꾸벅 인사하고 서로 그렇게 몇번 꾸벅꾸벅 인사하고,
난 다시 다음꺼 배달하러 발길을 돌렸음.
근데 진심 그 때 눈물이 핑 돌더라... 와 ㅅㅂ... 진심 개 울뻔했음.
이게 어떻게 지금 세계경제 10위권 머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근데 그 동네는 내가 살면서 처음 갔는데, 솔직히 컬쳐 쇼크 였음.
난 여태까지 우리집이 제일 씹거지고 내가 제일 흙수저인줄 알았는데, 오늘 노량진 산타 한번 해보니까 내가 인생을 헛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
난 ㅅㅂ 존나게 운이 좋아서 존나게 풍족하고 안락하게 사는거 였음.
적어도 ㅅㅂ 부모님 집 있고 차 있고 내꺼 펜깁 있는것만 해도 난 ㅅㅂ 천운아 였던거임.
그나저나 날이 이렇게 추우면 계단 얼텐데 진심 걱정되더라... 거동도 불편해 보이셨는데... 안얼어 있는 계단도 젊고 건장한 내가 쫄 정도인데... 휴 ㅅㅂ 배달해 드리고 발길 돌릴때마다 눈물나는거 간신히 참았다.
나 같은 일붕이한테 감사하다고 꾸벅꾸벅 인사 하시는게 더 눈물 나더라... 난 걍 봉사활동시간 필요해서 한건데... ㅠㅠ
암튼 간만에 한겨울 gop철책 함 타보는 느낌으로 영하 11도에 몸은 뒤지는 줄 알았지만, 참 좋은 경험 이었음.
일붕이들도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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