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스압) 실베 보고 적는 양악수.술 후기
화성악
2022-05-03 22:47:50
조회 1672
추천 23
난 어렸을 때부터 입 안에 문제가 많았음. 그래서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교정을 함
흔히 생각하는 이에 붙이는거 말고, 입 천장, 아랫니, 어금니 등등에 교정기를 꽂고 지냈고, 어렸을 땐 주로 상악 앞으로 빼는 교정을 했던 것 같음. 정확힌 기억이 안 나는데 밤에 이에 연결된 교정기를
얼굴에 쓰는 장치에 고무줄로 연결해서 당기는 것도 꽤 오래 함. (대부분 입 천장에 붙이는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발음이 좆구려짐)
그러다가 중3~고2까지 안하다가 치과에서 슬슬 성장기 막바지니까 교정 다시 시작하자고 해서 시작함.
근데 내가 턱이 비대칭이 심한거임. 그래서 마지막엔 무조건 양악을 해야한대. 안하면 다시 안 좋아진대. 그래서 교정으로 치열 고르게 만들고, 사랑니 발치 후 고3 겨울방학 때 양악 하기로 결정함.
양악은 고대 병원에서 했다. 3일 입원하고 수.술하기로 했음. 의사가 수.술 전에 먹고 싶은거 마음껏 먹으래.
그때 당시엔 별로 먹고 싶은게 없어서 대충 먹고 수.술 했는데, 존나 후회함. 양악 전에 먹고 싶은거 다 먹고 수.술 해야함.
수.술은 전신마취로 진행됨. 깨어나보니 중환자실이더라. 깨어나자마자 엄청 당황했다. 숨이 안 쉬어지는거야. 목소리도 안 나오고
정신 차리고 둘러보니까 입에 호흡기 같은게 연결되어있었음. 그 상황에서 코인지 피인지가 자꾸 입과 코 사이 목에 가래처럼 걸리니까 숨이 잘 안 쉬어졌던거고
그렇게 중환자실에서 꽤 오랜 시간을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음. 체감상 만 하루를 그러고 있었던 것 같은데 진짜 정신병 걸리는줄 알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의사가 와서 호흡기를 뗐음. 호흡기 차고 있을 땐 몰랐는데, 호흡기를 떼니까 입이 아프다는게 인지되기 시작하더라. 그리고 입을 벌릴 수가 없음
양 볼은 존나게 부어서 뭔 둘리가 앉아있고, 입은 위아래 1센치 이상 벌어지지가 않음. 얼굴은 살짝만 스쳐도 엄청 아팠음.
근데 입 안이 훨씬 더 아팠음. 침 삼키는 것 조차도 어려울 정도로 입 안이 아파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 자체를 상상도 못함. 매 끼에 기껏해야 미음 좀 먹는데 배가 고파서 힘이 하나도 없었음.
하필 또 수.술 전까지 헬스장 다니면서 먹는 양도 늘어나있어서, 밤마다 배가 고파서 잠이 들지를 않더라. 새벽에 배고파서 깨고 ㅋㅋㅋ..
그때 살면서 처음으로 배고픈게 서러워서 울었음. 기아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이라고 느낀 것도 그때임.
2주 정도 지나니까 상황이 좀 나아짐. 붓기는 똑같은데 입 벌어지는게 좀 좋아지더라. 그래서 천천히 죽 같은거 먹기 시작함.
이것도 많이는 못 먹고, 숟가락으로 엄청 조금씩 떠서 잘 안 벌어지는 입에 거의 흘려넣다 싶이 해서 먹기 시작함.
먹는게 좋아지니까 기력도 생기고, 이젠 혼자 산책 가능할 정도로 몸 상태가 호전됐음. 그래서 3주차인가 4주차에 퇴원 결정함.
그리고 그때부터 마스크 사서 쓰고 다녔음. 붓기가 빠질 생각을 안함. 의사 말로는 짧아도 4개월, 평균 반년, 길면 1년도 간다고 하더라
나는 붓기 한 6개월 간 듯. 그 전까진 쪽팔려서 계속 마스크 쓰고 다님.
그 이후에 교정기 1년 정도 더 하다가 뗐고, 지금은 안함. 수.술 후에 몸 회복되는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웠고, 퇴원 하고도 기력이 없어서 목욕탕 갔다가 탕에서 나올 때 빈혈로 쓰러진 적도 있었음.
퇴원 후에도 한동안 죽만 처먹다가 수.술 후 한 달 반만에 처음 라면 끓여서 먹었는데 눈물 나더라 ㅋㅋㅋㅋ
양악은 나같이 비대칭 심한 경우나, 턱 때문에 인생 살아가는게 정말 힘든거 아니면 진짜 안 했으면 좋겠음. 돈도 많이 들고, 정신적, 신체적 고통은 물론이고, 회복 과정도 길어서
직업 있으면 당연히 불가능하고, 학생들 방학에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수.술임.
효과는 있음.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서, 건강 목적이어도 충분히 생각해보고, 미용 목적이면 그냥 하지 않기를 바람