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예대 실기장에 콜트 가져가는 상상해봄

ㅇㅇ(122.252)
2021-01-21 02:40:22
조회 1122
추천 37

전국에서 기타로 날고 긴다는 놈들이 모인다는 예대 입시장


다들 말은 않지만 서로를 의식하듯 고요한 긴장감이 감도는 대기실


전장의 무사가 자신의 명검을 뽑아 들듯


예비 기타리스트들은 수백만원에 호가하는 브랜드 기타를 꺼내며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와중


저 멀리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초라한 행색의 한 남자


한쪽 어깨에 기타를 메고... 아니


차라리 기타가 어깨에 매달려 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정도로 볼품없는 형태


그런 그가 자리에 앉아 주섬주섬 꺼내든 것은 바로 콜트 g250


도박사들이 상대의 패를 훔쳐보듯


입시생들도 서로의 기타의 가치를 곁눈질로 저울질 하던 도중


이 남자의 손에 들린 콜트를 보고 눈을 의심한다.


치열한 입시 지옥에서 콜트 g250을 가져온다는 건


화투로 말하자면 망통을 쥐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은가


모두들 마음 속으로 비웃음을 짓지만


남자는 그런 주변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기타를 조율한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남자의 가슴팍에 붙은 대기번호가 호명되는 순간 그의 눈빛에 날이 선다.


마치 유유히 허공을 비행하다 먹잇감을 발견한 솔개가 발톱을 곤두 세우듯이


남자가 실기장에 들어서자 무겁게 앉아있는 교수들이 모습이 보인다.


교수들은 장시간의 실기고사에 이미 지칠대로 지쳐있는 모양.


그런 그들에게 남자의 손에 들린 콜트는 신선한 자극이 되기에 충분했다.


여지껏 그런 기타를 들고 온 입시생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것.


기타 로고만 봐도 입시생의 성향과 실력 등을 때려맞추는 게 가능한 교수들이었지만


그 남자의 기타실력 만큼은 전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정말 진지하게 입시에 임하는 게 맞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남자는 차분히 호흡을 가다듬고 왼손엔 기타의 넥을 오른손엔 피크를 쥔다.


마침내 그가 기타의 현을 튕긴다.


누구보다 격렬하게 그러나 누구보다 여유롭게


그가 연주할 때만큼은 기타의 로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오직 그의 연주만 들릴 뿐...


치열한 기타 연주가 끝나자 그의 눈빛은 그저 세상 물정 모르는 듯한 맑은 눈동자로 돌아온다.


교수들은 그의 연주에 기립하고 싶을 정도로 감동하지만 이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대체 이런 실력으로 왜 그런 싸구려 기타를 쓰는 건가


그 정도로 가정형편이 넉넉치 못한가


하지만 가난도 그의 열정만큼은 막을 수 없었다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드니 또 다시 감동에 빠지는 건 당연한 일일까


그의 연주는 하나의 증명이었다.


여지껏 교수들도 잊고 있었던 사실


기타는 하나의 도구일 뿐 음악의 가치는 결국 손끝에서 나온다는 것


결국 남자는 학교에 수석입학하게 되고


이 이야기는 삽시간에 교내에 펴지게 된다.


교내에서 그의 이름은 몰라도 콜트의 사나이라 말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된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한 세계적인 천재 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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