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장애] 스벅 날먹하러 다녀온 여행기
ㅇㅇ(49.167)
2022-04-20 02:26:21
조회 1162
추천 23
새끼가 오전에 빨리 받고 튀고싶은데
햇빛을 싫어한다고... 죽어도 저녁에 봐야겠단다.
히지만 원래 소풍날엔 일찍 눈이 떠지는 법!
오늘은 기추 하는 날로 통째로 쓰기로 하고
설레는 맘으로 새벽 6시에 출발했다.
이땐 존버하면 걍 나오겠지 싶었다.
터미널까지 30분 터미널에서 용인 기흥역까지 3시간 걸렸다.
그리고 기흥역에서 약속의 던킨으로 또 한시간정도 걸려서
도착하니까 딱 11시 직전이더라.
이제 기다림만 남았다는 생각으로 일단 점심 때렸다
캬 고기에 냉면 굿이었다.
어디 석쇠불고기같이 얇실하지 않고 두툼하더라.
후식으로 석류차랑 아이스크림까지 조졌다.
그리고 살포시 도착했지만 기다리겠노라 카톡 보내놨다.
주변 구경 좀 하다가 카페 갔다.
라떼랑 치즈타르트 냠냠굿 하면서 교양있는 구걸남 답게 독서 한바탕 했다.
에리히프롬 사랑의 기술.
여러분은 사랑을 잘 모를테니 먼 훗날에나 읽어라.
그렇게 두바탕 세바탕 쳐읽다가 유튜브 알고리즘 조져놔도
새끼가 카톡을 안읽는다.
그래도 약속의 던킨과 해가 지면 오실 것을 믿었다.
정신병자 답게 아침에 쳐자고 저녁에 일어나나보다 했다.
그렇게 5시반에 여기다 글을 싸재끼더라.
피해받는 사람들에게 죄책감이 커졌다고.
근데 시1발 내 이야기는 없다.
나는 하염없이 타지 듣보 던킨만 쳐다보고 있는데 나한텐 안미안하냐?
카톡 보라고 닥달했는데도 안보더라.
그래도 스윗한척 기다리겠다 했다.
미리보기로 보고있다가 감동받을 줄 알았다.
근데 7시엔 내가 도저히 좆같아서 보이스톡 걸고
여기다가 기다린다고 글 몇개 썼다.
그랬더니 답장 한마디 없이 카톡방 나가서 연락이 안되더라.
그렇게 내 스벅은 자살당했다.
기흥역에서 막차는 7시에 끊겼다.
걍 앞에서 오므라이스 한사발 하고
서울까지 지하철 세번타고 가서 심야버스 타고 지금 돌아왔다.
돈과 시간과 설렘을 찢어 발겼지만 나는 괜찮다.
사실 남아 도는게 그것들이고
잠시나마 설렘과 실망과 어쩌면 나도 모두 알고있었다는 진실을
돈주고 샀다고 생각한다.
잠시나마 설렐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 그리고 오늘 헬스 못간 건 진짜 존나 빡친다 걸리면 뒤진다.
아마 거짓말이나 어그로는 아니었고 신고당해서 상황이 복잡해지니까
걍 도망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버리려다 딱 걸린 소중한 것들이 더 많은데
나같은 구걸장애인은 걱정해줄 가치도 없었겠지...
하지만 난 그런 너의 불완전함이 좋다.
그리고 제발 그냥 그렇게 복잡해하며 살아라 모두가 그러니까.
근데 하루종일 경찰차 출동하는 꼴을 못봤는데 걍 주기 싫었거나
씹어그로였을지도 모르지
아니다! 나는 아직도 너의 마지막 호의를 믿는다.
그러니 십련아 보면 앞으로 뒤진다고 깝치지 말고
스벅은 먼 훗날에라도 택배로 보내라...
내 돈주곤 못사는 씹덕기타 만져나보자
끗
아 그리고 프사는 누구 자짤이 예뻐서 저장했다가 급하게 방만든다고 걍 그걸로 박았다.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