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연말기념 옛날생각
ㅇㅇ(183.101)
2021-12-30 23:25:49
조회 902
추천 59
중학생시절 기타는 갖고 싶었는데 돈이 어딧겟냐
부모님한테 사달라고 몇날 며칠을 졸랐고,
그 나이때 부모님과의 교섭 조건이 으레 그러하듯, 성적 올리기로 합의하고 딜 따냈음.
어머니가 같이 가자고 하셨지만 아버지랑 가겠다 했음.
아버지가 악기쪽은 아는게 전무하시지만,
한때는 프로 축구 코치로도 뛰셨고 음악도 좋아하셔서 생신날 mp3 선물받으시고
답지않게 되게 좋아하시던, 나름의 로망이 있으신 분이셨걸랑.
난 아버지 휴일만 기다렸고, 악기점 들어가서 바로 직원이랑 이런저런 얘기 하시더라구
나는 입문용으로 알아간 콜트기타라인 둘러보고 있었는데,
나 부르시더니 미펜 스탠다드 라인 쪽에서 색깔 마음에 드는걸로 고르라고 하시더라.
펜더는 그냥 존나 비싼브랜드라고만 생각하고 아예 고를 생각도 없었거든.
너무 당황했지만 어째저째 에릭클랩튼 라이브에서 자주 보던 검은색 싱싱싱 스트랫 고름. 지금 생각하면 어릴적 나는 꽤 근본있는 새끼였나봄.
잘사는 집안 절대 아니고 오히려 못사는 집이었는데 집에 와서 어머니가 별말 없으셨던거 보면
잘 모태놓은 비자금 푸신게 아니었을까 싶음.
10년 지난 지금, 아버지는 안계시지만
프르스니 깁슨이니 존써니 바꿈질 오지게 해대는 와중에도
오늘은 합주 어떤거 들고갈까 고민하다가도
프렛 갈리고 도장 나가고 흠집 투성이인 아버지가 사주신 스트랫에 결국 손이 가장 많이 가는건
나랑 같이 나이 먹으면서 생긴 옛날 추억이 많아서 그런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