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미안하다. 장문으로 푸념좀 하자

ㅇㅇ(223.38)
2021-08-29 15:20:23
조회 1159
추천 24
고등학생때까지 음악을 아예 모르고 산 놈임
원래 갖고 있던 진로를 접고 중2병인지 사춘긴지 늦게 와서 놀지도 노력도 안하면서 쓰레기같이 살았어
그러다가 우연히 범프오브치킨 천체관측을 듣고 미친듯이 울고 위로를 받았고, 늦게라도 마음잡고 노력해서 대학에 들어갔음
범프 음악때문에 위로를 받아서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고 기왕이면 프로가 아니더라도 음악으로 해보고 싶다 생각해서 대학 밴드부에서 일렉을 처음 시작함
근데 밴드부에 인원이 없어서 일렉을 치는 놈이 나밖에 없었고 타브도 제대로 못읽는 내가 공연 멤버로 뛰게됨
레슨도 못받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서 이상하게 연습, 그것도 당장 공연곡 해치우는게 급하니까 기본기를 1도 못쌓았어
쉬운 곡도 못치고, 잘못된 방법이지만 진짜 노력해도 실력은 안늘고, 합주때 나만 못한다는 생각때문에 친구들한테 너무 미안했음
너무 민폐같아서 맨날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밴드부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좋았고, 기타치는 것 자체는 진짜 재밌었고, 가끔 공연때 거지같은 실력이어도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고 솔로치는게 뭐라 말할 수 없는 좋은 기분이었어
그런데 동기들 대부분 군대가고 동아리 자체 성향이 락밴드보단 팝 느낌이어서 좋아하는 모던 록이나 일본 펑크같은 건 아예 공연에 올리지도 못해서 현타오다가 결국 나도 동기들 따라서 군대를 갔다왔음
군대갔다와서 야로나땜에 합주도 힘들고 나도 내실력 거지같은 거 아니까 이번에야말로 레슨을 해보자 해서 좋은 선생님한테 개인레슨을 받고 있음
애초에 실력 ㅂㅅ인건 알았고 그거 해결하려고, 느긋하게 실력 키우려고 레슨을 받고 있지만, 선생님이 내준 진도를 따라가려할때마다 내가 진짜 ㅂㅅ이구나를 매번 느껴
이제 나이도 24이고 재능이 없나란 생각도 들고 슬슬 졸업이나 취업도 생각해야하는데 기타랑 밴드가 너무 좋고, 포기하기엔 살면서 내 의지로 열심히 해본게 이거밖에 없어서 포기도 못하겠다.
요즘은 밴드랑 기타라는 꿈이 어떻게 보면 내가 현실을 회피한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고, 그마저도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어서 현타가 온다.
그런데도 포기를 못하겠어 ㅅㅂ 너무 좋은데 어떡해

장문이라 미안하다. 글써봤자 뭐가 바뀌겠냐만 그래도 익명으로라도 좀 풀어보고 싶었어.
욕할거면 욕해라.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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